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들의 고민 “총여학생회 제대로 알리기”

K대학 학생들 사이에서는 암암리에 총여학생회관이 ‘여관’이라 불린다. 주로 남학생들을 중심으로 그렇게 불리는 총여학생회관은 아직 일반 학생들과 거리감이 있어 이같이 부정적인 이미지로 나타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전여대협>을 구성하는 것은 각 대학의 총여학생회이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일반 학생들의 인식이 <전여대협>의 활동에 있어서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막상 총여학생회가 어떤 일을 하는지 정확하게 아는 대학생은 드물다.


이때문에 매년 총여학생회 선거 때마다 그들은 ‘어떤 활동을 하고, 어떤 목적을 가졌는지’에 대한 설명을 반복한다. 이러한 소모를 줄이고 그들이 꾸리는 사업에 힘을 싣기 위해 <전여대협> 한정현 집행위원장은 “총여학생회가 학생들과 더 가까워 져야 한다”고 말한다. 학생들의 인식 변화가 선행되고, 학칙 등의 기반이 뒷받침돼야 실효성 있는 활동을 전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총여학생회가 대중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여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성차별 등의 학내 문제를 풀어가려면 다양한 시각을 포용할 수 있고 그를 뒷받침할 지지기반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 학생들과 더욱 가까이 호흡하기 위한 노력들

일부 총여학생회는 학생들과 자주 만나 좋은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한양대 총여학생회는 지난해 매주 화요일 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 ‘화요까페’를 설치해 학생들과 소통의 자리를 가졌다. 9년만에 어렵게 꾸려진 총여학생회인 만큼 이들은 직접 학생들과 만나 여론을 수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주제가 있는 만남’을 추진한 것이다. 예를 들어 ‘월경’이 주제인 주에는 이 까페에서 월경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월경통에 좋은 차를 마시는 등의 활동을 펼쳐 좋은 반응을 얻었다.


조선대에서는 ‘여학생휴게실’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여학생휴게실이 있으면 남학생휴게실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남학생들의 반발도 있었다. 여학생휴게실의 본질이 모성을 보호하는 사회적 문제의 학내 실현이라는 점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단과대 여학생회가 여학생들의 요구를 반영, 남학생들에게 이 제도의 취지를 알리며 학교측을 꾸준히 설득해 여학생휴게실을 설치했다. 이후 반응이 좋아 다른 단과대에서도 휴게실의 설치를 요구했고, 이 학교 총여학생회의 노력이 학내에 알려졌다.



동아대의 경우는 ‘생리휴강’을 제도화시켰다. 1년간 꾸준히 일반 학생들과 만나 얘기를 듣고 그들의 의견을 반영해 지난해 2학기부터 ‘생리휴강제’를 학칙에 반영토록 했다.
<전여대협>측은 “이처럼 학생들의 요구를 잘 파악하고 이를 여론화시켜 같이 해결해 나가는 것이 총여학생회의 역할”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이렇듯 학내에서부터 총여학생회의 위상을 재정립해, 학생들이 원하는 대학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이 이들이 안고 있는 숙제다.


또 ‘술자리에서 음담패설을 하지 말자’거나 ‘여학생에게 술을 억지로 권하지 말자’는 등의 대학 내 공동체 문화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특히 놀이문화의 성차별 개선 노력은 새터 때 집중적으로 진행된다. 한국외대 총여학생회는 새터에서 음담패설 제재를 유도하는 활동을 펼쳐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처럼 총여학생회는 학생들이 공감하고 동참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 새로운 대학문화를 기획할 수 있는 길로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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