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대학보사입니다. 77기 수습기자 모집에 합격하셨습니다.”

  아직도 생생하다. 지난 2학기 ‘과학, 삶, 미러수업 중이었다. 수업이 끝나 갈 무렵 낯선 전화번호가 내 휴대전화 액정 위에 떴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받은 전화 속 목소리는 나에게 수습기자 합격 소식을 전했다. 드디어 나는 이대학보 기자가 된 것이다.

  77기 수습기자 합격 후, 학보사 기자로서 첫 일정은 계절학기 ‘기사작성의 기초’수업을 듣는 것이었다. 이대학보 기자만을 위해 꾸려진 이 수업은 기사쓰기에 대해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특히 잊을 수 없었던 것은 수업시간 중간 교수님께서 해주신 이야기였다.

  “다른 학생들은 4년 동안 단지 학생에 불과하지만 여러분은 학생임과 동시에 기자입니다. 대학생으로서의 삶과 기자로서의 삶. 그 두 가지 삶을 모두 누릴 수 있는 세미프로입니다.”

  그 말은 그저 학보사 기자가 됐다는 것에만 기뻐하던 나 자신을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 그날 나는 다짐했다. 앞으로 2년간 나의 기자생활의 마인드는 ‘세미프로정신’이라고.

  그러나 학보사 기자 생활은 생각한 것과 많이 달랐다. 기사는 생각했던 것만큼 잘 써지지 않았고 학보사 생활도 낯설기만 했다. 특히 대학에 와서 혼자서 지내기를 즐기던 나에게 단체생활은 어렵고 힘들었다.

  지금 나는 수습기자로 3번째 제작을 앞두고 있다. 잠시 멈춰 달려온 시간을 돌아보니 ‘힘들어’라는 말을 습관적으로 내뱉을 뿐 언제나 잊지 않겠다는 ‘세미프로정신’을 나도 모르게 잊었던 것 같다.

  그러나 다시는 잊지 않을 것이다.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 속에서 이렇게 한번 씩 멈춰서 나를 다독일 것이다. 세미프로로 거듭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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