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76기 수습기자 모집 광고가 교내 곳곳에 게시됐다. 05학번으로 입학한 친구와 학교 안을 거닐다 포스터를 발견하고 “한번 지원해보는 게 어때?”라고 권했다. 그런데 그 친구는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 “싫어, 너 학보사때문에 너무 바쁘잖아.

난 좀 더 여유롭게 학교생활을 하고 싶다구”라고 말하는 게 아닌가. 조금 충격을 받은 나는 학보사 생활을 돌아보게 됐다.

일주일 중 월요일은 전체회의, 목요일은 사풍·못다한 이야기를 마감하고, 금∼토 이틀은 연이어 마감을 하는 날. 화·수 이틀도 낮에는 수업과 취재가 있다. 이렇게 써 놓고 보니 친구들을 만날 시간은 화·수요일 저녁과 일요일 정도인 것 같다.

이렇게 시간이 있는 날도 피곤해서 쉬거나 학보사 동기들과 수다를 떠는 정도니, 친구들은 이제 나를 ‘바쁜 아이’로 낙인찍어 버렸다.

기자와 학생이라는 두 가지 역할을 한꺼번에 하다 보니 바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수업과 취재가 하루 종일 꽉 차 있는 것도 아니고 나 혼자만 힘든 것도 아니다. 또 학보사 기자들 중에는 시간을 쪼개 두 가지 역할을 해내는 사람들도 많다.

한 선배는 학보사 기자를 하면서 성적장학금도 받고 동아리와 학회 활동까지 훌륭히 해내기도 했다. 반면 나는 그저 입버릇처럼 “바쁘다, 바빠”만을 연발하며 시간을 허비해 버린 것은 아닌가 후회가 된다.

이제 3번의 제작만 하면 정기자 생활도 끝이다. 그 동안 지치고 힘들었던 나에게 곧 충전의 시간이 오는 것이다. 다음 학기에는 더 많은 것을 해낼 수 있게 힘내야겠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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