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대학 중어중문학과에서는 알게 모르게 중국 어학연수가 '필수 코스'처럼 여겨지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 어학연수를 실제로 다녀온 사람들은 중국에서 무엇을 보고 느꼈을까.
북경, 서안, 하얼빈, 소주 등 중국의 다양한 지역에서 어학연수를 하고 돌아온 우리 학교 중문과 권윤아(중문·4)·양수진(중문·4)·이수진(중문·3)·임지현(중문·3)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중국 제 1의 도시 북경에서 중국을 체험하고 왔어요"
임지현씨 (북경 제 2외국어대학 1년 연수)

임지현씨는 지난 1월, 1년 간의 어학연수를 마치고 돌아왔다. 어학연수를 떠나기 전보다 전공과목 수업을 듣기가 훨씬 편해졌다는 그는 "북경 제 2외국어대학 한국어과 학생과 언어교환(language exchange)을 했던 것이 중국어 실력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또한 학교에서 유학생들과 서예활동, 태극권 등을 함께 배웠던 것도 중국을 느낄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다고 한다.

북경 제 2외국어대학의 경우, 오전8시~정오까지는 문법, 회화, 청취, 작문 등의 과목을 배우며, 오후에는 자유시간을 갖는다. 임지현씨는 "한국 학생들은 오후 자유시간에 HSK(한어수평고시)를 공부하기 위해 사설학원에 다닌다"며 "그러나 굳이 학원을 다니지 않고 학교 수업만 열심히 해도 실력을 충분히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오후에 교내 게시판을 찾아다니며 정보를 얻고, 유학생들과 함께 <취미활동>을 즐겼다. 이를 통해 친구도 많이 사귈 수 있었다고 한다.

방학 때는 중국 곳곳을 여행했다. 중국 노동절 때(5월1일) 다녀왔던 번화한 상해보다는 실크로드처럼 복잡하지 않고 외진 곳이 더욱 끌렸다고 했다.

어학연수를 가려는 후배들에게 그는 꼭 방학을 이용해 여행을 할 것을 권한다. 어학연수는 단지 언어를 배우러 가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를 느끼러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은 "중문과이기 때문에 꼭 가야한다고 생각해 어학연수를 준비했던 것이 후회가 된다”며 뚜렷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떠나기를 당부했다.

- "중국을 배우려면 천년 고도 '서안'으로 가야죠"
양수진씨 (서안 서북대학 10개월 연수)

"서안외국어학원을 나오신 동애국 선생님 수업을 듣고 서안으로 어학연수를 가기로 결정했어요."
양수진씨는 2002년 11월 친구와 함께 서안으로 어학연수를 가기로 결정했다. 유학원에서 수속을 밟은 후 그는 상해, 항주를 들른 다음 장강(양쯔강)을 거쳐 서안으로 갔다. 서안은 중국 수나라와 당나라의 수도로, 중국의 주요 8대 도시에 속한다.

서안 서북대학도 오전8시~정오까지 독해, 회화, 청취 위주로 수업을 한 다음, 오후에는 자율학습을 실시한다. 서안의 경우 북경이나 상해 등 대도시보다 한국인이 적고 학비나 물가도 훨씬 싸다. 또한 그는 각 반마다 학생 수가 10명도 채 되지 않아 수업듣기가 좋았다고 전했다.

양수진씨 역시 방학 때는 중국 곳곳을 돌아다녔다. 그는 장강(양쯔강)의 물길을 따라 여행했는데, 당나라의 수도였던 낙양, 사천성의 성도, 중경, 남경, 항주, 상해까지 일반 중국 서민들과 똑같이 행동했다고 한다. 이 때 중국의 실상을 더욱 몸소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 해 사스(SARS)가 발생해 1년의 연수 기간을 몇 달 남겨두고 한국으로 돌아와야만 했다.

그는 어학연수 장소로 서안을 적극 추천했다. 서안이 중국의 고도였기 때문에 진시황의 병마용 등을 직접 볼 수 있어 좋았다고 한다. 또한 어학연수를 떠나는 후배들에게 그는 "언어가 아니라 중국의 문화나 정치 상황 등을 꼭 숙지하고 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죽인 그 곳, 하얼빈을 아세요?"
권윤아씨 (하얼빈 가중학원 1년 연수)

권윤아씨는 1학년 겨울방학 때 <북경 어언문화대>에서, 2학년 여름방학 때는 <하얼빈 공정대>에서 단기연수를 거친 후, 하얼빈의 사설학원에서 1년간 어학연수를 마치고 돌아왔다.

"북경과 하얼빈의 학교에서 어학연수를 마치고 보니, 하얼빈이 제게는 더 맞더라구요. 또 단기연수로 중국의 캠퍼스도 경험해 봤으니 학원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죠."
그가 유학한 가중학원은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가중CNC유학원이 하얼빈에 세운 HSK 전문학원으로, 학교보다 더 집중적으로 강의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어학 향상 속도가 빠르다. 학교에서 어학연수를 받는 한국 학생들은 오후 자유시간에 주로 학원을 다닌다. 그러다 학교를 그만두고 훨씬 더 효율적인 학원으로 아예 옮기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한다. 한 반에 3~4명 정원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한 반에 정원이 20명인 학교에 비해 교육 환경이 더욱 좋다.

그는 1년동안 열심히 공부해 HSK 9급을 취득했다. 뿐만 아니라 여가 시간에는 중국의 전통 악기인 얼후(우리나라의 해금과 비슷함)를 배웠다. 그는 얼후를 배우면서 중국에 대해 좀 더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하얼빈이 보통 우리나라보다 위쪽에 있어서 굉장히 추울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난방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그렇게 많이 춥지는 않아요. 오히려 여름은 우리나라에 비해 서늘하죠."

그는 어학연수 장소로 <하얼빈>을 적극 추천했다. 중국의 아나운서들이 하얼빈으로 연수를 올 만큼, 보통화(중국의 표준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하얼빈 사람들. 또한 하얼빈은 다른 대도시에 비해 외국인에 대한 인식도 나쁘지 않다고 한다.

"가기 전에 준비를 철저히 하고, 꼭 북경을 고집하지 않아도 된다"는 권윤아씨. 깨끗한 발음과 서늘한 여름을 느끼고 싶다면 <하얼빈>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 "동양의 베니스 소주에서 중국을 배웠어요"
이수진씨 (소주대학 5주 단기연수)

이수진씨는 지난 12월 우리 학교 김영숙 교수(중어중문학 전공) 지도 하에 중문과 학생 29명과 함께 소주대학에서 5주간 <계절학기 언어연수프로그램>을 받고 돌아왔다.

<계절학기 언어연수프로그램>은 우리 학교와 교류 관계가 있어 학점 인정이 가능한 학교 중, 커리큘럼과 기숙사 시설이 좋은 곳을 위주로 연수를 다녀오는 제도를 말한다. 이 프로그램을 이수할 경우, <중국어실습1> 2학점과 <중국어실습2> 2학점이 인정된다. 김영숙 교수(중어중문학 전공)은 "학부제로 인해 소속감을 느끼지 못했던 학생들이 단체 기숙사생활을 함으로써 훨씬 더 소속감을 느낄 수 있다"며 "지도교수의 엄격한 지도 아래 어학연수를 하기 때문에 훨씬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이수진씨는 "소주대학이 큰 도시에 있는 대학이 아니라서 촌스러울 줄 알았는데, 우리 학교보다 훨씬 크더라"며 소감을 밝혔다.

소주는 상해에서 기차로 50분 거리에 있는 작은 도시로, 춘추시대 오나라의 왕이었던 부차의 무덤, 호구로 유명하다. 또 북경과 항주를 잇는 경항대운하가 지나는 곳이기 때문에 <동양의 베니스>라 불리기도 한다. 이수진씨를 비롯한 29명의 학생들은 소주대학에서 오전8시~오후12시30분까지 회화, 작문, 독해 위주의 수업을 받은 다음, 일주일에 한 번씩 오후시간을 이용해 전통무예, 태극권, 중국 전통극 공연 등 문화수업을 받았다. 또 주말에는 교수와 학생들이 함께 시내관광을 해 사제간의 돈독함도 쌓을 수 있었다.

이수진씨는 "여러 명이 똑같은 일정 속에서 생활하다 보니 수학여행 같은 느낌으로 견문을 넓힐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며, "특히 소주는 역사가 깊은 도시일 뿐만 아니라, 싱가폴 산업단지와 우리나라 삼성 기업단지가 들어오는 등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곳이었다"고 말했다.

중국어도 배우고, 학점도 인정받는 어학연수로 일석이조를 얻으려면, 우리 학교의 <계절학기 언어연수 프로그램>을 이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 매해 5월, 11월 중문과 홈페이지(home.ewha.ac.kr/~chilit)를 통해 이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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