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 "재정 부담 학생에게 떠넘기나" 학교 "물가 3.5% 인상됐지만 경상비는 동결"

본교가 올해 등록금을 5.8% 인상함에 따라 재학생들은 작년보다 20만원씩을 더 납부하게 됐다. 이로써 본교 등록금 수입은 1천630억으로 작년보다 약 74억원 증가했다.

제 38대 총학생회(총학)는 등록금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학교 측은 물가인상률만 해도 3.5%이므로 동결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조계숙 재무처장은 “동결을 하면 실질적으로 적자 예산이 돼 학교가 퇴보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학생들은 해마다 물가인상률보다 높게 책정되는 등록금 인상률이 궁금하다.

등록금은 크게 인건비(70%)·관리운영비(20%)·학비감면(10%)에 사용된다. 인건비는 올해 신임 교원 채용과 교직원 호봉 2% 인상으로 지난해보다 7∼8% 상승, 68억원 가량 증가한 1천81억원이 소요된다. 관리운영비는 시설관리비·일반관리비·운영비로 구성돼며 난방비, 건축물관리비, 행사비 등이 이에 포함된다.

특히 올해는 신교육관·법학관 등 신축 건물이 많아 일반관리비가 8억5천만원 가량 증가할 예정이다. 건설비는 등록금으로 충당하지 않지만 내부 관리비는 등록금에서 사용된다. 현재 진행 중인 ESCC, 글로벌타워, 법학관 등의 공사는 법인전입금(재단에서 제공하는 기금)과 외부기부금, 이월적립금을 사용한다. 또 ‘등록금 10%는 학비감면에 사용해야 한다’는 교육부 지침에 따라 올해는 작년보다 8억원 증가한 260억을 학비감면·장학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이지연 총학생회장은 “우리 학교는 재정 부담을 학생에게만 떠넘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계숙 재무처장은 우리 학교가 정원이 적어 운영에 필요한 기본금을 학생 수로 나누면 타대보다 다소 높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그는 “여대라 가로등이나 방호원도 타대보다 많아야 하는데, 모두 예산으로 충당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계숙 재무처장은 학교는 2005년에 이어 올해도 경상비(매년 규칙적으로 쓰이는 돈) 중 본부에서 각 단대에 내려보내는 배정액 ·업무추진비·회의비 등을 동결했다고 전했다. 이어 본교의 등록금 의존률은 49% 로, 학교 예산에서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 정도라고 밝혔다.

‘등록금의존률’이란 총예산에서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본교 등록금 의존률은 2004년 46.3%, 2005년 41.6%에서 올해는 총예산 3천269억원 중 등록금 수입이 1천645억원을 차지, 49%로 증가했다. 그러나 이는 서강대 60%, 숙명여대 69%에 비해 양호한 수치다. 의존률이 낮으면 전체 예산 중 등록금으로 충당되는 부분이 적어, 등록금 인상률에 영향을 덜 받고 학생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커지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등록금 동결이 불가능하다면 학교가 인상에 대한 타당성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의견이다. 김지혜(경영·4)씨는 “우리 학교 등록금이 비싼 이유를 잘 모르겠다”며 “학교 측의 충분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지원(경제·2)씨는 “비싼만큼 학생 복지에 신경을 써주면 좋겠지만 그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총학과 학교 측은 겨울방학 동안 6차례 등록금 간담회를 진행했으나 실질적 논의 없이 결렬됐다. 이에 이지연 총학생회장은 “학교 측의 설명만 듣고 학생들이 인상률을 설정하는 것은 힘들다”고 말했다. 반면 학교 측은 ‘구체적 수치로 의논하는 것이 등록금 간담회’라며 중앙운영위원회의 간담회 준비 미미를 지적했다.

한편 작년 제 37대 총학 이화드림은 총 8번의 등록금 간담회 끝에 5.5% 인상에 합의한 바 있다. 고유미 전 총학 정책국장은 “당시 간담회에 앞서 2003년 결산안과 2004년 추가경정예산서(결산안이 나오기 전 예산안을 수정한 것)를 받아 세무사·CPA를 준비하는 학생과 함께 예산을 분석했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5.5%를 인상해도 학교 전체 예산에서 보면 삭감과 다름없다’는 학교 측의 설명을 듣고 등록금 동결 대신 최대한 학생 복지를 얻어내는 쪽으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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