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사람의 등을 보거나 사랑하는 이의 무관심에 다친 마음 펴지지 않을 때 섭섭함 버리고 이 말을 생각해 보라.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두 번이나 세 번, 아니 그 이상으로 몇 번 쯤 더 그렇게 마음속으로 중얼거려 보라. 실제로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지금 사랑에 빠져 있거나 설령 심지 굳은 누군가 함께 있다 해도 다 허상일 뿐, 완전한 반려란 없다. ­김재진

#혼자라는 말은 외롭지만 여유가 있어 보기 좋다. 혼자 살아간다는 말은 쓸쓸하지만 강해 보여서 멋이 있다. 혼자 사랑한다는 말은 처량하지만 애틋하다. 함께 한다는 건 이해한다는 말.

그러나 누가 나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가. 얼마쯤 쓸쓸하거나 아니면 서러운 마음이 짠 소금물처럼 내밀한 가슴 속살을 저며 놓는다 해도 수긍해야할 일. 어차피 수긍할 수밖에 없는 일. 상투적으로 말해 삶이란 그런 것. 인생이란 다 그런 것.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김재진

#세상에 완전한 내편은 없다. 아무도 나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한다. 혼자라는 건 때론 이런 사실들을 받아들이는데 완충 작용을 한다. 혼자. 혼자? 혼자! 그러나 혼자가 주는 텅 빔, 텅 빈 것의 그 가득한 여운. 그것을 사랑하라. 숭숭 구멍 뚫린 천장을 통해 바라 뵈는 밤하늘 같은 투명한 슬픔 같은 혼자만의 시간에 길들라. -김재진

#글쎄, 마지막에 와서 무너져 버린다. 혼자만의 시간에 길들여지는 건 아무래도 좀 서글프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함께’라는 시간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싶다. 화려한 슬픔을 즐기기엔 너무 어린가 보다.

별들은 멀고 먼 거리, 시간이라 할 수 없는 수많은 세월 넘어 저 홀로 반짝이고 있지 않은가. 반짝이는 것은 그렇듯 혼자다. 가을날 길을 묻는 나그네처럼, 텅 빈 수숫대처럼 온몸에 바람소릴 챙겨 넣고 떠나라.

#외로움에 취하는 건 숙취해소가 마땅치 않아 가끔 위험하다. 늪에 빠진 것 마냥 빠져나오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한번쯤 코가 비뚤어지게 취해 볼만한 것. 저홀로 반짝이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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