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중반까지 우리 학교 총학생회(총학)는 5·18투쟁, 상업문화 반대 등 대외적 ·정치적 사안에 의견을 피력했지만, 최근들어 총학은 학생들이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복지에 집중하고 있는 추세다. 점차 구체적인 요구안을 제시하는 이화인들의 복지요구, 그 흐름의 변화를 그간 총학 사업에 비춰 살펴보자.

1995년 제 27대 총학의 기조가 ‘일상에 침투한 자본의 모순에 대한 저항’이었던 것에 비해, 1999년 제 31대 총학 ‘POWER to the EWHA’는 당선 직후 도서관 야식판매 등을 진행해 ‘이전과 다른 신선한 모습’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 제 32대 총학 ‘2000 해방이화’도 컴퓨터 500대 확충·장학금 확충 등의 성과를 이뤄냈다.

반면 제 33대 총학 ‘이화지난’은 학생문화관 4개 강의실·소극장을 자치공간으로 확보했지만, 그 외에 휴학생을 위한 중앙도서관 개방 같은 복지사안에 대해서는 여론만을 수렴했을 뿐 활동은 없어 ‘조용한 총학’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또 휴학생 대출권수 확대·계절학기 수강 등 100대 요구안 실현을 약속했던 제 35대 총학 ‘해피 바이러스’도 대동제 예산 의혹으로 인해 이화인들의 불신이 깊어져 흐지부지 사업을 마무리했다.

미진한 복지 사업에 대한 비판과 더 나은 복지에 대한 학생들의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제 36대 총학 ‘Hub!Herb 이화’는 등록금 투쟁 활동에 비해 복지 개선 노력은 미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학생처가 “총학이 학생복지 사안에 대한 구체적인 요구를 하지 않았다”고 밝힌 2004년의 학생복지 개선 현황은 2003년 30건에 비해 현저히 적은 7건에 불과했다.

이에 총학생회장이었던 김경희(보교·4)씨는 “교육투쟁의 3번째 항목으로 복지개선을 제시할 정도로 관심을 가졌다”며 “등록금 간담회 등에서 구두로 법대 책상교체 등 복지개선을 요구했지만 안된다는 답변 뿐이었다”고 밝혔다.

한편, 프린트·사물함 확충 등 ‘복지’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제 37대 총학 ‘Ewha Dream’은 당선 후부터 공문을 통해 학교에 복지개선을 정식으로 요구해왔다. 이화드림 정책국장 고유미씨는 “앞으로 홈페이지 게시판·점심시간을 이용해 직접 얘기를 듣는 방법 등의 의견수렴을 통해 꾸준히 복지개선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총학들이 복지에 대해 관심이 높아진 것은 이화인들의 복지요구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음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화인을 대표하는 총학의 이같은 활동은 학내복지 향상에 기여해 왔다. ‘등록금 본전찾기+α’의 활동으로 어떤 총학보다 ‘복지’를 강조해 온 이화드림의 활동이 주목되는 것도 이같은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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