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26일~8월15일, 진주에서 출발해 임진각까지 행진한 <제5회 국토종단통일대장정>에 참가한 전수련(간호․2)씨. 그는 “대학생이 되면 우리 땅을 횡단해보고 싶었는데 대학에 들어온 첫 해에 바로 참가하게 돼 기뻤다”고 눈을 반짝이며 국토대장정 얘기를 시작했다.

“발이 부어 힘든 것은 아침에 다시 걷기 시작하면 5분 만에 다 잊혀져 나 스스로도 신기했다”고 당시를 떠올리는 그는 19박20일의 일정동안 몸이 피곤한 것보다 더운 것이 더 견디기 힘들었다고 한다.

기업에서 주최하는 대장정과 대학생들이 꾸리는 대장정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기업 주최의 국토대장정은 일정이 확실하게 짜여 있어 참가자들이 헤매지 않고 계획대로 진행되지만, 그가 참가했던 <국토종단통일대장정>은 대학생들이 주체가 돼 행진 코스를 짜고 모든 일정을 끌어간다. 이 때문에 행진 일정이 계획대로 완벽하게 진행되지 못한 적도 있었다고 한다.

비가 오는 날에는 아침에 행군 시작이 늦어져 밤늦게 그 날의 목적지에 도착하는 바람에 일부 조원들이 짜증을 내기도 했다고. 하지만 일정이 어긋나거나 진행이 미흡해도 모두 함께 힘을 모아 해결해 나가는 법을 배웠다고 한다.

그는 행군을 하는 동안 자신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막상 대장정에 참가하고 보니 걷는 것만으로도 힘에 부쳐 조원들을 쫒아가기에 급급했다고 한다. 대신 매일 밤 조원들과 그날 하루를 정리하고 얘기를 나누는 시간과 조금씩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

마지막 날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전수련씨는 조원들과 부둥켜 안고 울면서 ‘내일부터는 이렇게 안 걷고 집에서 쉬어도 되겠구나’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어 시원섭섭했다고 한다. 그는 대장정 자체에서 뭔가를 배웠다기보다는 20일 동안 우리 땅을 걸었다는 추억을 얻었다.

대장정에 참가하길 원하는 이화인에게 그는 “혼자 걷겠다는 마음은 버려라”고 충고한다. 전수련씨는 혼자 국토대장정을 시작했다면 며칠 만에 그만 뒀을 것이라며 “목적지까지 조원들과 함께 걸으면서 협동심과 배려심을 키우는 것도 국토대장정의 한 과정”이라고 덧붙인다.

“대장정을 끝내고는 못할 것이 없을 것 같았다”며 웃는 그는 “예전보다 힘든 일을 대하는 자세가 좀더 긍적적으로 바뀌었고, 이를 극복하는 노력도 더 많이 하게 됐다”고 전했다. 20일 간의 국토대장정 행진에서 한걸음 한걸음 우리 땅을 밟으며, 그의 내면도 한단계 한단계씩 다져졌음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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