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508명 모여 ··· 실질적 논의 부족

“이화인 여러분 오랜만에 열리는 학생총회, 힘찬 박수와 함성으로 시작합니다”

학생총회가 29일(수) 1천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마침내 성사됐다. 이는 2000년 학생총회가 정족수 미달로 실패한 지 6년 만이다.

이날 학생총회에서는 ‘2006 다만 4대 요구안’인 등록금 동결·학생자치활동 보장·복지사안 해결·구조조정 반대에 대한 결의가 이뤄졌다. 학생총회가 시작한 오후5시에는 약 1천명밖에 모이지 않아 무산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오후6시30분, 제적인원 10%인 정족수 1천411명을 넘긴 1천508명이 모인 것으로 집계돼 극적으로 총회가 성사됐다.

이지연 총학생회장은 ‘쌈박한’ 학생총회를 진행하겠다며 “학교는 등록금 동결을 외치는 학생들 주장을 비현실적이라 말하지만 이화의 등록금이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학교는 학생들이 등록금 동결을 외치는 이유에 대해 귀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운위가 전달한 도서반납기 추가 설칟도서관 24시간 개방 등 복지요구안에 대한 학교 측 답변을 소개하기도 했다.

현재 당선 정당성 여부를 놓고 학교와 갈등 중인 양경언 동아리연합회(동연) 회장 당선자는 “학생 징계규정에 의하면 학내에서 기타를 치는 것도 학생 본분인 공부에 어긋나므로 징계사유가 될 수 있다”고 학생들의 주체성 상실을 우려했다. 학생처가 동연 당선자의 정당성을 이유로 활동비를 지급하지 않는다고 알리기도 했다. 이어 양경언 당선자는 학교가 학생징계 규정·게시물 세부 규칙 등 이화인의 목소리를 막는 조항을 만들고 있다며 학생자치활동 보장에 대한 발언을 마쳤다.

총회에 참석한 1천500여명은 자신의 학생증을 높이 흔들며 4대 요구안에 대한 결의를 다졌다. 또 핸드폰 불빛으로 오는 5일(수) 진행될 ‘이화인 한마당’(이름 공모 중)에 참석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최혜정(사과·1)씨는 “한 사람의 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학생들의 의지가 학교에 잘 전달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총회를 마무리하며 최인해 법과대학 공동대표는 “오늘 모인 이화인의 발걸음이 헛되지 않도록 이화를 확실하게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이지연 총학생회장은 “4대 요구안 등을 다시 한번 확인하며 앞으로의 희망과 가능성을 알아볼 수 있다”며 이번 총회 개최 의의를 전했다. 총회는 ‘3·29 학생총회 넓게 놀아라 이화가 바뀐다!’는 구호아래 약 2시간30분 동안 열띤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특히 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 뿐 아니라 일반 이화인도 ‘1004’라는 이름으로 참여 문자를 발송하는 등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가 돋보였다.

반면 학생총회에서 실질적 논의가 이뤄지기보다 성사 자체에만 의의를 둔 것 같다는 지적도 있다. 학생총회가 진행된 2시간반 중 중앙동아리 공연은 절반 이상인 1시간30분 정도 이뤄졌다. 또 실제 총회 대부분도 학생대표들의 설명과 영상으로만 이뤄졌다. 황새롬 도자예술학과 학생회장은 “구조조정이나 등록금에 관해 학생들이 직접 의견을 내는 시간이 마련됐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김민(시디·3)씨도 “총회 성사가 뜻깊은 건 사실이지만 너무 의미부여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연세대도 지난 23일(목) 2천명이 모인 가운데 학생총회가 성사됐다. 연세대는 총회를 통해 ‘근거 없는 등록금 12% 인상 전면 무효’에서 ‘5% 인하’로 목표를 변경했다. 이수연 연세대 총학생회 집행위원장은 “학생총회는 하나된 학생들의 목소리를 통해 힘을 보여줄 수 있다”고 총회 성사의 의미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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