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부에 왜 왔니?"
지난학기, 부서 역분이 끝나고 부장언니가 나에게 물었다. 나는 자신있게 뭐라 대답할 수가 없어서 웃으며 얼버무리고 말았다.

난 항상 하고 싶은게 너무 많아서 문제다. 부서 역분을 할때도 그랬다. 대학취재부도, 문화부도, 사회부도 다 해보고 싶었다. 역분회의를 할 때마다 우유부단한 나 때문에 어려움이 따랐다. 동기들은 “제발 하나로 결정을 보라”고 부탁하기에 이르렀다. 학기가 막바지에 다다르자 역분은 긴박하게 진행됐다. 결국 나는 여러 분야의 학문을 다루는 학술부 기사를 쓰면 똑똑해질 것 같아 학술부를 선택했다. 항상 어려운 기사를 써내는 선배들의 모습이 멋있어보이기도 했다. 다른 친구들은 사명감에 불타거나 적성에 꼭 맞아서 부서를 선택했는데, 이에 비하면 그리 대단한 이유는 못되는 셈이다. 그래서 부장언니의 말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한걸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나는 ‘학술부 정기자’로서의 첫 방학을 맞이했다. 우리 부서는 방학때 새로 들어온 수습기자들에게 지난학기 학술부 기사를 색인해보고 기사에 대해 평가를 해보라는 숙제를 냈다. 이에 대한 수습들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딱딱하고 어려워요”

학문을 전하는 학술면의 특성상 기사가 딱딱한 면이 없지않다. 하지만 이를 쉽게 풀어내기 위해서 기자들이 얼마나 노력하는지 알고 있는 나이기에 수습들의 평가에 ‘신문 제대로 안 읽은 거 아냐?’라며 야속한 마음이 앞섰다. 그러나 나도 수습때는 학술면 기사를 가장 어렵다고 생각했었기에, 야속한 마음을 거두고 앞으로 꼭 읽기 쉽게 기사를 풀어내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내 기사는 정말 내가 읽어봐도 어렵다. 취재를 할때 ‘아~ 단백질 연구에 항체가 그래서 중요하구나~’라며 머릿속으로는 이해가 되는데 그걸 기사로 풀어낼때는 무엇 부터 설명해야 할지 방향을 잃은체 결국 어려운 용어를 남발하는 딱딱한 기사를 써내고 만다. 아직 내 능력이 부족한가 보다.

오늘도 홀로 완벽하게 이해하는 어려운 기사를 하나 마감하고 나는 다시 한번 다짐한다. 알기쉽게, 읽기쉽게 이화인에게 다가갈 수 있는 학술기사를 쓰도록 노력하자! 내공을 쌓자!

하지만 학술면 기사는 딱딱하다며 으레 넘겨버리는 이화인들에게 할 말이 있다.

‘학술’이라는 이름아래 실린다 해서 어렵다고 넘겨짚지 마세요. 찬찬히 읽어보면 학부 2학년 정도면 내용을 이해하는데는 전혀 무리가 없답니다. 저도 앞으로 부드러운 학술 기사로 여러분에게 다가갈게요.
학술부 기사,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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