‘사랑’만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말이 또 있을까. 국어사전에만 5개 이상의 뜻이 나와있고, 심리학에서도 이타적 사랑·낭만적 사랑 등 다양한 개념의 사랑을 설명하고 있다. ‘연애’는 일반적으로 질투심·안정감·친밀감 등이 동시에 일어나는 혼란스러운 상태인 낭만적 사랑을 말한다. 본교 안현의 교수(심리학 전공)는 ‘Erickson의 발달이론’에 따르면 10대 중반∼20대 후반은 가족이 아닌 타인과의 친밀한 관계에 큰 관심을 갖는 시기라며 “이 때는 성숙하고 완성된 사랑의 감정을 알게 된다”고 설명했다.


우선 연애를 하기 위해선 앞서 설명한 혼란스러운 상태를 유발하는 대상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연애대상을 선택할까. 일반적으로 타인에게 호감을 갖게 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부분은 외모다. 하지만 얼마나 자주 만나느냐 혹은 얼마나 비슷하냐 등으로 인해 호감이 생길 가능성도 높다. 두 사람 사이의 근접성이 높고, 친숙함이 클수록 점차 외모가 갖는 중요성은 낮아지게 된다.


연애 대상이 생기면 본격적인 만남을 갖는데, 이때 많은 사람들이 평상시와는 다른 생활을 하게 된다. 특히 연애 초기에는 소위 ‘콩깍지가 씌었다’는 말처럼 이성적인 판단이 힘들어진다. 연애를 시작한지 100일 남짓 됐다는 한아름(법학·2)씨는 하루종일 머릿속에서 남자친구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며 “시험기간에 공부보다 남자친구와의 만남이 더 신경쓰일 정도였다”고 얘기했다. 이렇듯 행복감·황홀감을 느끼는 것은 신경성장물질 분비가 활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이 물질은 평균적으로 연애를 시작하고 1년 가량만 분비된다는 것.


연애가 지속될수록 상대방에 대한 친숙함은 커져가지만 사고방식의 차이가 빚는 갈등은 빈번해진다. 판에 박힌 듯한 만남과 예전같지 않다고 느껴지는 연인의 태도 때문이다. 이 시기를 흔히 ‘권태기’라고 부른다. 상대방에 대한 만족도가 높거나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면 극복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결국 이별을 하게 된다. ㅈ(사과·2)씨는 “상대방의 태도가 전과 달라졌음을 느낀 후에는 만남이 지속될수록 서로 힘들어질 것 같아 이별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사랑을 나눴던 대상과의 이별은 결코 쉽지 않다. 헤어지는 과정에서도, 그 이후에도 많은 고민과 후회가 따른다. 김영희 연세대 성폭력상담실 전문상담원은 “이별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에게 존중받지 못했다는 느낌을 받았다면 자신의 감정을 충분히 전달해야 이별 후에도 후회가 남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헤어진 후에 자신에게 있는 갈등의 원인을 찾아보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자신에 대한 사랑”이라고 강조했다.


‘연애’는 많은 사람들의 주된 관심사로, 모두가 초보자인 동시에 전문가다. 이화이언(ewhaian.com) 익명게시판 비밀의 화원에는 하루에도 연애에 대한 고민글과 댓글이 셀 수 없이 올라온다. 안현의 교수는 20대 초반의 여성들은 사랑의 대상을 찾아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이슈로 여긴다며 “사랑과 관련된 주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조언하려는 이유도 그것이 상대방 뿐 아니라 자신에게도 중요한 문제라고 여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