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공동체에서 이화인은 어떤 존재인가. 중간고사로 인해 미뤄온 우월상 제정 취지와 의의 등을 학생에게 설명하기 위해 학교측이 3일(화) 설명회를 마련했다.

그러나 이날 200여명의 설명회 참가자 중 학생은 고작 20명 가량이었을 뿐 나머지 좌석은 대다수 동창회원들과 학교 직원, 교수님들로 채워졌다.

본기자가 보기엔 총학생회 집행부 2명, 여성위원회 2명, 학보사 기자 7명과 개인적으로 온 학생들은 몇몇이 눈에 띄었을 뿐 학생들을 위한 자리에 정작 학생은 얼마 없었던 것이다.

황당한 사건의 원인은 학교와 총학생회측의 홍보 부족으로 찾을 수 있다.

제정 설명회 전 이와 관련한 총학생회의 대자보는 거의 없었으며 학교측 역시 학생들의 오해를 풀기 위해서도 설명회 홍보에 힘써 상 제정의 취지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소홀했다.

이러한 양측의 성의 내역에 대해서 잘못 알고 있는 학생도 많았지만 이를 설명하는 자리에는 참석하지 못한 것이다.

또 설명회 중에 ‘이화공동체’라는 이름은 무참히 깨지고 말았다.

설명회장의 절반 정도를 채운 동창회원들은 상 제정 찬성을 표명하는 발언에는 박수를 보냈지만 반대를 표명하는 발언을 할 때는 다소 흥분해 감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설명회장에서 상 제정을 반대하는 입장이 대부분 재학생인 것을 보면 이화공동체는 재학생과 동창회생으로 나뉘게 된것이다.

서로를 설득하고 이해하려는 태도보다는 자신의 입장만을 내세운 김화란 상 제정 설명회는 결국 상이 일부 이화공동체만의 상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줬다.

한편 학교측에 따르면 10년 전부터 동창회가 만든 김활란 박사 기념사업회에서 김활란 박사에 대한 평가가 나름대로 진행돼 왔다고 한다.

그러나 평가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더라도 평가 중이라는 사실을 안 이화인이 10년동안 몇명이나 됐을까. 그리고 상이 제저오디고 신문·방송을 통해 알게 됐을 때 학교측은 학생들에게 중간고사 기간이라 미뤘다고 했다.

그러나 교수님 중에도 신문광고를 보고 알았다는 분이 계시다는 것, 10년 동안 준비하고 기다린 것을 단 10여일을 기다리지 못해 언론에 먼저 발표한 이유는 어떻게 납득할 수 있을까. 75분 수업제 실시에서도 봤듯이 학교측은 학내 공론화를 통해 검증하기보다는 먼저 발표부터 성급하게 하고 있다.

그 결과 이번 김활란 상제정에 있어서도 외부에서 비난이 쏟아질 때 이전 학내에서 공론화되지 못했기 때문에 이화인들은 논리적인 반박·찬성의 입장을 취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김활란 박사를 평가하고 상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만오천명이 이화인은 10년전부터 ‘이화공동체’에서 소외됐다.

학교측이 말하는 ‘이화공동체’는 동창회만의, 학교만의 것인지, 현재 이화인도 ‘이화공동체’안에 포함되는 것일까. 앞으로 또다시 얼마나 많은 이화인이 이화공동체라는 이름하에 소외될 것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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