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감,이결,이맘,이셀 각 분야에서 종횡무진
마케팅·홍보 분야, 학교 지원 늘어나야

‘이감·이결·이맘·이셀’은 어떻게 태어났을까. 이들은 본교 디자인특성화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사업의 일부다. 현재는 조형예술대(조형대) 사업으로 전환돼 패션디자인·섬유예술 등 각 과에서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는 학문의 상아탑으로 여겨지는 대학에서 최초로 이윤 추구를 위한 브랜드를 내세운 것으로, 관심의 대상이 됐다. 널리 알려진 ‘연세우유’의 경우 학교 이름을 내걸고 있긴 하지만 이는 재단의 수익사업체가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이화브랜드와는 그 성격이 다르다. 이화브랜드는 재단과 상관없이 조형대에서 독립적으로 운영하기 때문이다.


이들의 맏언니격인 섬유브랜드 이결은 본교 섬유예술과 교수와 디자인대학원 텍스타일디자인 전공 재학생·졸업생 디자이너들이 손수 만든 스카프와 넥타이 등을 인사동 쌈지길 매장에서 직접 판매하고 있다. 디자이너가 자신의 제품을 직접 착용해보고 그 느낌을 평가해 더 나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이결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은 이결 매장이 외국인들도 즐겨 찾는 관광명소가 될 정도로 안정됐지만 브랜드 이미지를 정착시켜야 했던 사업초기에는 힘든 점도 많았다. 이결을 지휘하고 있는 이성순 교수(섬유예술 전공)는 “처음엔 경영마인드가 부족한 교수와 학생들이 이윤을 내야하는 사업을 하려니 힘들었다”고 말했다. 시작 당시 이익은 모두 브랜드 유지비로 쓰일 정도였다. 하지만 이결이 점차 알려지자 몇몇 마케팅 전문가들이 자발적으로 도움을 주겠다고 연락을 해오는 일도 있었다고. 올해는 이익을 내는 동시에 이결의 궁극적 목표인 ‘스타디자이너 배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패션디자인과가 관리하고 있는 이감은 패션잡화인 가방을 다루고 있으며, 올 3∼4월 경 악세사리도 출시할 예정이다. 이번에 출시될 악세사리는 가방 장식물부터 목걸이, 브로치가 주를 이룬다.
이감은 전임강사·졸업생 디자이너·대학원생들이 기획팀·그래픽팀·칼라팀 등에 소속돼 작업을 진행한다. 졸업생 디자이너는 패션업계에서 10년 이상의 실무 경력을 쌓은 베테랑들로, 이감의 작품성을 한층 높여주고 있다.

이감의 가방은 보통 패션디자인연구소에서 기업 또는 개별 고객들의 주문을?받아 제작하지만 압구정동의 한 멀티샵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20만~40만원에 이르는 적지 않은 가격으로 현재는 특정 고객층을 보유하는데 그치고 있어 원가절감 및 대중화를 위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또 패션기업과의 프로모션 등 다각도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 이름처럼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는데 주력하고 있는 이감은 백화점에서도 입점 요청을 받고 있으며, 올 6~7월 경에는 홍콩에서 열리는 ‘홍콩 패션 위크(Hongkong Fashion Week)’에 참가해 해외 진출 가능성도 타진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본교 도예연구소가 낳은 브랜드 ‘이맘’과 모바일브랜드 ‘이셀’이 이화브랜드를 구성하고 있다. 이맘의 경우 2005년 5월 ‘테이블웨어 디자인전(절식기전)’을 진행했고, 2007년에는 대대적인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2005년 진행된 ‘테이블웨어 디자인전’에는 이맘의 연구원과 시각디자이너 김영기 명예교수(시각정보디자인 전공), 인테리어 디자이너 마영범씨 등이 함께한 작품도 전시됐다. 이 전시회는 방문객 수가 1천500명에 달해 이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여실히 드러냈다. 강석영·도예연구소장은 점차 설 곳을 잃어가는 도자기업계에서 새로운 변신은 불가피하다며 “이화 도예연구소의 우수한 시설과 독특한 디자인이 이맘의 성공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이셀은 모바일벤처 기업 (주) 그래피직스와 모바일 교육콘텐츠 계약을 진행시켰고, 2005년 2월에는 모바일 GUI(Graphic User Interface)로 LG텔레콤과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들은 계속 모바일 영어 교육 컨텐츠·모바일 서비스 컨텐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화브랜드는 이윤 추구 외에도 대학이 진행하는 사업이라는 특징을 살려 교육적인 측면에도 힘을 쏟고 있다. 산학협동은 물론 학생들의 현장실습 기회도 되고 있다는 평가가 그것. 이감 제작 과정에 참여한 정승륜(패션디자인전공 석사과정)씨는 “실무경험이 부족한 학생들이 경험을 쌓을 수 있어 도움이 된다”며 앞으로 학생들의 참여가 더욱 많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외부에서 이같은 호평을 얻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이화인들은 이화브랜드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 정송희(법학·2)씨는 ‘이화’라는 이름을 걸고 하는 브랜드 사업인 만큼 일반 이화인들에게도 알려야한다며 “학생들이 알게되면 브랜드 홍보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장연순 교수(섬유예술 전공)는 “학교의 좋은 홍보 수단이 될 이화브랜드 사업을 학교 측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이에 기획처는 좋은 아이템이 개발되면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현재는 성공을 거두고 있는 이화브랜드지만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연구와 작품 활동에만 힘을 쏟던 교수들이 이익을 산출해야 하는 사업에 손을 댄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김혜연 패션디자인연구소장은 “연구와 수업, 연구소 행정업무들과 새로운 브랜드의 개발·생산·판매를 병행하는 것이 힘든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교수들과 학생들이 브랜드에 각별한 애정과 노력을 쏟았기 때문에 이화브랜드의 성장 가능성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덕규 기획처 홍보부처장은 대학에서 브랜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굉장히 독특한 일이라며 “‘이화’라는 이름이 주는 가치와 조형대의 디자인이 갖는 역량이 합쳐진다면 그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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