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알람이 날 깨우지만 눈을 뜨기가 싫다. 째깍째깍. 돌아가는 시계바늘을 부러뜨리고싶은 심정이다. 창문으로 새어들어오는 겨울햇살은 왜 그리도 나른한지...

그러나 난 일어나야 한다. 보이지않는 손으로 내 허리를 감싸안는 저 침대의 유혹을 뿌리치고 천근만근 내 몸을 화장실 세면대까지 안전하게 데려다놓아야 한다. 아, 정말 더 자고싶어서 눈물이 난다. 흑흑흑.

학보사 방학 일정을 지내는 동안 아침마다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른다. 아침에 과외 아르바이트를 하고 12시까지 출근하려면 적어도 오전8시에는 일어나야 했다. 하지만 이미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게 익숙해진 나의 라이프스타일은 쉽게 바뀌는게 아니었다.

특히 일찍 자는건 이상하게 어려웠다. 밤마다 컴퓨터 앞에 앉아서 MSN과 싸이월드를 하다보면 어느새 훌쩍 새벽 4시. 그때가 되서야 주섬주섬 잠들어서 4시간 겨우 자고 일어나려니, 하루종일 내 눈에 졸음이 그득한건 당연했다.

평일에 쌓인 피로를 풀기 위해 주말엔 죽은듯이 잠만 자고. 그래서 평소에 졸기도 참 많이 졸았다. 전체교육 시간에 자다가 나중에 한 선배언니한테 한마디 듣기도 하고, TR 중에도, 회의시간에도 중간중간 졸기가 일쑤였다. 결국은 수습평가 시간에 그 부분에 대해 지적을 받고 말았다. 아무도 모를 줄 알았는데 역시 선배들 눈은 예리하다.

느슨하기만 했던 나의 생활이 학보사로 인해 갑자기 빡빡해지면서 위와 같은 진통을 겪긴했지만, 이제는 제법 익숙해진 것 같다. 워낙 잠이 많기로 유명한 내가 하루 5∼6시간만 자고서 꿋꿋하게 하루를 버텨내는걸 보면 말이다.(물론 아직도 주말엔 기절한 애처럼 잔다.^^;)

이것이 학보사가 내게 준 첫번째 변화가 아닐까 한다. 풀린 나사 마냥 나태한 나를 한껏 조여주는 학보사. 이 안에서 눈코뜰 새 없이 바쁘게 살아갈 2년을 상상하니 행복한 한숨 섞인 기대가 부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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