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3월 대학가는 각종 모임들로 붐빈다. 신입생 환영회부터 과 모임까지 종류와 범위도 다양하다. 그러나 현재 대학 모임 문화는 간단한 다과회를 거쳐 호프집으로 이어지는 것이 대부분으로, 그 내용과 형식이 비슷한 실정이다. 때문에 과 모임 자체를 기피하거나 신경쓰지 않은 학생도 많다.

김현수(유교·2)씨는 과 모임에 참석하면 술자리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술을 잘 마시지 못해 모임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박주희(중문·4)씨는 “전공에 대한 정보를 얻거나 교수님과 친해질 수 있는 모임이 없어 아쉽다”고 전했다.

그러나 색다른 방식의 모임을 만들려는 움직임도 점점 늘고 있다. 공과대학 건축학부의 경우 매년 3월 초 ‘Cross Year Project’를 실시한다. 이는 매년 정해지는 주제에 따라 1∼4학년이 한 조를 이뤄 디자인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이다. 김광수 건축학부 학부장은 친목도모와 선후배 간 정보교류를 활발히 하기 위해 프로젝트 모임을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학부장은 “신입생의 경우 전공 내용에 대해 직접 체험할 수 있어 학과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영대학도 3·5·9·11월 마지막 주 금요일 교수님과 학생들이 모여 다과와 함께 친목을 다지는 ‘T.G.I.F’행사를 연다. ‘T.G.I.F’는 서윤석 경영대학 학장이 2002년 처음 만든 모임으로 교수 1명 당 학생 6명씩 조를 이뤄 게임을 하거나 대화를 나눈다. 손동영 경영학과 학생회장은 “이런 모임을 통해 교수님께 인생상담을 하거나 학업에 관련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좋다”며 모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박종훈 경영대학 학부장은 대학 내 모임 문화가 아는 사람과의 만남에만 국한되는 폐쇄적 성격이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새로운 사람과도 어울릴 수 있는 개방적인 모임 문화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한국외대 국제학부는 정원이 20명인 특성을 이용해 모임을 준비한다. 각자 필요한 요리를 만들어 오거나 드레스 코드를 정하는 등 그들만의 모임을 즐기는 것이다. 신영지 국제학과 대표는 “개강파티는 술이란 공식을 깨고 싶었다”며 “친구들과 교수님들이 한 자리에 모여 더욱 친밀한 관계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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