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떼끄 5월 셋째주 기획상영

 

2시

욕망이란 이름의 전차 126m

혁명아

자파타 113m

워터 프론트

108m

애꾸눈 잭

120m

파리에서의

마지막탱고125m

5시

휴관

 

와일드 원

79m          

아가씨와

건달들 148m

대부 175m

지옥의

묵시록 202m

 

배우는 자신의 감성과 신체를 통제할 줄 아는 사람이다. 그들은 선천적으로 (혹은 후천적으로) 자신의 감성을 육화할 줄 알았으며 육화된 감성은 곧 관객들에게 포착되었다. 2004년 누구보다도 영리하게, 누구보다도 자연스럽게 감성을 육화할 줄 알았던 한 배우가 세상을 떠났다. 말론 브랜도. 그의 나이 80세였다.


초창기 말론 브랜도의 이미지는 반항아 그 자체였다. 누군가 그를 ‘분노에 찬 야수’ 같다고 표현할 만큼 그의 이미지는 강렬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의 반항아적 이미지는 기존의 것과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비평가들은 브랜도가 전대의 남성 배우들이 보여주었던 ‘긍정적이면서도 전통적인 사내다움’을 뛰어넘었다고 평가했다. 그의 연기에는 전후 시대의 불안과 혼돈이 투영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가 스크린에서 보여준 반항적인 모습들은 실제 생활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었다. 스크린의 안과 밖에서 반항아로 살았던 말론 브랜도는 기성세대와의 결별을 시도하며 새로운 문화를 이끌었던 스타로서 상당한 존재감을 보여주었다.


말론 브랜도의 연기는 연극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는 스텔라 애들러로부터 스타니슬라브식 연기법을 사사 받아, 철저한 메소드 연기자가 되었다. 브랜도는 인물의 특징을 관찰하여 그것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에 탁월한 재능을 보였는데 그는 주변 인물들, 심지어 스승인 엘리아 카잔과 스텔라 애들러의 모습까지 흡수해 자기의 것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그의 메소드 연기가 진정으로 빛을 발하게 되는 것은 분노의 육화를 통해서 였다. 브랜도는 스텔라 애들러의 도움을 받아 아버지에 대한 사적인 분노를 연기에 투영시켰고 결국 아버지에 대한 분노와 복수심은 브랜도 연기의 내적인 힘이 되었다. 그러나 모순적이게도 브랜도는 아버지에게 자신의 존재를 확인 시키기 위해 배우의 길을 선택했다. 그의 맘 한 구석에는 무엇을 해냄으로써 인정 받고자 하는 욕망이 있었던 것이다.


브랜도에게는 친부모 말고 또 다른 부모가 있었는데, 엘리아 카잔과 스텔라 애들러가 바로 그들이었다. 카잔과 애들러는 브랜도의 제2의 부모로서 그의 연기 인생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그들은 적극적으로 그의 재능을 이끌어내었고 그의 재능은 즉흥연기를 통해 정점에 이르게 되었다. 그의 즉흥연기는 세계영화사에 획을 그을 만큼 특별한 것이었다.

시간의 흐름과 함께, 말론 브랜도는 그 자체로 존재감을 갖기 시작했다. 40대의 나이로 완벽히 60대의 캐릭터를 소화해냈던 그의 연기력과, 목소리와 사진만으로 영화 전체를 지배했던 그의 존재감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것이었다. 말론 브랜도는 배우의 이름과 함께 스타라는 이름도 가진 특이한 인물이었다. 그는 제임스 딘에 앞서 반항아의 아이콘이 되었고 영화사에 최고의 즉흥연기를 남긴, 메소드 연기의 일인자였다. 현재, 그의 육체는 사라졌지만 그가 육화해 낸 감성들은 여전히 큰 존재감으로 스크린을 아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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