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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 이대학보 | 2015-09-21 00:07

진도 7.9. 반경 수백 킬로미터에 ‘심한 피해’를 줄 수 있는 강진이 네팔을 뒤흔들었다.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고, 그보다 더 많은 사람이 가족을 잃었다. 사망자 수는 지금 이 순간까지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네팔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1일 오전9시 기준 사망자 수는 약 6100명이다. 본지는 네팔에서 우리나라로 와 본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유학생을 만나 현지인의 입을 통해 현지 상황에 대해 들었다. 남의 얘기로만 느껴졌던 현지의 상황을 실제로 들으니 상황은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광장도 힘없이 무너졌다. 구호의 손길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세계 곳곳에서 네팔을 향해 구호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페이스북 설립자 마크 주커버그(Mark Zuckerberg)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시작한 네팔 구호 성금 모금은 이틀 만에 1000만 달러(한화 약 107억 원)를 돌파했다. 유니세프(UNICEF),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 등 세계적인 구호단체에서도 모금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에서도 곳곳에서 이러한 구호의 손길을 내밀고 있지만 아직은 부족한 상황이다. 2011년 일본에서 발생했던 강진과는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당시 본교 내에서도 활발한 모금활동이 이뤄졌던 것과 비교하면 관심이 부족하다. 아무래도 물리적 거리가 심리적 거리로 이어지는 모양이다. 그러나 네팔에도 우리 교민이 있으며, 네팔로 수학여행을 떠난 우리나라의 어린 학생들도 있다. 히말라야로 등반을 떠났던 우리나라 대표 산악인인 김홍빈 대장도 지진으로 인해 눈사태를 겪고 고립됐다가 4월30일 카트만두로 돌아왔다. 비슷한 시기 등반을 했던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봐주길 바란다. 당장 본교 안에만 해도 네팔 학생이 있다. 작은 관심에도 감동하며 이화인의 손길을 간절히 바라는 이가 있다. 본지와 인터뷰를 한 네팔 출신 유학생 프라단 에라(경제·13)씨는 모금 활동에 도움을 주겠다는 본지의 연락을 받고 큰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한 때 대외활동이나 팀플을 함께 했던 학생들에게도 위로와 추모의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이러한 작은 관심, 10원의 적은 돈이라도 건네준다면 네팔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구촌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은 시대다. 네팔은 멀지 않다. 네팔의 상황에 조금 더 귀 기울이는 이화인이 되기를 바란다. Pray for Nepal.

사설 | 이대학보 | 2015-05-04 13:31

‘세월호 1년, 이제는 안전이화’ 기획이 1494호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본지는 지난 4주간 본교의 안전 교육 실태, 실험실 및 실습실 안전 상태, 비상구 실태 등을 면밀히 조사하고, 개선해야 할 점을 지적했다. 이번 호에서는 교내·외 안전 전문가 5명과 함께 학내 안전 문제 개선 방안, 안전 문제와 관련한 대학의 사회적 역할 등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지난 4주간 본지가 살펴본 이화의 안전 의식은 무척이나 실망스러웠다. 조형예술대학(조예대) 실습실에는 인화성 가스통이 아무런 주의 사항도 없이 놓여 있었고, 실험실의 화학제품은 명확한 표시도 없이 보관돼있었다. 몇몇 건물의 비상구 또한 의자, 책상 등으로 가로막혀 비상 시 대피가 불가능했다. 위기 상황 발생 시 생명의 문으로 기능해야 할 비상구가 학생들의 짐 보관소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만난 본교 구성원들 또한 안전 교육을 단순한 ‘선택’의 문제로 바라봤다. 작년 4월 세월호 참사에서 우리가 무엇을 깨달았는지 다시금 되새겨야 할 때다. 안전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가 매일 걷는 정문 앞에서도, 수업을 듣는 강의실 안에서도, 2호선 지하철에서도 안전사고는 언제나 발생할 수 있다. 설마하지 말고 내 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안전과 관련한 문제에서는 긍정적 의미의 ‘설레발’을 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본지가 주최한 좌담회에서 안전 전문가들은 대학 안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안전 수칙 여럿을 제안했다. 수업 중 가상 대피 훈련을 진행하거나, 수업 시작 전 학생들이 교수를 통해 안전 교육 동영상을 시청하게 하고, 학내 언론에 사고 사례를 반복적으로 노출시켜 경각심을 갖게 하는 등의 방법이다. 한 전문가는 조예대 실습실에서 식사를 하는 것과 같이 매우 일상적인 행동 또한 안전 수칙에 위배된다는 점을 지적하며 잘못된 생활 안전 상식을 바로잡을 것을 조언하기도 했다. 위와 같은 안전 수칙을 생활화하기 위해서는 전제해야 할 사항이 있다. 바로 이화 구성원의 동의다. 교내 기관이 주도해 안전 교육 횟수를 늘리고, 안전 수칙 생활화를 장려하는 등의 일방향적인 방법으로는 안전 이화를 만들 수 없다. 학생, 교직원, 교수 등 이화의 구성원 모두가 안전 의식을 생활화할 때 비로소 쌍방향적 소통이 가능하다. 세월호 참사와 같은 가슴 아픈 일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생각하고, 실천해야 한다. 이화의 안전의식이 롱런(Long run) 가능하길 바란다.

사설 | 이대학보 | 2015-04-06 19:38

본교 제47대 총학생회(총학) 보궐선거가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됐다. 개표 가능 투표율인 50%를 겨우 넘긴 50.8%의 투표율을 기록하며 길었던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총학이 뽑힌 것을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 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이 본교 학생 자치의 씁쓸한 현주소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계속된 '한집 선거', 낮은 투표율, 중앙보궐선거관리위원회의 허술한 선거 관리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번 제47대 총학 보궐선거에는 작년 11월 진행된 제47대 총학 선거에서 당선됐다가 정후보가 학사경고 누적으로 제적되면서 해산한 '함께이화' 선거운동본부(선본)의 손솔 부후보가 단일 선본인 '이화답게'의 정후보로 출마했다. 손솔 부후보가 함께이화 선본의 해산에 큰 잘못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사태에 대한 '책임'을 함께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던 부후보가 다시 정후보로 출마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게다가 작년에도 지적됐던 '한집 선거' 논란은 이번 보궐선거에서도 계속됐다. 손 정후보가 다시 나온 것과, 함께 나온 부후보 역시 이전 총학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다는 점, 그리고 '함께이화' 선본을 비롯해 이전 선본과의 공약의 유사성 등이 그 예다. 학생대표로 구성된 중앙보궐선거관리위원회의 허술한 선거 관리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는 구체적이지 않은 선거시행세칙과도 연관이 있었다. 총학생회선거시행세칙에 나와있는 검표 규정은 9개에 불과하다. 무수히 많은 예외 규정에서 중앙보궐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나치게 융통적인 기준을 보여줬다. 작년 703표에서 621표 줄어든 것이자, 최근 10년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여준 82표의 무효표가 이를 반증한다. 투표율 산정 과정에서도 관리의 허점이 드러났다. 투표율 산정 기준이 선거시행세칙에 정해져 있지 않아 내부적으로 혼란이 있었던 것이다. 중앙보궐선거관리위원회는 본지 기자의 지적이 있은 후에야 투표율 산정 기준을 정정하고 작년과 똑같은 기준으로 바로잡았다. 이같이 철저하지 못한 선거 과정은 학생들의 신뢰를 낮춰 학생 자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제는 중앙운영위원회로 활동하게 될 총학 당선자를 비롯한 학생대표들은 이와 같은 문제점을 반성의 계기로 삼아 앞으로 좀 더 투명하고 철저한 자치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신뢰'를 얻어야 할 것이다.

사설 | 이대학보 | 2015-03-30 19:05

본교 정문을 나서면 ‘대학’의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이대역에서 정문, 정문에서 신촌 기차역까지 이어지는 골목 곳곳은 이미 중화권 관광객을 위한 상점과 시설들로 가득 차있다. 화장품 가게 직원은 손님을 끌어 모으기 위해 중국어로 가게를 홍보하고, 홍보 포스터 또한 중국어로 가득하다. 관광버스에서 무리 지어 내린 중화권 관광객들은 쇼핑을 즐기기 바쁘다. 실제 본지 조사 결과도 이를 입증한다. 17일~18일 본교 앞 화장품 가게, 레지던스 오피스텔 등을 조사한 결과, 본교 정문에서 신촌 기차역 사이에 있는 1층 상점 109곳 중 33곳(약 33.3%)이 중국어 포스터를 내걸고 있었으며 이 중 31곳은 화장품 가게였다. 약 93.9%에 달하는 수치다. 정문 앞 화장품 가게에 따르면 중화권 관광객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곳도 있다. 주거 공간도 마찬가지다. 중화권 관광객의 폭발적인 숙박 수요에 맞춰 본교 앞에는 단기 숙박이 가능한 레지던스 오피스텔 등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하루 평균 200명의 관광객이 머물 정도로 인기가 좋다. 이는 최근 몇 달 간의 문제가 아니다. 본지가 이번 호에서 이 문제를 주목한 이유기도 하다. 2008년부터 중국의 해외여행 자유화가 시작되면서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 수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중화권 관광객 600만 명 시대로 진입한 것이다. 이 중 본교 앞은 그들의 필수코스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본교 앞 거리에 더 이상 이화인은 없다. 본지가 이번 기획 기사를 준비하며 만난 이화인들은 “학교 앞 가게에 물건을 사러 갔으나 관광객들에 밀려 문전박대 당했다”, “늦은 밤, 오피스텔에 투숙하는 관광객들의 소음으로 불편을 겪었다” 등의 강한 불만을 내비쳤다. 급속한 변화로 대학 생활의 로망을 잃었다는 학생도 있었다. 본교 앞 거리는 더 이상 대학가로 기능하지 못한다. 대학가의 특수성을 잃었기 때문이다. 과거 만남과 소통의 장으로 기능했던 본교 대학가는 중화권 관광객의 쇼핑과 투숙에 그 자리를 내어준 지 오래다. 실과 득의 논리에서 우리는 뭐라 할 말이 없다. 학생은 ‘돈 안되는’ 손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학가는 대학이 있기에 더욱 의미 있는 법이다.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대학, 지역 사회, 시민이 함께 고민해 이화인도 있고, 관광객도 있는 대학가가 조성됐으면 한다.

사설 | 이대학보 | 2015-03-23 19:34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약 1년이 지났다. 길거리를 가득 메웠던 노란 리본 물결과 추모 행렬은 줄어들었지만, 그 날의 참사는 우리에게 ‘안전’의 중요성을 다시금 상기시켰다. 본지 또한 단순히 안전 의식을 제고해야한다는 의식적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실천하는 안전이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4주에 걸친 ‘세월호 1년, 이제는 안전이화’ 연재를 기획했다. 이번 주 본지가 주목한 안전이화 그 첫 번째 주제는 본교의 안전 교육 현황이다. 하지만 그 결과는 무척 실망스러웠다. 본교 총무처 총무팀은 매 학기 신입연구활동종사자와 정규연구활동종사자(실험·실습과목을 수강하는 학부생, 연구활동종사자)를 대상으로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었지만, 해당 수업 교수에게 자율적으로 교육 불참에 관한 제재를 맡기는 등 안전 교육에 대한 강제성을 부여하지 않고 있었다. 심지어 작년 2학기에는 교육 대상자의 반발이 심하다는 이유로 기존 불참자에게 주어지던 도서관 출입 및 대출 금지 제재를 없애기도 했다. 구성원의 안전보다 불편이 우선인 참 ‘이상한’ 제재 완화 조치다. 소방 교육훈련 또한 마찬가지다. 총무처 총무팀은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연 2회 진행되던 소방 교육훈련 횟수를 연 4회로 늘렸지만, 여전히 한계는 있다. 교내 구성원 모두가 필수적으로 참여해야한다는 조항이 마련돼 있지 않고, 가상 대피 훈련도 학과 수업이 진행되지 않거나 거의 없는 본관, 종합과학관 C동 등에서 진행되기 때문이다. 만약 유동인구가 많은 이화·포스코관, 학생문화관 등에서 화재가 발생한다면 학내 구성원들은 소화기가 어느 곳에 있는지, 비상구는 어디인지 알 도리가 없다. 느슨한 본교의 안전 교육 행태는 수치상으로도 나타났다. 총무처 총무팀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1학기(2월~4월) 진행된 실험실 안전교육 수료율은 81.0%였지만 작년 2학기(8월~11월) 실시한 교육에선 64.7%로 16.3%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안전에 취약한 실험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특별안전교육은 재작년 8월 66.0%에서 작년 10월 47.1%로 18.9%포인트 떨어졌다. 세월호 참사 이후 오히려 수료율이 떨어진 것이다. 이는 비단 미흡한 학교 제도만의 문제는 아니다. 안전 교육을 선택의 대상으로 삼는 본교 구성원의 인식부터 개선해야 한다. 제2의 세월호 참사를 막고, 안전이화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학교와 학생의 긴밀한 안전 협력이 필요하다.

사설 | 이대학보 | 2015-03-16 12:08

세월호 참사 이후 200일이 넘는 시간이 지났다.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담양 펜션 화재, 장성 노인병원 화재, 환풍기 붕괴사고 등 올해에는 인명 피해를 수반한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는 해였다. 비통한 참사를 겪은 후에야 국가 전체가 안전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우기 시작했고, 전국적으로 안전 문제를 개선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본교 또한 얼마 전 학내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 문제가 대두됐다. 그러나 여전히 이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은 미비한 수준이며, 특히 학교 차원에서의 안전 개선 노력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본교 캠퍼스 내의 도로는 사유지로 구분되기 때문에 도로교통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이러한 학내 도로에서의 안전은 학교 차원에서 관리하고 신경 쓰지 않는 이상 그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은 것이다. 학내에서 과속을 하는 차량을 법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이 역시 학교 차원에서 관리를 담당할 수밖에 없다. 본교의 도로가 경사가 많고 좁은데다 신호체계가 없이 횡단보도만 있기 때문에 안전 관리가 필수적인 상황이지만 넓은 캠퍼스 전체에 배치된 안전 요원은 고작 10명에 불과하다. 이들 마저도 근무시간이 오후6시까지여서 이후가 되면 학생들은 완전히 무방비 상태가 된다. 이러한 위험 상황에도 불구하고, 학교의 대처는 미진하기만 하다. 기숙사 신축 공사 때문에 공사 차량이 오가는 상황을 고려해 안전 요원을 5명 증원하기는 했지만, 이 외에 부차적인 안전 개선 노력은 여전히 ‘계획’으로만 존재하고 있다. 학내 안전사고에 대해서도 단순히 한 번의 공지사항으로만 학생들에게 주의를 줬을 뿐, 이외의 안전 대책은 전혀 마련하지 않았다. 안전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주의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학생 개개인의 주의도 물론 중요하지만, 학교 차원에서 먼저 안전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계획 속에만 존재하는 과속방지턱 설치, 보행로 확보 등의 방안을 구체화시켜야 하는 것은 물론, 신호등 설치 등의 방안에 대해서도 고려해봐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교가 꾸준히 안전 문제 개선 및 안전 의식 함양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학생들의 안전 의식 개선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학생 개개인에게 “노력하라”는 말에 그칠 것이 아니라, 솔선수범하여 안전 문제를 개선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사설 | 이대학보 | 2014-12-01 20:33

제47대 총학생회(총학) 선거는 두 개의 의미로 뜨거웠다. 3년 만에 이뤄진 경선으로 학생들은 오랜만에 캠퍼스 곳곳에서 두 개 선본의 유세를 지켜볼 수 있었다. 함께 이화, Moving 이화 두 선본은 모두 각자의 선본 명이 적힌 피켓을 흔들며 ‘학생이 중심이 되는 학교’를 만들겠다고 외쳤다. 이 때문일까. 매해 연장을 거듭하던 총학 선거는 18일~19일 제 시간에 개표 가능 투표율 50%를 넘겼다. 이번 총학 투표의 또 다른 뜨거움은 후보자 자질 논란이다. 함께 이화 선본은 정후보의 성적 기준 미달로 학교 측과 마찰을 겪었고, Moving 이화 선본 또한 정후보 소속 단대에서 학생회비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러한 선거 잡음에도 불구하고 20일 이뤄진 개표 결과, 함께 이화는 약 72.31% 득표율을 얻어 제 47대 총학생회에 당선됐다. 재적인원 1만 2716명 중 7981명(약 54.23%)의 이화인이 투표권을 행사했고, 함께 이화는 72.31%의 득표율로 차기 총학생회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투표권을 행사한 이화인 10명 중 7명이 함께 이화 선본에 지지표를 던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선거 모습을 보며 ‘한 집 선거’라는 단어가 생각나는 건 왜일까. 지난 선거와 비교해 ‘경선’으로 선거 형태 차원의 차별화에는 성공했지만, 당선 선본과 기존 총학의 성격은 무척이나 닮았다. 함께 이화 후보 이력 란에는 제45대 총학생회 ‘우리이화’ 연사국원, 제46대 총학생회 ‘시너지이화’ 대학구조조정대응팀장, 선전소통국장 등 총학 집행부 활동 내역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다. 또한 이들이 내세운 공약인 민주적 등록금심의위원회 구성, 학생식당 개선요구, 절대평가제 도입 등은 기존 총학의 공약과 차별화된 점을 전혀 찾을 수 없다. 작년 시너지 이화가 내세웠던 대표 공약 6개 중 상당수가 우리 이화가 내걸었던 공약과 흡사해 일부에서 비판 여론이 일었음에도, 공약 답습 관행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다. 물론 총학 집행부 출신 선본에게 순기능이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보다 가까이서 총학의 모습을 지켜보며 필요한 자질, 개선해야 할 점 등을 누구보다 절실히 깨달았을 것이다. 하지만 ‘한 집’에 있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바라 볼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점을 명확히 인지해야 한다. 당선 총학은 ‘한 집 출신’의 순기능을 살려 매서운 눈으로 본교의 상황을 살피고, 이화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유권자였던 학생들 또한 스스로 ‘총학 감시인’이라는 점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사설 | 이대학보 | 2014-11-24 11:32

2015년 이화인의 목소리를 대변할 학생 대표를 뽑는 투표가 18일(화)~19일(수)까지 실시된다. 학생들은 이 기간 중에 총학생회를 비롯해 단과대학(단대), 학과 대표를 뽑게 된다. 올해는 특히 3년 만에 총학생회(총학) 선거가 경선으로 치러질 예정이기에 그 의미가 더욱 크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지난 2년간 단선이었다는 점이 학생 자치에 무관심한 학생들의 모습을 반영했다는 생각에 씁쓸해진다. 취업 등의 이유로 학생의 입후보만이 아니라 학생회 활동 자체에 관심이 꾸준히 떨어진 것이다. 투표율이 낮은 것은 고질적인 문제다. 선거 효력이 발생하려면 제적수의 과반수가 투표를 해야 한다. 최근 5년간 본지 보도에 따르면 투표율은 50% 대를 가까스로 넘기기 일쑤였다. 그나마 조금씩 증가세를 보이던 투표율도 재작년부터 다시 하락하기 시작했다. 단대 및 학과 선거의 경우는 더욱 열악한 실정이다. 투표 기간이 연장되는 건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또 투표함을 들고 다니며 투표를 권하는 이동투표가 행해지기도 한다. 사회에서도 대통령 선거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국민들도 나라를 이끌 대통령뿐 아니라, 시·도를 이끌 대표에게도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실현이 바로 지방자치제며, 지방자치의 확대는 민주주의의 발전과 직결된다. 교내에서 지방자치의 기능을 하는 것은 단대 학생회, 더 작게는 학과 학생회다. 이들은 총학이 미처 신경 쓰지 못하는 각 단대의 세세한 문제를 총학에 전달하고 총학에 권력이 집중되는 것을 막음으로써 이화 내 민주주의 발전에 공헌한다. 이러한 면에서 매년 단대 학생회의 투표율이 총학 투표율보다도 낮다는 사실은 안타깝다. 총학 선거에 비해 선거 운동의 규모가 작고 경쟁이 치열하지 않다는 이유다. 그렇다고 느낌이나 이미지만으로 판단해 선출한다면 그 피해는 오롯이 다시 돌아온다. 학생들이 투표에 참여하는 것은 적극적으로 자유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학생 자치권 보장을 원한다면 자신들의 권익을 대변해줄 대표에 소중한 한 표를 던져야한다. 자유게시판에 학교에 대한 불만과 넋두리를 늘어놓는 것 보다 훨씬 현실적이고 적극적인 행동이 바로 선거 참여다. 잘못 선출되면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한다. 그 사이 발생하는 문제들은 정당하게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은 혹은 그렇게 선택한 유권자의 책임이다. 다가오는 선거에 관심을 아끼지 말자. 투표는 기본이다.

사설 | 이대학보 | 2014-11-17 13:52

“이화여대 같은 경우에는 졸업해서 장관급 이상 부인 되시는 분, 영부인이 된 분들이 좀 많아요? 그 사람들 공부할 때는 그렇게 어렵게 자취나 하숙해가면서 공부했더니 이제는 학교 재정이 커지니까 돈 있다고 그냥 아무 데나 막 때려 지으면 안 되잖아요.” 지난 10월16일 라디오 프로그램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연대-이대 기숙사건립대책위원회 이재복 회장의 말이다. 기숙사 신축에 앞서 그동안 학생을 위해온 임대업을 그만큼 배려해달라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2016년 2월 완공을 앞둔 본교 기숙사가 잡음에 시달리고 있다. 기숙사 신축을 반대하는 지역주민들이 반기를 들고 있는 까닭이다. 이들이 기숙사 신축을 반대하는 이유는 기숙사를 신축함에 따라 인근 상권에 해당하는 하숙과 임대업이 피해를 입기 때문이다. 지난 9월16일 본교 후문에서 진행한 시위로 처음 대두된 불만은 이후 일간지에 관련 광고를 기재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표출되기 시작했다. 개인주의가 만연한 요즘 사회를 고려했을 때, 백 단위를 훌쩍 넘는 지역단체들의 단합은 가히 놀라울 정도다. 그렇다면 과연, 이들의 주장대로 신축 기숙사는 학생과 자연, 지역주민 모두에게 피해를 주는 골칫덩이일까. 본교의 경우 현재 8.4%에 불과한 기숙사 수용률은 이번 기숙사 신축으로 20% 수준으로까지 확대된다. 지금보다 2344명이 추가로 기숙사에 거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싼 집값에 발을 구르고 있는 학생의 입장에서는 더없이 다행스런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오랜 기간 학생을 위해 일해 왔는데 이토록 억울한 처사가 어디 있느냐는 그들의 주장은, 얼핏 들으면 학교라는 거대자본의 피해자처럼 들리지만 그 바탕에는 철저한 지역이기주의가 깔려있다. 기숙사 신축을 곧 수입의 감소로 이해하는 그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논리를 따라가다 보면 학생들을 수입원 즉, 수익 창출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불편한 시각과 마주하게 된다. 이들이 강조했던 주장대로 학생들을 진정으로 생각했다면 그토록 계산적인 결과와 판단으로 이어져서는 곤란하다. 이러한 처사는 오히려 기숙사와 하숙을 이용하는 당사자인 학생들에게 부담과 실망감을 안겨주고 본인들에게도 떳떳하지 못한, 지역이기주의라는 이름의 부끄러움을 남길 뿐이다. 기숙사 문제로 얼굴을 붉히고 있는 지역단체 모두 기숙사의 진정한 주인이 누구인지 다시금 생각해보길 바란다.

사설 | 이대학보 | 2014-11-10 13:44

대학가가 성 소수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교내 성 소수자 단체의 포스터나 현수막이 고의적으로 훼손되는 등 호모포비아(성적 소수자에 대한 무조건적인 혐오와 차별)적 단체의 활동이 해를 더해갈수록 극성인 까닭이다. 이러한 사태를 방지하고자 고려대는 9월28일 총학생회칙(회칙)에 성별, 인종, 사상, 종교, 장애 등에 이어 차별 받지 않을 내용으로 성적 지향 및 성 정체성을 항목으로 추가했다. 지금까지 성 소수자 권리 보장 조항을 회칙에 명시한 대학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히 파격적인 행보라 할 수 있다. 고려대에 이어 한양대 역시 위축되는 성 소수자의 권리를 보장하고자 9월30일 교내 전학대회에서 성 소수자 단체를 총학생회(총학) 산하 중앙특별위원회로 인준한다는 처방을 내렸다. 뿐만 아니라 서울대, 연세대 둥 타대 성 소수자 동아리 역시 어엿한 정식 동아리로 인정받고 있다. 본교 내 성 소수자 권리가 제도적으로 보장된 것은 약 2000년대로, 타 대학에 비해 비교적 일찍 확립됐다. 본교의 대표적인 성 소수자 단체인 레즈비언인권운동모임 ‘변태소녀 하늘을 날다(변날)’가 2002년 공식 자치단위로 인준된 것이 그 시작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성 소수자의 권리 보장에 대해 마냥 청사진을 꿈꿀 수만은 없다. 성소수자 권리 보장이 제도적으로 확립되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에도 대학 내부의 인식은 아직까지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최근 고려대와 한양대가 보이고 있는 성 소수자 권리 보장 정책 역시 호모포비아가 교내 성 소수자 집단을 향해 불쾌감을 표시하면서 성 소수자들이 피해를 입은 사건이 발단이 됐다. 고려대 성 소수자 모임 ‘사람과 사람’의 경우 2월 성 소수자 신입생 환영 현수막을 도난당했고, 한양대 성소위의 신입 모집 입간판은 신원 미상의 인물에 의해 다리가 부러졌다. 본교에서는 비교적 최근까지도 이러한 사건이 벌어졌다. 실제로 10월22일 오후 10시경에는 신원 미상의 인물이 학생문화관(학문관)에 게시된 변날 포스터를 훼손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변날 포스터는 반 쯤 찢긴 상태로 쓰레기통에서 발견됐다. 여전히 성 소수자를 인정하지 못하고 그들을 향한 혐오감을 노골적으로 내비친 사건이었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는 아직까지 온전한 화음을 내지 못하는 제도와 인식의 문제점을 방증한다. 인식을 담아내지 못하는 제도는 의미가 없듯, 반드시 필요한 제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인식 역시 문제다. 둘 중 어느 한쪽이라도 균형을 이루지 못하는 순간, 제도와 인식의 평행선은 필연적으로 무너지기 때문이다. 단순히 대학가의 움직임에만 초점을 두고 반가워하기보다 성 소수자를 배려하고 존중하려는 인식이, 더 나아가 그들을 오직 관용과 보호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마음을 벗어나 공존의 대상으로 보려는 자세가 절실한 때다.

사설 | 이대학보 | 2014-11-03 1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