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대상 홍보팀 신동광 대리

싸늘한 초겨울 바람에 어깨가 움츠러든다. 한 해가 슬슬 작별인사를 준비하는 계절, 졸업을 앞둔 취업준비생들은 기쁨과 자부심, 혹은 긴장과 불안이 교차할 시기이다.

 

‘최악의 취업대란’이란 말이 일상용어로 자리 잡은 지금, 미래의 위기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실제로 기업들은 비용절감을 위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거쳐 최소한의 인원만을 부서에 배정하고 있다. 기업은 실력있는 인재를 찾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학생들은 학창시절 동안 학점과 토익, 그리고 각종 자격증시험에 골몰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하나 더 필요한 사항이 ‘제때 하는 졸업’이다. 재학기간은 학점과 함께 일할 사람의 성실성과 ‘하자 없음’을 평가하는 기준이다. 그런 연유로 사회에 진출한 선배들은 학교를 제때 마치라고들 충고한다. 쓸데없는 휴학은 자승자박일 뿐이니 어학연수 이외의 휴학에 대해서는 대부분 회의적이다. 하지만 휴학을 함으로써 얻는 즐거움도 크다. 휴학은 대학이라는 취업학원에서 잠시 벗어나 스스로를 돌아보며 해보고 싶었던 일들에 도전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다.

난 1994년에 입학해 2002년 여름에 학교를 마쳤다. 8년 반 중 등록기간 4년을 제외하면 4년 반이 휴학기간이었다. 이 중 군대와 관련한 시간 3년을 제외하면 총 1년 반을 휴학생으로 보냈다. 쉬는 기간 동안 이른 새벽에는 지역정보지 배포 아르바이트를, 오후에는 방송아카데미에서 수학하며 정말 하고 싶었던 일에 도전했다. 땀방울의 보람을 느꼈고 체력도 다졌다. 쉬는 시간에는 읽고 싶었던 만화책을 실컷 읽었다. 또 틈날 때마다 수필이나 소설 같은 글들을 습작했다. 휴학기간 쌓은 노력으로 방송사에 도전했다. 하지만 성우 한 번, 개그맨 여섯 번, 스포츠캐스터 한 번 등 총 여덟 번이나 방송사 시험에서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나만의 독특하고 다채로운 경험은 삶을 보다 풍요롭게 만들어주고 있다. 많은 이들이 나와 얘기 나누는 것을 즐거워하고 나의 과감한 도전에 갈채를 보낸다.

재미있게도 난 학점이 형편없다(2.8/4.5란 건 비밀이다). 토익이라곤 모의토익도 본 적이 없고, 입사 시에는 운전면허조차 없었다. 반대로 최종면접에서 나와 경쟁했던 이는 4.0에 가까운 학점에 토익 950점을 갖춘 실력자(?)였다. 대학에서의 단조로운 취업준비에 지쳤다면 잠시 쉬어가자. 학업 이외의 다른 일들이 좋아진다면 과감히 휴학을 질러보자. 젊기 때문에 도전할 수 있다.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지만 다양한 도전의 경험들과 함께 당신을 보다 풍요롭고 빛나는 이로 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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