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약학부 겸 분자생명공학부 김길현 교수

“사랑의 지식을 나누기 위해 떠납니다.”

전 약학부 겸 분자생명공학부 김길현 교수는 부인 원경연(48)씨와 함께 10일(토) 대학설립을 위해 캄보디아 프놈펜(Phnompenh)으로 떠난다. 20년 전부터 품어온 선교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다.

3년 전 캄보디아를 방문한 후, 그는 대학설립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킬링필드(killing field)’라 불리는 캄보디아는 참혹한 내전으로 지식인층이 전무한 상태. 그는 “지금의 이화도 1886년 선교사 ‘메리 F. 스크랜턴’이 설립했기에 존재할 수 있었다”며 “우리나라처럼 전쟁의 상처를 안고 있는 캄보디아에서 인재를 양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학이 고등실업자 양성소로 전락하지않으려면 먼저 기업체가 활성화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 이를 위해 3∼4년 안에 프놈펜 지역에 의과대학을 세우고, 생명공학·정보통신·경영학과 개설과 함께 기업체를 설립할 계획이다. 대학 설립에는 200만 달러라는 큰 돈이 필요하다. 이에 몇몇 단체가 후원 의사를 밝혀왔고, 8월24일(수)에는 자본 모금을 위한 ‘캄보디아 선교 후원의 밤’ 행사가 대학교회 지하식당에서 열렸다.

그는 “총장님과 이사장님, 그리고 동료교수들의 응원 덕분인지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뿌듯함에 앞으로의 근심은 잊은 듯하다. 한국에 언제 돌아올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돌아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단호하게 대답했다. 캄보디아를 시작으로 미얀마, 라오스 등 교육 환경이 열악한 곳에 교육 선교의 뜻을 펼치는 게 그의 마지막 바람이기 때문이다.

지식은 쓰임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고 생각하는 그는 “이화인들이 출세를 위한 공부가 아닌, 타인을 위하는 ‘사랑의 지식’을 공부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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