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달할 수 없는 진심, 아무것도 바꿀 수 없는 진심에 대하여

불 꺼진 교실. 소리 없는 화면만 부지런히 움직인다. 오래된 레코드 판이 정적을 깨뜨린다.

영화창작동아리 ‘누에'가 이번 겨울 제작한 영화 ‘Expectations’의 한 부분이다. 누에는 3월30일(목)~31(금) 이화­포스코관에서 겨울 창작 영화제를 열었다.

영화 Expectations’의 주제는 ‘전달할 수 없는 진심과 설령 전달된다 하더라도 아무것도 바꿀 수 없는 진심’. 누에의 노하우와 35:1의 경쟁률을 뚫은 두 배우가 만나 이번 작품이 탄생했다.

한 세계에 살고 있지만 남·여 주인공에게 그들은 서로 타인일 뿐이다. 살인자인 남자가 몇 걸음 떨어져 있지 않지만 여자에게 그는 의미 없는 대상일 뿐이다. 그녀에게는 헤어진 남자가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만이 중요하다. 영화는 정현종의 시 ‘섬’에서처럼 사람사이의 섬을 극대화하며 끝을 맺는다. 끝내 그들은 본질로써 이해되지 못하고 타인으로서만 존재했다.

영화는 ‘사람 사이의 섬’을 극대화하며 끝을 맺는다. 일반 영화의 10분의 1 길이의 크레딧이 한 글자씩 오를때마다 뒤에서 지켜보는 9명의 스탭의 표정이 진지했다.

이번 영화는 지난해 10월부터 겨울방학까지 제작했다. 고해정 누에 회장은 “모든 시간을 여기에 쏟아부었다”며 재정상의 어려움으로 회원들이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영화를 감상한 경희대 김새롬(화학·2)씨는 “소재가 신선했다”고 전했다. 또 2년 전 누에 임기를 마친 전혜리(작곡·3)씨는 “날로 발전하는 후배들의 모습이 보기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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