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 / 110min / 폴란드 프랑스 스위스

 ‘어딘가에 나와 똑같이 생긴,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는 누군가가 존재하지 않을까?’라는 의문으로부터 영화는 출발한다. 감독은 바르샤바에 사는 베로니카와 파리에 사는 베로니끄를 우리 앞에 제시함으로써 영혼 존재에 대한 가능성을 내비친다.
 
베로니카와 베로니끄는 서로 아무런 연관 없이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듯 보이지만 그들은 그들의 삶 속에서 어떠한 존재를 느낀다. 베로니카가 죽는 순간 그것은 더욱 강렬해진다. 베로니카의 죽음 이후, 베로니끄의 알 수 없는 상실감은 계속된다. 우리는 베로니끄가 관람한 인형극을 통해 암시적으로나마 베로니끄의 상실감의 이유를 짐작할 수 있게 된다.

‘영혼 존재에 대한 시각적 탐구’라는 주제를 키에슬롭스키 감독은 뛰어난 연출력으로 표현해내고 있다. 덧붙여 프레이즈너의 환상적인 음악과 이렌느 야곱의 뛰어난 연기가 완벽하게 융합되어 영화의 완성도를 한층 높여주었다. 그러나 더욱 주목할만한 점은 키에슬롭스키 감독이‘영혼 존재의 탐구’라는 매우 진중한 철학적 물음을 보다 쉬운 영상의 언어로, 보다 익숙한 일상의 언어로 무겁지만은 않게 적절히 표현해내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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