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사무실
나는 인천에 산다. 집에서 학교를 오려면 1시간30분 정도 걸린다.
학교 가는 길, 나는 지하철을 이용한다. 처음 학교 다닐 때는 멍하니 지하철 안에서 멀뚱멀뚱 사람 구경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학보사에 들어오고 난 뒤 내 지하철 생활엔 큰 변화가 생겼다.

화요일 오전, 내가 지하철에 타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인터뷰 일정을 잡는 것. “안녕하세요? 저는 이대학보사 이화영 기자라고 하는데요. ∼에 관해서 문의드리고 싶은데요. 담당자분 자리에 계신가요?”이제 고정적인 멘트라 외워버렸다. 그리고 이렇게 큰소리로 인터뷰 시간을 잡고 나면 “기자?”라는 소리에 사람들의 시선은 흘끔흘끔 나를 향한다.
두번째, 취재 수첩을 펴놓고 인터뷰지를 짠다. 조용한 지하철 공간, 나에게는 책상보다 더 안락한 사무실이다.

세번째, 계단을 걸어가면서 빽키 언니에게 전화를 건다.“언니~ 이번 취재 인터뷰 ~하는데요. 내용은 ~에 중점을 뒀어요..”이렇게 빽키언니와 취재방향에 대한 의견조율이 끝나면 딱 이대역에 도착이다.

이렇게 1시간30분 지하철 생활은 학보사로 시작해 학보사로 끝난다.

#지하철 수면실
기사를 모두 마감한 토요일 저녁, 지하철에 올랐다.
금요일 밤을 꼬빡 샌 나는 스르르 잠이 든다. 마감 후 지하철 안은 발 아래 따뜻한 스팀과 더불어 안락한 수면실이 된다. 한참을 잠들었을까, 나도 모르게 어둠이 엄습해 눈을 떴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지하철 안은 컴컴하고 사람이 한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이유인 즉슨.. 내가 곤히 잠든 사이 지하철은 종착역을 지나 차고로 들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안락한 지하철, 정말 최적의 수면실임이 확실하다.

이런 일들로 지하철 안은 나에게 각별한 공간이다. 학보사에서 지내는 나의 생활의 일부가 고스란이 지하철 안에 녹아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나에게 조용한 사무실을, 때로는 나에게 안락함을 주는 지하철. 이제는 나의 학보사 생활에서 지하철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곳이 되었다.

“지하철! 앞으로도 잘 부탁해 우리 잘해보자 화이팅!”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