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채플로 인해 변경된 채플유세 방식…중선관위와 교목실 입장 엇갈려

학생처 학생지원팀 "비협조 주장 유감"

2025-11-23     최영서 기자
제 58대 총학생회 선거운동본부 ‘스퍼트’가 채플 직후 대강당 계단에서 공약을 소개하며 유세를 펼치고 있다. 채의정 사진기자

채플에서 총학생회 선거운동본부가 학생들에게 공약을 홍보하는 ‘채플유세’ 방식이 변경됐다. 작년과 달리 대강당 무대 아래 계단에서 채플유세가 진행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중선관위)는 협의 과정에서 교목실과 학생처 학생지원팀의 태도가 비협조적이었다며, 이는 학생자치에 대한 위협임을 규탄하는 대자보를 14일 게시했다. 교목실은 무용채플으로 인해 방식 변경이 불가피했고, 채플유세를 위한 충분한 대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학생지원팀 또한 중선관위의 비협조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교목실은 채플유세 방식이 변경된 이유로 무용채플에 참여하는 무용수의 안전을 꼽았다. 맨발로 무용채플에 오르는 무용수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모래 알갱이나 흙, 혹시 신발에 묻어 있을 이물질”로 인해 부상을 입지 않도록 채플유세 장소를 대강당 무대 아래로 제한했다는 것이다. 이어 무용수들이 대기 공간으로 사용하는 대강당 무대 뒤 공간에서 “선거운동원들이 급히 뛰어나오고 들어가는 것은 안전상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강당 무대 아래 계단이라는 대안에 대해서는 입장이 갈렸다. 교목실은 무대 양측에 있던 계단을 이동시켜 중앙계단과 붙여 사용하면, “가장 높은 위치를 기준으로 (무대와) 약 15cm 단차 밖에 나지 않아 채플유세 진행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중선관위는 이어 붙인 이동식 계단 위에서 선거운동원이 채플유세를 진행하는 방식은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중선관위는 교목실이 섬세한 대안을 제공했어야 한다고 봤다. “(채플을 진행하는) 교목이 입퇴장하는 공간인 무대 가장자리를 내어주거나, 간이무대를 설치하는 방안을 준비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목실에 “신발을 벗고 무대에 오르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거절당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17일 오전10시 채플에는 선교장학생이 중선관위가 언급한 무대 가장자리에 맨발로 올라 가창하기도 했다.

채플유세와 무용채플 주간이 겹친 것에 대해서도 이견이 있었다. 교목실은 무용과의 일정을 최우선으로 두고 개강 전에 무용채플 주간을 정해 9월8일 채플 일정을 전체 공지했기 때문에, 10월 말 이뤄진 중선관위의 항의로 이를 변경할 수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협조가 가능하면 협조하는 것이지 선거 기간을 미리 대비해 교목실의 학사일정을 연동하고 기획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교목실은 채플유세 기간을 미리 인지하고 대비할 수 있게 “직전 학기 말에 (중선관위가) 학생처를 통해 공문을 접수했다면, 일정 조정을 고려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협조는 상호적이어야 하는데 일방적인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규탄의 대상이 되는 것은 유감스럽다”고도 덧붙였다. 중선관위는 제52~57대 총학생회 선거 채플유세는 모두 11월 셋째 주에 진행돼 일관성 있는 일정이었음을 강조했다. “최소 6년 이상 유지된 학생자치 일정을 고려하지 않고 채플 일정을 계획한 것”이기 때문에 이를 선거권 및 자치권 위협으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채플유세 일정을 바꾸는 방안에 대해 중선관위는 선거운동본부(선본) 등록 직후 채플유세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일정을 앞당기면 선본의 준비 시간이 부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양측 선본이 변경하지 않기를 원해 일정을 유지했다고도 덧붙였다.

학생지원팀은 중선관위의 비협조 지적에 유감을 표했다. 학생지원팀은 10월22일 중선관위로부터 채플유세 협조 요청을 접수했고, 10월23일 교목실에 협조 공문을 발송했다. 무대 사용 불가를 통보받은 중선관위가 학생처에 항의 방문하자 학생지원팀은 학사일정 조정이 불가하다는 점을 안내했고, 교목실에 대안 검토를 재요청했다. 무용채플로 무대 사용이 어려운 상황에서 “합리적인 협의점을 찾기 위해 교목실에 대안을 적극 요청”했으므로 ‘학생처가 조력하지 않았다’는 중선관위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중선관위는 학생지원팀이 “학생들이 교목실과의 논의 의사를 표하자 이제부터는 학생지원팀을 거치지 않고 교목실과 직접 소통하라고 말하는 등, 총학생회 및 학생들의 건의를 대학 본부 측에 전달하고 소통하는 학생처의 역할을 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