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보사에서 내려오는 말이 있다.“처음에는 친구 다음에는 남자친구가 마지막에는 가족이 떠난다”

처음에는 이것이 무슨 말인가 했다. 그러나 학보사 생활 2달째 나는 이말을 몸소 느끼고 있다.

“뭐야~네가 먼저 만나자고 해놓고!”내가 졸라서 주선한 모임을 내가 스스로 깨던 날 친구에게 들은 말이다.“학보사에 살림차려라~고생을 사서해요! 사서해”외박을 무척 싫어하시는 아빠께서 매주 토요일 밤새고 돌아온 나에게 외치는 레파토리다.

이렇게 얘기하면 나의 학보사 일주일 생활을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지면상 일주일은 너무 길고 목요일 일정을 살짝 공개하자면 이렇다. 목요일 수업은 5교시 딱 하나다. 그러나 내가 오전10시 집을 나선 것은 인터뷰 때문이다.

오전11시30분 정보통신처 과장님과 다기능 학생증에 관해 열띤(?)인터뷰를 하고, SK텔레콤관에서 종합과학관 4층까지 뛰어 오후1시에 나노과학부 교수님들과의 인터뷰를 했다. 그리고 쉴 틈도 없이 오후2시 수업을 듣고, 오후3시20분 장학금 관련 설문지를 들고 강의실에 들어가 “안녕하세요?이대학보사 기잔데요.”하며 얼굴에 철판을 깔고 설문조사를 했다.

설문 조사 도중 고등학교 동창이자 이번에 05학번으로 들어온 친구를 만났으나 그 친구의 첫마디는“뭐야~ 민망하게 너 머하냐 ”며 손사레를 치는 것이었다.(나쁜것 ㅜㅡㅜ;;)

그리고 목요일인 지금 오후6시30분, 수습일기를 쓰다보니 점심을 먹지 않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그렇다. 한마디로 정신없이 바쁜것이다.

가족들의 경축사에 언제부턴가 나는 참석한 적이 없다. 모처럼만의 가족 외식은 늘 나때문에 깨진다. 이런 일이 몇번 있다 보니 말은 안해도 가족들의 서운함은 늘 내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다. 개강파티라고 목요일날 다같이 시간을 맞춘 친구들은 “미안 오늘 학보사 가야되는데…”라는 나의 말에 갖은 구박을 하며 다음주로 시간을 옮긴다.

이렇다보니 친구들도 가족들도 서서히 떠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모두들 떠나간다해도 나는 그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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