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에 몸을 의지하는 이은진(심리학과 박사과정)씨. 수업을 듣기 위해 학생문화관(학문관)에서 이화-포스코관(포관)으로 이동하는 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봉사도우미의 힘을 빌어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지만 곳곳에 위치한 턱이 다시 그를 가로막는다.

이처럼 장애 학생들은 많은 곳에서 불편을 겪는다. 그렇다면 ‘장애인들의 편리한 생활을 위한 시설을 만든다’며 설치된 우리 학교 장애인 편의시설은 얼만큼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을까.

◆규격 맞지 않는 장애인 주차장
장애인 주차장의 경우 2004년 5월10일(월) 1244호 이대학보가 지적한 부분 중 어떤 사항도 개선되지 않았다. 학내 328개의 주차장 중 2~3%인 39개만 장애인 주차장이고 이 중 규격에 맞고 건물과의 접근성이 용이한 주차장은 단 2곳 뿐이다. 대부분 주차장이 경사로에 위치해 휠체어의 접근이 어렵고 조형예술관·공학관 등의 주차장은 사다리꼴로, 규격에 어긋난 모양이다. 이에 대해 시설과 송규동씨는 “학내 도로가 경사지고 좁기 때문”이라며 “ECCP(Ewha Campus Center Project)로 학교의 전체적인 도로가 정비되면 해결될 것”이라 말했다.

◆발이 되지 못하는 장애인 엘리베이터
장애인 엘레베이터 역시 실질적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현재 학문관·포관에는 장애인 엘리베이터가 각각 1대씩 설치돼 있다. 그러나 학문관의 장애인 엘리베이터는 4층까지만 운행되고 있으며, 수면실·음악실 등 일부 시설에만 직접 연결된다. 학생들의 이용이 많은 동아리방·학생처 등은 2층 연결통로를 거쳐야만 갈 수 있다. 포관의 경우 연구동에 장애인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어 강의동으로 이동 시 1·2층에 있는 연결통로를 이용해야 하는데 2층 연결 통로에 자리한 큰 턱이 휠체어 이동을 어렵게 한다.

◆무용지물인 장애인 화장실
장애인 화장실 이용도 불편한 것으로 드러났다. 생활관 여자 장애인 화장실은 지하2층 학생식당 앞에 위치해 있다. 그러나 이를 이용하려면 생활관의 가파른 램프를 내려가야만 한다. 목발을 사용하는 지체부자유자ㅎ(약학·3)씨는 “약대 역시 장애인 화장실이 있긴 하지만 화장실 입구에 턱이 높아 실질적으로 무용지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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