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룸, “지난해보다 실질적 공약 준비"∙∙∙학점포기제 도입과 시설 개선에 초점
편집자주 | 제58대 총학생회 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 본지는 지난 19일 제58대 총학생회 선거운동본부(선본) 스퍼트와 이룸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는 공통 질문 3개와 각 선본의 정책공약집을 토대로 구성한 개별 질문 6개로 이뤄졌다. 답변을 바탕으로 이룸이 생각하는 총학생회(총학)의 역할과 과제에 대해 들어봤다.
출마 계기는 무엇인가
정: 한 사람의 꿈, 가치와 가능성을 살리기 위해 출마했다. 우리대학의 영문 표기는 EWHA ‘WOMANS’ UNIVERSITY다. 영문 표기에서 드러나듯이 ‘한 사람 한 사람’ 개인의 가능성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룸 또한 개인의 변화가 결국 이화의 변화를, 더 나아가서는 세상의 변화를 이룰 수 있다고 믿는 마음으로 출마했다.
총학 임기 시작 이후 가장 시급하게 요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공약은 무엇인가
정: 학점포기제 도입과 시설 개선 두 가지를 가장 먼저 요구하고자 한다. 학점포기제는 학생들의 요구가 많지만, 학교 측과 협상 난이도가 높은 사안이다. 임기 초반부터 신속하게 요구하고, 여러 차례 협상을 거쳐 실제 도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또한, 우리대학에는 노후화된 건물과 시설이 다수 존재한다. 약학대학이나 조형예술대학 건물 보수부터 공과대학 휴게 공간 마련 등 시설 개선에 대한 수요가 많았기에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학점포기제 도입은 학교 측과 협상 난이도가 매우 높은 사안이다. 학교 당국이 지속적으로 반대할 경우 대안이 있나
정: 학점포기제 도입을 위해 학점 포기 신청 가능한 교과목과 최대 학점, 학점 포기 시 성적표에 해당 과목의 등급이 표기되는 방식, 최종 성적 계산 방식 등 고려해야 하는 사항이 많다. 학교 당국이 학점포기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한다면 현실적인 타협점을 찾을 생각이다. 서울 내에 학점포기제를 운영하고 있는 7개 대학의 사례를 살펴보고 세부적인 조건을 조정하는 것으로 대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등록금 동결 관련 공약이 없었는데,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 완화를 위한 계획은
부: 2025년에 등록금 인상이 이뤄진 만큼, 2026년에 추가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한다. 우리대학의 재정 현실을 인정하며 학생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등록금 인상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 우리대학은 2009년부터 2024년까지 등록금이 동결됐었다. 16년 동안 물가는 약 40% 상승했다. 물가가 오른 시간 동안 대학이 감당해 온 재정적 압박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올해 등록금이 3.1% 상승한 것은 급격하기보다는 불가피한 인상이었다고 본다. 등록금 인상분이 학생들의 혜택으로 이어지도록 노력하고, 장학금을 더 촘촘하게 설계하고 복지 분야 예산의 확대로 이어지도록 요구하겠다. 만약 학교가 추가 인상을 시도할 경우 이에 대해 반대할 예정이다.
대동제 예산 확보 공약의 구체적 실행 방안은 무엇인가
정: 2024년 축제준비위원회(축준위)에서 기획팀장으로 활동했었는데, 총학생회(총학)과 구분된 단체가 운영에만 집중하니 축제가 더 풍성해지는 것을 느꼈다. 축준위를 총학에 일원화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총학은 학생을 대표하는 공식적인 기관이니, 학교 및 동문과 협의를 통해 예산 확보 문제를 앞장서서 해결할 생각이다.
작년에 이어 동일한 후보로 재출마했는데, 작년에 비해 개선한 공약이 있나
정: 공약을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향으로 개선했다. 대표적으로 △국내외 인턴십 기회 확대 △교환교 확대 △해외 대학 단기 프로그램 활성화를 추진하고자 한다. 내년이 창립 140주년인 만큼 이화학당 행사도 기획하고 있다. 학교와 학생, 동문까지 이화의 가족 구성원이 한자리에 모여 자부심 있는 역사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방향성을 모색해 나가는 행사가 될 수 있도록 기획하고 있다.
총학의 사회적∙정치적 역할은 무엇인가
정: 대학은 다양한 의견이 공존하는 자유로운 토론의 장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학을 뜻하는 영어 단어 ‘university’가 라틴어 ‘universitas’에서 유래했다고 알고 있다. 모든 구성원이 함께하는 공동체라는 의미다. 반면, 정당을 뜻하는 단어는 ‘party’인데 이는 특정 입장에 있다는 ‘part’에서 유래한 것이다. 구성원들이 각자의 입장을 표현할 수 있는, ‘university’에 걸맞은 공간을 만드는 것이 총학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지난 2월 탄핵 반대 시국 선언 당시 외부 남성 세력이 교내에 유입된 사건과 관련해 이룸 정후보와 부후보가 해당 집회에 참여했던 점을 두고 비판이 제기된다. 이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부: 외부 남성 유튜버를 교내로 불러들인 것은 사실이 아니다. 그들이 교내에 들어와 폭력을 행사한 것은 시국선언 이후 자료로 확인했다. 탄핵 반대 시국 선언 주최 측이 따로 있고 정후보와 부후보는 해당 시국 선언에 개인의 신분으로 참여해 정치적 의사를 표현한 것이다. 학생이 학교에서 탄핵에 찬성하든, 반대하든 자유롭게 의견을 표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탄핵 반대 시국 선언 주최 측에서 전해 들은 바에 따르면, 해당 집회는 경찰에 집회 신고를 한 합법적인 집회였고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 탄핵 반대를 외치려고 노력했다. 탄핵 반대 측도 신고된 집회를 방해하는 탄핵 찬성 외부 세력에 의해 교내에서 신체적 폭력을 당하기도 했다.
보수 성향의 기독교 단체 소속 이력으로 인해 퀴어 차별 등 보수적 가치관이 학생사회에 반영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성소수자를 포함한 모든 학우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어떤 운영 원칙을 마련하고 있는가
정: 이룸은 성소수자를 포함해 모든 학우들의 권리 보장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성소수자 집단을 배제하거나 차별하는 정책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다. 총학은 학생들의 의견과 민주적인 절차를 기반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퀴어퍼레이드에 총학 이름으로 참여하는 것에 대해서도 의견을 충분히 듣고 결정할 것이다. 총학 주관 권리문화축제 라라페(Right Light Festival)는 권리·자치 단위에서 자유롭게 기획 및 운영하도록 권한을 이전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