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r. 76기 예비수습
Dear. 76기 예비수습
  • 김혜경 기자
  • 승인 2005.0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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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예비 수습기자 여러분.

벌써 여러분을 모집하는 광고가 이화 곳곳에 붙여지고 1차 시험도 다가오고 있네요. 저는 이대학보사를 집으로 삼은지 5개월 째, 아직도 마냥 서투른 75기 수습기자입니다.

비록 선배들에 비하면 짧은 시간이었지만 저는 감히 여러분에게 이대학보사 수습기자가 되려면 반드시 준비해 와야 하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미처 준비하지 못해 더 힘들었거든요.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서, 여러분은 기자의 자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분명 대부분은 날카로운 시각과 발빠른 취재를 상상할 것 같은데요. 물론 저도 좋은 기자의 조건에 이것을 빼놓을 순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러분, 저는 기자의 준비물을 2가지 더 말씀드리고 싶군요. 그것은 바로 ‘강한 심장’과 ‘따뜻한 말’이예요.

 

이번 수습일기에서는 ‘강한 심장’에 대한 이야기를 하도록 할께요.

저는 이번 학기에 고발기사를 쓰면서 취재원들로부터 크게 항의를 받은 적이 있었어요. 속에선 심장이 터질듯이 뛰면서도 겉으론 대수롭지 않게 행동했지요. 하지만 끊이지 않는 항의 전화에 급기야 두려워지기까지 했어요. 사실만을 썼다고 결백했지만 막상 대항할 용기는 나지 않았거든요.

잘못이 없는데도 자꾸 움츠러들고 하루에도 몇 번씩 눈물을 쏟아야 했어요. 동기들과 선배들이 이런 일, 저런 일 있으니 크게 상처받지 말라고 다독여 주었지만 무엇인가 제 안에서는 두가지 만감이 교차했어요.

첫째로는 ‘나 때문에 학보사 전체에 피해를 끼친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잘못이 없어도 사과를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었어요. 왜냐하면 저뿐만 아니라 여러 선배들도 이 문제로 꽤나 골머리를 앓아야 했으니까요.

둘째로는 ‘나는 분명 사실을 썼고, 취재내용도 모두 기록돼 있으니 당당하게 맞서야 해. 기자의 자존심을 지키자’는 입장이었어요. 저는 제 결백을 믿어주었던 선배와 동기들 덕에 두번째 생각을 선택하게 됐지요.

제가 일을 해결하기까지는 여러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어요. 제 입장을 밝히는데 도와준 사람들과 힘들어할 때 제 옆을 지켜준 사람들, 이 모두가 저로 하여금 용기를 낼 수 있도록 해주었지요.

그때도 지금도 저의 선택에는 후회가 없어요. 여전히 저는 그 선택이 옳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일 이후 좀 더 ‘강해진 심장’을 갖게 되었지요. 하지만 그 일을 해결하기까지 약 2주 동안 식음을 전폐한 날도 있었고, 공부고 취재고 아무것도 손에 잡지 못한 채 괴로움과 싸워야 하기도 했어요.

이제는 ‘그 때 내가 강한 심장을 가졌더라면 그렇게 바보 같진 않았을텐데’라는 생각을 하곤 해요. 앞으로 또 그런 일이 생기면 속내까지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지 아직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난번처럼 무작정 떨고만 있진 않겠지요.

여러분은 부디 ‘강한 심장’을 준비해 오세요. 물론 항의가 들어오는 기사를 쓰라는 것은 아닙니다. 기사에 대한 항의 말고도 기자는 많은 사람들을 취재하며 부딪치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생기기 마련이니까요.

멋진 기자의 꿈을 가진 예비수습기자 여러분! 강한 심장을 준비하지 못했다면 ‘준비해야겠다’는 마음만이라도 가지고 오세요. 여러분의 활약을 기대하며 첫번째 편지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