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9월 이후로 개장을 미뤄왔던 이대 정문 앞 쇼핑몰 파비가 또다시 ‘4월 중 입점 예정’이란 광고를 내보냄과 동시에 개장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파비는 ‘메이퀸’에서 ‘파비’로 이름을 바꾼 뒤 2004년 9월·2005년 11월 개장할 것이라며 학교 앞 상업화를 주도했지만, 시공사 부도·준공 인가 보류 등을 이유로 지금까지 개장 시기를 늦춰왔다.

그러나 최근 20일(월)부터 조선일보·중앙일보 등 일간지에 분양 광고를 게재하며 다시 개장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파비 관리부장은 “구청의 준공 인가가 이달 말이나 늦어도 3월 초에는 나올 것으로 기대돼 4월 입장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파비의 소유주인 대현제1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과 기존 파비 건물 수분양자협의회는 2005년 12월 서대문구청에 준공 승인을 신청하고, 현재 인가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서대문구청 도시개발과 재개발팀 진양권씨는 “상인들이 건물에 입주해 상행위를 하는 것은 준공 인가가 떨어진 후에야 가능하다”며 “현재 파비의 준공 인가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서대문구청의 준공 인가가 나면 파비 관계자의 주장대로 4월 중 개장이 가능해진다. 파비 관리부장은 “이미 분양이 70% 정도 이루어진 상태”라며 “이번 개장은 확실히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파비 개장에 대해 학생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최은주(한국음악학 전공 석사과정)씨는 “정문 앞 쇼핑몰 파비로 인해 학교 이미지가 실추될 것 같다”며 “파비 개장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닌 만큼 사전에 미비한 태도를 보인 학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권명화(정외·4)씨는 “파비 개장이 관광객 유치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학생의 입장에선 학교 앞이 복잡해질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대 앞 상업화를 반대해온 ‘교육환경을위한교수모임’의 김혜숙 교수(철학 전공)는 “학생·학교가 상업화에 대한 문제의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파비 개장은 막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파비를 비롯한 이대 앞 쇼핑몰 문제는 어느 한 집단의 힘만으로 해결될 것이 아니라 학교·학생·구청 등 여러 집단이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대 앞 상업화를 반대하는 이화인 연대모임’과 총학생회는 파비 개장에 대해 아직 공식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한 바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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