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타고 독일행] 독일에서 공부하는 묘미는 바로 이것
방문학생이든 교환학생이든, 독일에서 시간을 보내게 된다면 수업을 듣는 것 외에도 추천하고 싶은 것이 있다. 바로 독일 내 수많은 도시를 틈날 때마다 다녀보는 것. “독일 여행은 당연히 많이 다닐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수업이 있는 날에는 수업을 듣고 수업이 없는 날에는 독일을 벗어나 다른 나라로 여행을 다니면, 독일 내 지역을 구석구석 다니기에는 시간이 여유롭지 않다. 하지만 여유롭지 않다고 했지, 시간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한 달 동안 주어진 주말은 네 번이다. 즉, 주말마다 매번 다른 도시들을 탐방하기만 해도 색다른 풍경과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뜻이다. 많은 도시를 돌아다니진 않았지만 나는 독일 밖으로 나가는 큰 여행 일정 사이에, 주말 1박 2일의 독일 여행 일정을 넣어 돌아다녔다. 체력적으로 무리가 될 순 있어도 한정된 해외에서의 시간 속, 새로운 세상을 만나기 위한 일명 ‘뽕을 뽑는’ 노력이었는데, 결론적으로 보면 너무 좋은 선택이었다.
독일 내 도시들을 다양하게 맛보는 것은 정말 큰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보통 독일에서 공부하게 되면, 등록한 학교에서 고속열차를 제외한 독일 전역의 모든 교통수단을 탈 수 있는 도이칠란트 티켓(Deutschland Semester Ticket)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비록 이동 시 더 많은 시간과 환승이 수반되지만, 교통비를 ‘0원’으로 아낄 수 있다는 점에서 유학생에게는 매력적인 티켓이다.
도이칠란트 티켓을 사용해 떠난 첫 번째 여행지는 프랑크푸르트(Frankfurt)에서 조금 더 이동하면 있는 도시, 쾰른(Köln)이었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마르부르크(Marburg)는 프랑크푸르트 근교라 쾰른에 가기가 쉬운 편이었다. 그래서 쾰른의 경우 고속열차 대신, 도이칠란트 티켓만을 활용해 여정을 떠났어도 고속열차 이용 시간과 큰 차이 없이 다녀올 수 있었다. 환승 없이 2시간이 소요되는 교통비 8만 원의 고속열차와 환승 두 번에 3시간이 소요되지만 교통비가 0원인 도이칠란트 티켓. 많은 도시를 경험하고 싶던 나에겐 후자의 방법이 매력적이었다. 더불어 독일은 여행 일자가 다가올수록 티켓값이 배로 오르기에 미리 티켓을 사지 않은 즉흥 여행은 거의 불가능하지만, 도이칠란트 티켓을 사용하면 즉흥 여행이 가능한 장점도 있다. 타야 하는 기차에 그저 올라타, 도이칠란트 티켓을 보여주면 되기 때문이다.
도이칠란트 티켓을 활용해 두 번째로 떠난 도시 라이프치히(Leipzig)는 독일 하면 생각나는 음악가 바흐(Bach), 멘델스존(Mendelssohn), 슈만(Schumann)이 머물렀던 도시답게 그들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는 도시였다. 사실 독일 내를 다녀보고자 했던 이유는 각 도시에서 열리는 연주회에 참석하고 싶어서였는데, 여행을 떠날 때마다 각 도시에 존재하는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경험할 수 있어 매우 행복했다.
이렇게 느낀 바를 토대로, 그 도시에서만 열리는 행사를 경험할 목적으로 여행을 떠나면 좋다는 조언을 남기고 싶다. 실제로 내가 라이프치히에 방문한 이유는 11월2일부터 9일까지 열리는 멘델스존 페스티벌을 경험하기 위함이었다. 페스티벌 동안 멘델스존 음악을 많이 들을 수 있었고, 결론적으로는 뜻깊은 음악과 사람을 만날 수 있었기에 후회하지 않는다. 그리고 “라이프치히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왔다”는 사실에 뿌듯함도 느꼈다.
그래서 나는 시간이 난다면 집에 있기보다 떠나라고 말하고 싶다. 색다른 매력의 도시 풍경을 보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니 실시간으로 견문이 넓어지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이런 경험을 쌓으면 내 미래를 더 다채롭게 그려낼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음 여정은 베를린(Berlin)으로 생각하고 있다. 독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도시인 베를린도 사실 버스로 8시간이 걸리는 대장정이지만, 새롭게 만나게 될 베를린은 어떤 도시인지 기대가 된다. 없던 체력도 끌어와 움직일 힘이 생기는 것을 느끼며 나만의 순간을 만들 생각을 하니, 이 과정 자체가 그저 6개월 동안 보낸 유학 생활을 넘어 내 삶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이 되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앞으로 남은 독일 생활도 더 많은 묘미를 찾으며 즐길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