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장학금 축소가 가장 큰 원인…개편 시 학생 의견 충분히 반영 안돼

2005년 1학기부터 장학제도가 개편됐다. 학생처는 “가계곤란 학생을 좀더 많이 지원하기 위해 성적장학금을 축소하고 이화복지장학금을 확충했다”며 이번 개편 취지를 밝혔다.

그러나 3일(목)~4일(금) 본사가 이화인 35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91.4%인 272명의 학생들이 ‘개편된 장학제도에 불만이 있다’고 응답했다. 불만 이유에 대해 47.6%인 144명이 ‘등록금에 비해 장학금 액수가 적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또 각각 25.4%, 25.7%의 학생들은 ‘중산층 학생들이 받을 수 있는 성적장학금이 줄어’·‘이화복지장학금이 늘어난 것은 좋지만 성적장학금 액수가 줄어서’라고 답해 성적장학금의 축소가 불만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혔다.

종전 성적우수자에게 지급되던 전액·2/3·80만원의 장학금은 전액·1/2·1/4·30만원으로 축소됐다. 특히 학점 3.75이상이면 지급되던 성적장학금 액수가 8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축소된 점이 학생들의 가장 큰 불만을 사고 있다. 장은주(언론·4)씨는 “예전 성적장학금은 경제적으로 도움이 됐지만 30만원은 한 달 과외비와 같다”고 말했다.

또 성적장학금을 기부하는 학생에게 총장과 오찬·도서관 지정좌석 제공·도서 대출 기한 연장 등의 혜택을 주는 것에 대해 72.8%인 220명의 학생들이 ‘기부를 촉진하는 취지는 좋으나 혜택 제공의 방법이 옳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장학금 개편 과정에서 수렴된 학생의 의견 반영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있다. 학생처는 작년 10월4일(월)~8일(금) 학부생 2천245명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장학금 개편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러나 본사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응한 350명 중 학생처의 설문조사에 참여한 학생은 35명이었다.

이 중 28명은 ‘개편된 장학제도는 설문조사 때 우리가 원했던 방향과 다르다’고 답해 설문에 참가한 학생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음을 나타냈다.현 장학제도에서 보완할 점으로 학생들은 ‘개편 시 학생 의견 반영’·‘중산층 학생을 위한 장학제도 마련’·‘수혜 액수·절차의 투명한 공개’·‘성적우수장학금의 확충’ 등을 꼽았다. 김현정(중문·2)씨는 “어려운 학생을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생의 학습 의욕을 고취시키는 것도 장학금의 역할” 이라 말했다.

개편된 이화복지장학금의 수혜 대상은 ‘가정환경이 어려운 학생’으로 실직자 자녀·소녀가장·생활보호대상자 등 기타 학비 마련이 어려운 학생으로 지정돼 있다. 이에 가계곤란을 판단할 수 있는 서류를 제출해야 하고 지도교수의 추천을 받아야 이화복지장학금을 신청할 수 있다.

성적장학금은 축소되고 복지장학금이 늘어난 현 장학제도에서 중산층 학생들은 실질적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조희진(영문·2)씨는 “중산층 가정도 등록금 내기가 빠듯한데 성적장학금마저 축소시키는 것은 중산층 학생을 배려하지 않는 처사”라고 답했다.

학생복지센터 김영심 과장은 “연세대·서울대 등 대부분 대학들이 성적우수 학생보단 가계곤란 학생 지원쪽으로 장학제도를 개편하려는 추세”라며 “이화복지장학금은 극빈 학생이 아니라도 부모의 실직·집안에 환자로 인해 큰 돈이 드는 경우·대학생이 2~3명이라 경제 사정이 어려운 학생도 신청가능하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