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학은 입학보다 졸업이 훨씬 어려워요."
올해 1월 북경대 박사과정(중국어문법 전공)을 졸업하고, 이번 학기부터 우리 학교 중문과 3학년 전공 <중국어 문법과 작문>을 강의하는 정소영(중어중문학 전공) 강사. '중국어 문법을 딱딱하지 않고 재밌게 가르치는 것이 올 한 해 목표'라는 그를 만나 중국 유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중국 유학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대학 3학년 때 정성은 선생님(현 군산대 교수)의 <현대 문학의 이해> 수업을 듣고 중국 문학의 매력에 빠졌다. 그 전까지는 중국어가 그렇게 재밌는지 몰랐다. 그러다 대학 4학년 때 대만 사범대에 1년간 어학연수를 다녀온 후 중국어에 더욱 자신감이 생겼다. 그 후 우리 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북경대 박사과정에 진학했다.

- 유학 준비는 어떻게 했나.
중국에서 학위를 따려면, 중국인들과 직접 토론도 하고,  논문도 써야 하기 때문에 <HSK(한어수평고사, 영어의 TOFEL과 같은 중국어 자격 시험)>를 준비하기 위한 시험용 중국어보다는 실제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중국어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회화 위주로 중국어 공부를 틈틈이 했다. 예를 들면, 중국어 자막이 있는 영화를 한 편 골라 영화 대사를 다 외울 때까지 반복해서 봤다. 소설도 한 권을 골라 그것을 다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반복해서 봤다. 중국 소설 중에는 <오담여>란 작가의 작품을 특히 좋아해 그의 소설을 즐겨 보았다.

-북경대를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북경대 박사과정의 경우는 선발 절차가 매우 까다롭다. 1차 서류전형 후, 2차 전공 관련 필기시험을 보고, 3차로 구술시험을 본다. 이 구술시험은 심층면접으로 이뤄진다. 보통 북경대 홈페이지에서 자기가 공부하고 싶은 분야의 지도교수를 정해, 그에게 이메일을 보내면 자세히 알려준다.

나는 석사를 마치고 우리 학교 심소희 선생님(중어중문학 전공)의 소개로 문법, 음운학의 대가인 북경대 왕홍군 교수를 알게됐다. 왕홍군 교수에게 직접 편지를 보냈더니, 시험에 필요한 도서 외에도 여러 추천도서 목록을 주시기도 했다. 북경대 유학 시절은 내 일생에서 제일 열심히 공부했던 때였다.

- 중국에서 적응하기에 힘들지는 않았나.
매우 힘들었다. 나는 언어학, 응용언어학 중 중국어 문법에 관한 박사과정 1기였는데, 우리 반에서 나 혼자 외국학생이었다. 첫 학기에는 레포트도 제대로 써내지 못했다. 그러다 2학기 때부터는 점점 중국어가 들리더니,?1년이 지나자 적응이 잘 됐다. 지도 교수님과 동기들의 도움으로 같이 갔던 다른 친구들보다 빨리 학위를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 중국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당부할 것이 있다면.
먼저 실생활에서 쓸 수 있는 중국어를 익히기를 당부한다. 실제 박사과정을 밟고 있어도 말을 잘 하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그러나 실제 수업은 중국인들과의 토론이나 레포트로 이뤄지기 때문에 시험용으로 공부해서는 따라가지 못한다.

또 언어만 배우지 말고, 중국인들의 문화를 느끼길 바란다. 가장 추천하고 싶은 것이 <여행>인데, 여행을 다니면서 중국을 직접 보고 느낄 수가 있었다. 특히 사천성의 <청두>는 북경과는 달리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여행지였다.

전공 뿐 아니라 중국 역사와 철학에 관련된 책들도 읽었으면 좋겠다. 역사와 철학은 모든 학문의 기초다. 이를 알면 좀 더 중국인과 중국 문화를 잘 이해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그는 중국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이화의 힘을 중국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며 "선배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 꼭 선배들을 찾아 연락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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