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5천740억원. 사립대학 1위. 본교 이월적립금을 이르는 말이다.
이월적립금이 화두가 된 것은 작년 제 38대 총학생회 선거부터다. ‘이화여라’ 선본이 ‘이월적립금 환원’을 공약으로 내세운 것. 당시 총학생회장 후보였던 기여운(사회·4)씨는 “적립금의 1%만 환원해도 등록금 동결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월적립금은 기부자가 원금과 이자의 사용 목적을 명시한 기금이다. 따라서 그 외 다른 용도로는 사용할 수 없다. 예를 들어‘장학금으로 쓰되, 원금은 유지하고 이자만 사용하시오’와 같은 조건이 기금을 묶어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의문을 표하고 있다. 이지연 총학생회장은 모든 기부금에 조건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기부금의 지출 용도를 결정하는 학교 측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학교 측은 모든 기금은 학교의 발전을 위해 들어오는 것이지, 등록금 충당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또 이제까지 등록금을 위해 기부된 기금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본교에 축적된 이월적립금은 약 5천740억원이다. 이는 건축기금 2천300억원, 직원퇴직기금 96억원, 장학기금 590억원, 연구기금 약 537억원, 기타기금 2천216억원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건축기금 2천300억원은 2008년 경 모두 소요될 예정이다. 현재 이화·삼성 캠퍼스센터(ESCC), 이화학당, 법학관, 글로벌타워 등이 건축기금과 예금이자를 사용해 공사하고 있다.

이월적립금 중 예외적으로 건축기금의 예금이자는 학교가 용도를 지정해 사용할 수 있다. 공사 진행도에 따라 기금이 사용되므로 공사 기간 동안 예금이자가 발생하는데, 이는 기부자가 용도를 지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본교는 이와 같은 건축기금 예금이자를 이화학당, 법학관 등 기업 지원없이 신축되는 건물의 건축비에 사용한다.

본교가 타대에 비해 본교 적립금이 많은 이유는 기금이 학교 명의로 조성돼 있기 때문이다. 연세대의 경우 서울캠퍼스·원주캠퍼스, 재단에 기금이 각각 조성된다. 이와 달리 본교는 재단이 아닌 학교에 기금을 적립한다. 적립된 기금은 재무처 자금팀에서 관리하고 있다. 조계숙 재무처장은 “언론에서 보도되는 적립금은 ‘학교 기금’만을 수치화 한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재단에서 기금을 관리하지 않는 본교의 경우, 다른 학교보다 적립금이 많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학교의 설명이다.

재단이 기금을 이용해 임대사업·수익사업을 하는 것은 합법이지만(본교 후문의 하늬솔 빌딩·충정 빌딩은 재단이 임대하고 있음), 학교가 수익사업을 하는 것은 불법이다. 이에 다함께 조지영씨는 “학교가 적립금 1천억원을 주식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의구심을 표했다. 그러나 차은영 재무처 부처장(자금팀장)은 “주식투자는 원금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전혀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정기예금, 채권 등 원금이 보장되는 투자방식만을 선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월적립이란 ‘기금’의 다른 이름이다. 이는 기부금이 다음해로 넘어가면서 회계 장부상 ‘적립금’으로 명칭이 바뀌기 때문이다. 적립금의 세부 항목은 다음과 같다.
◇건축기금: 원금과 예금이자는 현재 진행 중인 건물 신축과 오래된 건물 개·보수에 쓰인다. 건축기금 일부로 이화·신세계관, 이화­포스코관 등을 완공했고, 건축기금 예금이자 일부로 교육관 B동을 건축했다. ◇직원퇴직기금: 현재 재직 중인 교원의 봉급 중 일부를 모은것으로, 해당 교원이 퇴직할 때 돌려준다. ◇장학기금: 외부 독지가와 본교 교수·동창회 등이 수백 가지의 장학금에 기부한 기금으로, 그 목적에 맞춰 지출된다. ◇연구기금: 학내 연구소나 ‘김옥길 강좌’ 같은 강좌에 쓰인다. 이 외에 등록금으로 충당할 수 없는 신임교원 연구비·교내연구비 등에 사용된다. ◇기타기금: 단대기금·특별기금이 속해 있다. 이는 비서학과 국제교류 기금, 유아교육과 발전 기금, 북한여성교육기금, 평생교육원 기금 등 다양한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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