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연구소가 유명무실의 위기에 놓여있다.

본교에는 각 분야의 전문적 연구를 목적으로 설립된 18개의 연구소가 있으나 해를 거듭할수록 열악한 연구환경의 고질적 문제를 안은 채 혁신적 개선방안이 없어 그 연구실적이 제자리 걸음을 면치못하고 있다.

이에 비교적 활성화된 연구소들의 90년도 성과물을 중심으로 교내연구소의 전반적 문제점을 진단한다.

우선, 한국여성연구소는 「한국여성관계자료집」과 「여성학론집」을 매년 출간하는 등 여성관계자료 정리와 여성학이론의 정립을 위한 연구가 활발해 국내 여성학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에는 「한국여성관계자료집」중 근세편(문집편)을 발간했고 「근대화와 여성, 20세기의 중국」, 「평등권에 대하여」를 주제로 2회의 강연회를 열었다.

이는 89년에 3권의 책을 발간하고, 2회의 강연회를 열었다.

이는 89년에 3권의 책을 발간하고, 2차례의 워크샵과 1회의 간담회를 개최한 것에 비하면 저조한 편이다.

인문대에 속해있는 이화사학연구소는 졸업생들의 기부금을 재정으로 지금까지 비교적 활발히 운영되어왔으나 올해 들어서는 「이화사학연구집」19집을 발간한 것과 「근·현대중국지식인과 신학문」을 주제로 강연회를 연것을 제외하고는 연구활동은 다소 침체된 상태이다.

한편, 경영연구소는 경영학과와 경제학과 교수들이 연구원으로 소속되어 경영·경제학 참고교재를 연구하고 외부로부터 위촉받은 경영·경제문제를 조사·연구한다.

재정은 외부기관에서 받는 연구비와 「여성경영실무강좌」를 개최해 그 수강비로 충당한다.

올해에는 2권의 번역집과 논총 1권을 출간하고 매월 1회의 경영·경제교수 세미나를 가져왔다.

그러나 이외 대부분의 연구소는 연례적인 학술발표회 개최와 1회의 논총을 발간할뿐, 연구실적이 부진하다.

이렇게 교내 연구소의 활동이 원활하지 못한 가장 큰 요인으로는 재정의 부족을 들수있다.

연구소나 교수들이 연구비를 확보하는 방법에는 한국문화연구원이나 생활과학연구원을 통해 학교 또는 외부기관의 지원을 받거나 자체기금으로 충당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전자의 경우, 각 연구의 계획이 있을때만 단기로 지급되는 것이어서 장기적 연구계획을 수립하는데에는 어려움이 있다.

또 자체기금으로 연구하는 경우, 그 기금이 충분하지 못해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다음으로, 교수의 연구시간 부족을 들 수 있다.

이는 우리나라 모든 대학에서 보편적으로 드러나는 문제점으로, 교수들이 지나치게 강의에 얽매이면서 연구에 많은 시간을 투여할 수 없는 것이다.

이와함께 연구추제, 즉 교수의 연구의욕 상실로 진보적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지 못하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이러한 교내연구소의 연구활동 부진은 대학원에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즉, 대학원생들이 교내에서 연구의 장을 찾지 못하고 교회연구소로 빠져나가거나 개인단위의 소규모연구만이 행해져 대학원의 학문적 성과물을 미흡한 상태이다.

이에대해 대학원학생회 학술부장 박진희씨(사학과 석사과정·3학기)는 『교내 연구소가 활성화되어 대학원생이 함께 연구하게 된다면 대학원내의 학술활동도 보다 원활해 질 것』이라고 한다.

이상으로 언급된 여러 문제점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개선방안이 요구된다.

가장 심각한 재정부족을 메꾸기 위해서는 첫째, 각 연구소에 일정예산의 지급이 필요하다.

일정예산 지급될때, 각 연구소는 그 예산을 토대로 장기적 연구계획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연구계획을 세워 외부기금을 유치하는데 노력해야한다.

연세대 「ASIC설계공동 연구소」의 경우, 외부기업과 정부의 지원을 받아 반도체설계기술연구가 한창이다.

셋째, 자체기금의 육성이 필요하다.

본교 도예연구소의 경우 연구의 성과물인 도자기를 판매해 그 수익금을 연구비로 활용, 현재 새로운 유약개발연구가 진행중이다.

또한, 교수의 연구시간 확보를 위해서는 서강대의 경우와 같이 연구교수제를 적용, 4~5년중 1년을 연구에만 전념할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보장이 요구된다.

아울러 연구주체의 각성과 노력이 뒷받침될때 교내연구소는 이화내 연구활동의 구심체로서 교내 학술풍토조성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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