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활용은 적극적
의견 반영은 소극적

“고엑스요? 캠퍼스를 효과적으로 활용한 것은 좋지만 공간 구성에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 안된 점은 아쉽죠” 고려대(고대) 천하람(법학·2)씨의 말이다.

고엑스는 고대의 중앙광장을 지칭하는 말로, 우리 학교 이화­삼성 캠퍼스센터(ESCC)와 같이 지하공간을 활용한 건축물이다. 중앙광장은 2002년 문을 열었다. 지하3층∼지상1층의 이 건축물이 완공되자, 지상은 차 없는 캠퍼스가 됐다. 또 지하1층은 열람실·푸드코트·편의점 등으로 구성돼 학생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 개장 직후 고대신문이 실시한 중앙광장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 조사는 B+이상으로 나타났다.

김수지(정경·1)씨는 “중앙광장 지하는 학교 곳곳과 연결돼 있어 비오는 날 젖지 않고 다닐 수 있다”고 말했다. 김대양(법학·1)씨는 “지상에 녹지가 많아 캠퍼스가 아름답고, 지하에 다양한 편의시설이 있어 굳이 교문 밖을 나가지 않아도 된다”며 중앙광장의 장점을 설명했다.
반면 중앙광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천하람씨는 “미술학부는 아직도 컨테이너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며 “외부 상업시설 자리를 열악한 단대에 지원하거나 자치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편의시설이 필요하다면 학교가 자체적으로 운영해 학생들에게 수익금을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ESCC로 인해 교내 상업화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고대 역시 이같은 문제가 제기됐었다. 지난해 11월 복지전용건물인 ‘타이거플라자’가 개장하면서 ‘스타벅스’ 등의 외부 상업시설들이 교내로 들어오게 된 것. 학교에 상업시설이 늘자 학생들의 반대운동이 일어났다. ‘타이거플라자’를 ‘학생의 공간으로 만들자’는 목표를 가진 ‘타이거플라자를 바꾸는 사람들(타바사)’이 조직됐다. 당시 ‘타바사’는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학교의 일방적인 태도를 비판했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타이거플라자’의 이름만을 공모했을 뿐 공간에 대한 어떤 논의도 진행하지 않았다. 그러나 ‘타바사’가 문제제기를 했을 때 이미 기업과 학교 간에 계약이 완료된 상태였기에 공간 구성을 되돌릴 순 없었다. ‘타바사’는 올해 활동을 중단하고 해체한 상태다. 이는 ESCC의 구체적 공간 배치를 앞둔 우리 학교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타바사 회원이었던 홍성희(사회·3)씨는 “자치단위로 활동하다보니 대표성이 부족해 활동에 한계가 있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총학생회를 주축으로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전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두산(법학·2)씨는 “상업시설이 문을 연 후에는 학생들의 이용이 많아져 문제제기를 하기에 어려움이 있다”며 “공간이 확정되기 전 학교 측에 공간 구성의 공개를 강력히 요구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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