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리쿠르트(주) 이정주 대표

얼마 전에 한류바람을 타고 일본의 라디오 방송리포터가 한국 취재차 나를 찾아온 적이 있다. 청년층의 심각한 취업난을 취재하러 찾아온 것이다. 내가 청년층의 취업난을 반영하는 ‘취업 재수생’에 대해 설명하자, 일본인 리포터는 흥미진진해했다.

일본에서는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재수를 하는 경우가 있긴 해도 자신의 취향이나 적성에 부적합한 경우이고, 더더욱 대학 재학 중에 휴학은 우리 대학만큼 흔하지 않단다. 일본에서 재수생을 ‘로닌(浪人)’이라고 한다. 우리말로 굳이 번역을 한다면 ‘떠돌이’라고 할까.

지난 2월 졸업 시즌에 리크루트가 직장인 및 구직자 1천 451명을 대상으로 ‘대학재학기간’에 대해 조사한 결과 대졸자 916명 중 332명(36.2%)만이 ‘정상졸업’이라 응답, 1년 이상 졸업을 연장한 대졸자가 584명(63.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졸업을 연기한 이유로는 ‘가족의 실업으로 인한 등록금, 생활비 마련(25.3%)보다는 ‘어학연수’,‘취업준비’가 44.5%나 되었다. 또한 전체 응답자 중 대학 재학생 230명을 대상으로 ‘대학재학기간 연장 계획’을 조사한 결과 139명(60.4%)이 연장할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지식정보화 시기에 지식기반 기업의 인재상은 누가 뭐라고 해도 ‘창의력’,‘상상력’그리고 ‘실행력’이다. 젊고 싱싱한 인재일수록 창의력과 상상력이 풍부하다. 역시 젊고 활기찬 인재들이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고, 다양한 창의력을 발휘한다고 한다.

작년 하반기부터 삼성그룹이 노골적으로 취업재수생에게 아이디 부여를 하지 않은 것도 같은 이유이다.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는 점수로 평가되는 지식이 많은 사람(Best People)이 아니라, 산업현장과 기업현실을 이해하고 실행하는 실행력이 뛰어난 적합한 사람(Right People)을 원한다.

기업에서 원하는 적합한 인재는 기본적인 자세, 가치관, 성품 등으로 표현되는 인간의 특질을 말한다. 즉 사람의 됨됨이가 되어 있는 사람에게 기업의 업무처리를 위한 지식을 교육 훈련하면 된다는 것이다. 정보화시대에 기술과 정보는 매우 빠르게 변화한다. 변화하는 지식과 정보를 리드할 수 있는 사람을 기업에서는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어느 대학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대학 1학년에 자신의 진로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한 비율이 10% 미만인데, 30년 후에 이들의 소득을 추적해 보니 나머지 목표설정을 하지 않는 90%의 소득보다 높게 나왔다고 한다. 1학년 때부터 대학에서 무엇을 배우고 자신의 진로를 어떻게 설정하고 실행해 가느냐가 중요하다. 대학의 진학자체부터 진로개발이다.

사회로 진출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당당하게 대학 문을 빨리 나서라.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