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 부족·무관심·소통단절...... 다양한 서비스 개발해야

“생협과 농협이 어떻게 다른지 아세요?”라는 질문에 한 이화인은 “글쎄요”라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심지어 “생협은 ‘어머니 김밥’파는 곳 아니냐”고 반문하는 이화인도 있다.

생활협동조합(생협)은 학생·교직원·교수가 주체가 돼 출자·이용·운영까지 관리하는 ‘협동공동체’다. 현재 2천명이 넘는 조합원이 있으며 그 중 학부생은 1천3백여 명으로 연간 순익은 평균 2억 정도다. 생협은 이를 출자장려금(출자금에 따른 이익을 받는 것)·이용고장려금(일정금액 이상 영수증을 모아오면 상품권으로 돌려주는 제도)·장학금으로 사용하는 등 외부업체가 이익을 남기기 위해 운영하는 식당·매점과 다른 성격을 지닌다.

그러나 학생들의 복지 증진을 목적으로 탄생한 생협이 최근 학생들에게 외면 받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우선 생협의 홍보 부족과 학생들의 무관심을 꼽을 수 있다. 생협은 연 5회 ‘생협 소식지’를 배부하고 신입생 오리엔테이션때 생협 안내를 담은‘새내기 길라잡이’를 배포하지만 이를 꼼꼼히 읽는 학생은 드물다.

또 비교적 많은 이화인이 참여하는 책 벼룩시장과 식목일 특판 활동 역시 생협 알리기에는역부족이다. 조휴경(중문·4)씨는 “책 벼룩시장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지만 주체가 생협이 아니라 학생회인줄 알았다”고 말했다. 매년 11월에 열리는 ‘조합원 한마당’조차 학생들의 호응을 받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반면 연세대 생협의 경우 창립 기념일마다 자판기 커피를 10원에 판매하는 등 학생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행사를 진행해 생협의 존재를 자연스레 알리고 있다.

생협과 학생간 의사소통의 단절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현재 생협은 매장마다 소리함을 만들어 학생들의 의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의견 접수가 미비하고, 생협 홈페이

▲ 조선대 생협은 다른 대학의 생협과는 달리 학생과의 소통이 원활한 편이다. [그래픽:진선영 기자]
지 게시판에는 학생들이 게재한 질문에 대한 답변을 찾기 힘들다. 심지어 게시판에는 광고성 글들이 난무해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는 학생들이 의문사항이나 건의사항을 게시판에 올리면 운영자가 바로 답변을 주는 조선대 생협의 모습과 대조적이다.

한편 일본의 대학 생협은 학생들이 집을 구할 때 보증을 서주거나 보험·택배 업무를 담당하고 인근 지역의 체육관과 연계해 저렴한 가격으로 체육과 이용권을 판매하는 등 다양한 사업으로 학생들을 만족시키고 있다. 오토바이·노트북 등 학생들이 원하는 다양한 물품을 구비해 판매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와세다대 유학생 하승민(법학·2)씨는 “기본 가입비가 15만원 정도로 비싸지만 본전이 아깝지 않게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 학교 뿐 아니라 우리나라 대학 생협들은 대체로 매정서정기념품점 등 주력사업이 판매업에 국한돼 있어 학생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지 못하는 실정이다.

현재 재학생의 90% 이상이 조합원인 연세대 생협은 한해 순익만 10억이 넘는다. 이를 모아 학생장학기금 45억을 마련했고, 올 5월 학생들을 위한 후생복지관을 건립할 예정이다. 반면 우리 학교 생협은 2003년 약 1억9천만원, 2004년 약 1억7천만원으로 타대에 비해 저조한 순익을 나타내고 있다.

우리 학교 생협 이숙경 상무이사는 “생협을 많이 이용할 수록 학생들이 받을 수 있는 장학금과 복지시설은 늘어나게 된다”며 생협의 활성화가 학내 복지 향상 등 학생들에게 긍정적 결과로 돌아온다는 것임을 설명했다. 이처럼 생협·학생·조합원의 삼박자가 조화를 이룰때 진정한 ‘협동공동체’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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