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친교봉사단체 월드빌리지

 거실에는 중국어를 외우는 사람 다섯 명, 부엌 식탁에서는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 두 명, 또 다른 방에서는 영어토론이 한창이다. ‘1교시에는 수강생이었던 사람이 2교시에서는 교사가 되는 곳’, <KIH(Korea International House)월드빌리지(월드빌)>의 평일 저녁 풍경이다.

비영리 순수 민간 국제친교봉사단체 월드빌. 명륜동 대학로 인근에 자리 잡고 있는 월드빌의 원칙은 ‘한국인은 한국어 및 한국문화를 외국인과 나누고, 외국인은 자국어 및 자국 문화를 한국인과 함께 나누는 것’. 이곳은 한국어 강좌, 외국어 강좌, 월드문화 나눔활동을 3대 주요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있다.

▲ 월드빌리지에서 한국문화를 체험하는 외국인들과 언어나눔강좌를 수강하는 학생들 [사진:박한라 기자]
세계 각국 사람들이 모인 이 지구촌 ‘공부나눔방’에서는 10여 개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 월드빌의 구성원들은 한국어,영어는 물론 중국어·러시아어·이탈리아어·스페인어·프랑스어 등 다양한 언어로 의사소통을 한다.

이곳의 언어나눔강좌는 소정의 회원가입 절차를 거치면 누구나 수강할 수 있으며, 한 학기는 3개월로 이뤄진다. 한 학기 활동회비는 12만원이다. 강의는 난이도 별로 '자모반-강반-낮반-달반-라반' 5단계로 나눠져 진행된다.

획일적 문법 위주로 수업하면서도 수강료가 비싼 어학원과 월드빌을 비교하지 말자. 월드빌 대표 문병환씨는 "월드빌은 어학만을 배우는 곳이 아니라 각자 자신이 가진 재능을 나누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마술·댄스·크로키 등 활동가들의 재량에 따라 문화강의가 개설되기도 한다. 참여를 원하는 이화인들은 월드빌 홈페이지(cafe.daum.net/worldvill)에서 회원가입양식을 내려받아 신청하면 된다.

월드빌에서 영어중급토론, 기본중국어 등을 수강하고 있는 우리 학교 김지은(유교·1)씨는 지난 5월 외국인 친구를 사귀고 싶어 이곳에 찾아왔다고 한다. “3개국어를 사용하며 자원봉사·밴드공연을 하는, 멋진 멕시코인 친구를 만났다”며 "이곳의 가족적인 분위기와 체계적인 프로그램이 매우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월드빌은 이외에도 한국어를 공부하는 외국인들에게 숙식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인과 함께 생활함으로써 한국 문화를 체험케 하고 있는 것. 스페인·브라질·중국에서 온 외국인 6명이 이곳에 거주하고 있다. 1년째 거주하고 있는 중국인 손결(23)씨는 “여러 나라 사람들이 함께 지내 주말 저녁이면 각국의 음식을 만들어 먹는 등 재밌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월드빌에서는 구성원들 간 나눔의 장인 <미니올림픽>을 5월과 10월, 1년에 2회 개최한다. 각국에서 온 월드빌 구성원이 아시아권·유럽권·남미권 등으로 팀을 나눠 각종 운동경기를 펼치는 것이다. 이번 <미니올림픽>은 10월9일(일)에 열린다.

국경을 뛰어넘어 서로 다른 대륙에서 온 사람들이 가족처럼 지내는 곳, 월드빌. 문병환씨는 "2006년에는 운영체제, 회비납입방식, 재능나눔 방식을 바꿔 새롭게 도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인 물을 원치않고 끊임없이 변화하려는 월드빌, 그곳에서 한국 문화를 세계인과 나눠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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