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현실, 그 경계선에 서다
꿈과 현실, 그 경계선에 서다
  • 신은지 기자
  • 승인 2006.03.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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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무료하다.
매일 수업이 끝나고 할 일이 없다.
이젠 과외도 이젠 그만뒀고, 매일 친구들과 학교가 끝나고 쇼핑을 하는 것도 지겹다.
까페에 앉아 수다 떠는 것도 귀찮다. 모이면 뻔한 레파토리들. 연예인 얘기, 남 연애사 얘기, 빠지지 않는 남자얘기.
이젠 미팅·소개팅도 별거 없다. 다 만나봤자 그게 그놈이다.
영화도 이미 다 섭렵해서 볼 것도 없고, 싸이질도 지겹다.
아직 시험기간도 아니고 꽃피는 춘삼월에 공부는 웬말인가.
약속도 귀찮아 집에서 티비보며 뒹굴거리다가 슬리퍼 질질끌고 집 앞의 책방으로 향한다.
만화책 두세 권과, 과자 한 봉지를 들고 집에 들어와 따뜻한 아랫목에 누워 책장을 넘기다 문득 발견한 오래된 상자, 그 안에 들어있는 나의 추억들.
오랜만에 옛날에 받았던 편지와 일기들을 뒤적거린다. 이때가 좋았구나…



…꿈이다.


현실에서의 나는 일어나자마자 취재처를 돌고 프론티어 취재를 가야한다. 세 시간 연강 사이 15분 쉬는 시간에 공연을 보고, 개강 페스티벌 발표자 인터뷰에 학생들 멘트까지 따야한다. 좀 더 구체적인 멘트를 따야 하는데 학생들은 모두 다 “멋지네요” 뿐이다. 내가 질문을 잘못하고 있는 걸까? 바로 수업이 있는데 취재원들은 끊임없이 자기 얘길 한다. 말을 끊을 수도 없고, 수업도 가야한다. 결국 수업에 늦었다. 75분 수업을 듣고나서 또 부랴부랴 학문관으로 향한다. 수업이 끝나면 게시판을 내고 학생복지과장님을 만나고 곧바로 과외하러 간다. 헉헉, 돌아오니 저녁 9시군. 수습일기 쓰고 인터뷰지 올리고 빽 받아야지.

남들이 지겨워하는 일상이 나에게는 꿈이다.
불과 몇 달 전만해도 너무나 무료했던 나의 하루가
어느새 너무나 정신없어서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게 흘러가고 있다.
더도 덜도 하루만 무료하게 지내고 싶다.


…이렇게 생각하다가도
나에게는 기자가 되겠다는 목표가 있고, 막상 학보사 기자를 하지 않았으면 의미없이 시간을 낭비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힘들지만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금 아니면 언제 이렇게 뛰어다닐 수 있겠는가. 힘내자.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아자아자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