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제목, 이제는 말할 수 있다.
  • 공예솔 기자
  • 승인 2006.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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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이대학보에서 '공예솔'로 검색했을 때 나오는 기사는 모두 28개. 즉, 내가 쓴 기사는 총 28개로, 그 만큼 빽을 받았다는 얘기다. 이러한 맥락으로 본다면 내가 지은 제목의 개수 역시 28개여야 한다. 그러나 고백 하자면, 나는 내가 쓴 28개의 기사에 '이름'을 달아주지 못했다.

 시간을 거슬러 예비수습기자로 한창 트레이닝(TR) 받던 작년 여름을 회상해보자. 당시 대학취재부 부장님께서 각자 맡고 있는 TR기사의 제목을 20개쯤 뽑아보라고 지시하셨다. 제목에 대한 개념이 전무했던 그 시절, 나는 부장님 메일로 차마 입에 담기도 부끄러운 삼류 제목을 보냈더랬다. 살짝 공개를 하자면 '그때그때 달라요~' 등의 당시 유행어 패러디의 향연이었다.  

정식 수습 초기에 내가 맡았던 대부분의 기사들은 팩트(Fact) 위주의 딱딱한 스트레이트 기사였다. 스트레이트 기사는 비교적 제목 뽑는게 수월했다. 하지만 난 인터뷰 기사인 '이화골사람들'의 제목을 뽑을 때 박선희 前 편집국장님께 큰 죄를 저지르고 말았다. (차마 여기서 공개할 순 없다!) 제목을 지어야 할 시간이 되면 온몸의 힘이 빠지고 눈 앞이 침침해지는 '제목병'을 얻은 것은 이때였을 것이다.  

나의 '제목병'은 정기자가 돼서도 쉽게 고쳐지지 않았다. 제목에 대한 중압감이 나를 짓누를수록 머릿속은 텅텅 비어가고 자꾸 어지러워졌다. 기사의 내용을 한 눈에 보여주는 친절함과 독자의 눈을 사로잡을 수 있는 참신함을 갖춘 제목을 뽑기란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도 제목을 뽑아야 할 시간은 많이 남았다. 그 많은 시간 동안 제목의 늪에서 허우적댈 것인지, 내 기사에 손수 멋진 이름을 달아줄 수 있을지는 오직 나만이 아는 일.

 이제까지 나의 기사들은 제 주인이 정성스레 뽑은 제목을 갖지 못했다. 하지만 앞으로 태어날 나의 수많은(?) 기사에게는 꼭 제 값을 할 수 있는 멋진 이름을 달아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