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금) 오후4시, 사회학 전공 과목인 ‘사회사상사’ 수업이 이뤄지고 있는 이화-포스코관 452호. ‘교육’을 주제로 열띤 토론이 벌어지고 있는 이곳에서는 여러가지 의견들이 오가며 건전한 담론이 형성되고 있었다.

◆토론수업, 이것이 좋다
현재 우리 학교의 공식적인 토론 수업은 ‘인간·문화·그리고 디자인’·‘과학과 문화’ 2과목이지만 실제 다수 강의에서 토론식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토론식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수업이 일방적 강의에 그치지 않고, 학생 스스로 수업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문화·그리고 디자인의 수강생 조인희(의직·2)씨는 “예전에는 수업 내용을 듣고 받아 적기만 했는데 이 수업을 들으면서 점차 자유롭게 내 의견을 표현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서로 다른 사람들과의 토론을 통해 다양한 시각을 접할 수 있다는 것 또한 토론식 수업의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인간·문화·그리고 디자인이나 과학과 문화처럼 토론식 수업을 병행하는 교양 수업의 경우, 여러 전공 학생들과 의견을 교환할 수 있어 생각의 폭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교수들 역시 토론 수업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학생들과의 피드백이 쉽고 학생들의 수업 집중도 및 긴장도가 높기 때문이다. 최병일 교수(국제학 전공)는 “토론을 하려면 반드시 그 주제에 대한 학습이 선행돼야 한다”며 “이에 학생들이 관련된 책을 스스로 찾아 읽는 등 수업에 충실한 태도를 보인다”고 답했다. 또 국제학과 박인휘 학부장은 “토론식 수업은 강의의 질을 높인다”고 덧붙였다.

◆토론수업, 왜 안되나
현재 상당수의 강의가 토론 수업 진행에 있어 현실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현상의 가장 큰 원인은 과목당 수강 인원 수가 많다는 점이다. 사회영역 교양 수업인 ‘생명·사회·정의’의 경우, 수강생이 약 200명에 달해 토론은 거의 불가능하며 발표조차 원활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비단 교양과목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경영학과·정외과 등 수강인원이 많은 전공 수업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실제로 정외과 학생회가 4월11일(월)∼15일(금)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업에서 가장 바라는 젼으로 응답자의 약 20% 가 ‘토론’을 꼽아 학생들이 토론식 수업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토론 수업에 대해 시설적 뒷받침이 잘 이뤄지지 못하는 것 역시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생명·사회·정의를 진행하는 허라금 교수(여성학 전공)는 “교실의 내부구조가 일자로 길게 뻗어있어 뒷 자리에 앉은 사람에겐 발표자와 질문자 간의 문답이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며 “외국처럼 연단을 중심으로 둘러 싼 반원형 구조의 교실이라면 대규모 강의라도 발표자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 수업에 있어 학생들의 참여도는 수업 진행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이와 함께 학생들에게 토론의 방향을 제시하는 교수의 역할 또한 수업에 있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이에 대해 임현식 교수(교육학 전공)는 “일부 교수와 학생 중 상당수가 토론 문화에 익숙하지 않아 토론 수업의 활발한 진행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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