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동아리 “기독교 동아리 활동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
종교분과장 “음악 장르가 다양하듯 우리도 다르다”

이화의 18개 종교동아리 중 개신교는 72%(중앙동아리 기준)로 그 수가 절대적이다. 이는 종교를 가진 18∼24세 연령군 중 53%가 개신교 신자라는 설문결과(한국갤럽‘2004 한국인의 종교와 종교의식’)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우리 학교 기독교 동아리의 한 회원도 기독교 동아리가 13개란 사실에 대해 “그렇게 기독교 동아리가 많은 줄은 몰랐다”며 “어느 동아리가 있나요”라고 물을 정도다.

기독교 동아리는 중앙동아리 64개 중 13개로 전체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가동아리가 중앙동아리로 승격되기 위해서는 ‘유사한 정체성을 가진 동아리는 등록되지 않는다’는 동아리연합회칙 제4장46조6항을 통과해야 한다. 이러한 회칙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많은 기독교 동아리가 생기게 됐을까.

이는 22년 전 이화로 돌아간다. 동아리연합회(동연)는 1984년 당시 운동권 학생들과 기독교 동아리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 과정에서 기독교 동아리들이 대거 중앙동아리에 소속됐다. 이미 출발부터 기독교 동아리는 중앙동아리 내에서 다수를 차지했던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다른 동아리에서는 ‘기독교 동아리가 이렇게 많을 필요성이 있는갗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현재 그들의 활동에 대해 기독교 동아리 내·외부(기독교 외 동아리)의 시각은 엇갈린다. 외부동아리의 한 회원 ㅎ씨는 “기독교 동아리가 어떤 활동을 하고, 무엇이 다른지 잘 모르겠다”며 “눈에 띄는 활동이 없다면 수의 조정이 필요하지 않는갚라고 말했다.

이에 한주리 종교분과장은 “인본주의 하에 학문·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동아리가 있듯이 신본주의 하에도 선교·찬양 등의 동아리가 존재하는 것”이라며 “기독교를 영화·음악 같은 영역으로 보지 말고 인본주의와 같은 큰 사상조류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각 기독교 동아리의 성향을 제시해 그들의 필요성을 피력했다.(표 참고)

지금까지 기독교 동아리 수의 조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03년 전체동아리를 대상으로 매년 열리는 동아리 평가 때 기독교 동아리 1개가 탈락되기도 했다. 이는 활동이 저조하고 각 동아리가 특성화 돼있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2003년 동연회장이었던 정유성(컴퓨터·4)씨는 “당시 동연 내부에서 기독교 동아리들의 활동이 비슷하다는 이야기가 공론화 됐었다”고 증언했다.

학교에서 그 수를 조정할 수 없냐는 질문에 학생처 김영심 과장은 “학교는 동연의 자율성을 존중한다”며 “문제가 있다면 동연 내부에서 스스로 조정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기독교 동아리 수가 상대적으로 많음에 따라 다른 동아리들의 불만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한 불교동아리 회장은 “동아리방 부족 문제가 제기되면 기독교 동아리로부터 ‘불교동아리가 3개나 있을 필요가 있느냐’는 말을 듣는다”며 “우리도 기독교처럼 분파가 다른데 이를 인정해 주지 않는다”고 말한다. 또 타 종교 동아리 회원은 “눈에 띄는 차별은 없지만 기독교 동아리가 수적으로 우세해 상대적으로 소외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또 기독교 동아리가 그 활동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동방을 차지한다는 의견도 있다. 외부동아리 한 회원 ㅇ씨는 “기독교 동아리를 없애자는 것은 아니지만 동아리방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기독교 동아리 수가 너무 많은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또 한국근현대사연구회 민맥 심남희(사생·2)씨는 “우리도 근현대사연구동아리지만 다른 문제들도 논의한다”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비슷한 성향을 지닌 기독교 동아리는 동방을 함께 쓰면 효율적이지 않을까”라고 제안했다.

그러나 기독교 동아리에 관한 타 동아리들의 오해도 있다. 다른 종교 동아리의 경우 ‘학교의 지원금이 기독교 동아리와 다르지 않을까’라는 의혹을 가진 경우가 많았다. 미션스쿨 S대 동연 ㅈ회장은 “학교에서 기독교 외 종교 동아리는 인정하지 않아 이들은 동아리연합회에서만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 학교 학생처는 지원금을 신청한 모든 중앙동아리에게 한 학기당 15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또 한 이화인은 “기독교 동아리가 지나치게 많은 것이 달갑지만은 않다”며 “수가 많으면 새로운 기독교 동아리가 중앙동아리로 승격될 때 훨씬 유리할 것이고 이로 인해 그들의 영향력은 더 커질 것”이라 지적했다.

이에 기독교 동아리 활동 경험이 있는 한 외부동아리 ㄱ씨는 “기독교 동아리는 서로 종파가 달라 공동 행동을 하기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주리 종교분과장도 “오히려 인본주의에 기초한 다른 동아리에 비해 신본주의 동아리인 기독교 동아리의 수는 적다”고 설명했다.

한편 우리와 같은 미션스쿨 연세대의 경우 7개 종교동아리중 3개만이 기독교 동아리(중앙동아리)로 등록돼 있다. 이에 연세대 동연 조일광 회장은 “신청하는 기독교 동아리들은 각기 활동 영역이 다르다고 주장한다”며 “그러나 지금 있는 중앙동아리와 뚜렷하게 성격이 다르지 않으면 중앙동아리 승격 심사에서 탈락시키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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