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을 위해 고민했던 한 해, 제57대 총학생회 스텝업의 여정
편집자주|제57대 총학생회 ‘스텝업’(총학)은 한 해 동안 이화인들의 관심과 지지 속에서 다양한 변화를 이끌었다. 특히 등록금 인상률 하향 조정, 월경공결제 정식 도입 등 이화인을 대표해 많은 요구안을 실현했다. 본지는 3일 임기 종료가 얼마 남지 않은 반지민 총학생회장(총)과 송수진 부총학생회장(부총)을 만나 1년 간의 공약 이행 성과와 총학 운영에 대한 소회를 들었다.
2025학년도 이화와 총학을 어떻게 평가하나
총: ‘꾸준함’이라는 키워드로 스스로를 평가하고 싶다.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도 지속적으로 같은 사안을 요구하며 변화를 이끌어내고자 했다. 특히 윤석열 탄핵의 경우, 4월까지 꾸준히 시위를 이어간 결과가 결국 탄핵으로 이어졌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는 학교 안팎에서 꾸준함을 증명한 한 해인 것 같다.
부총: 총학생회장이 사회를 맡았던 동맹 휴강을 비롯해 윤석열 탄핵 집회에 이화인이 정말 많았다. 이런 모습에서 항상 꾸준하게 행동하는 우리대학의 모습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반지민 총학생회장은 2년 간 부총학생회장과 총학생회장을 역임했는데, 공약을 연결성 있게 잘 수행했다고 보나
총: 감사하게도 많은 지지 덕분에 연임할 수 있었다. 총장이 바뀌는 시기다 보니 지난 총학에서 요구했던 △채플 개선 △수업권 △등록금 인상 반대 △대학평의원회 학생 위원 수 확대 등의 요구를 올해도 이어갔다. 그 결과 대학평의원회 학생 위원 수 확대 안건이 상정되기도 했고, 등록금 인상률도 낮게 결정되는 등 연결성 있게 운영했던 한 해라고 생각한다.
이행한 공약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공약은
총: 총장 간담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향숙 총장 취임 첫 해다 보니 올해의 행보가 남은 임기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했다. 이화인들의 목소리를 실질적으로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준비했다. 총장과 이화인의 적극적인 소통을 위한 시간이었기에, 그때 나왔던 반응들이 앞으로 학교 정책에도 많이 반영되리라 생각한다.
텀블러 세척기 설치도 기억에 남는다. 학교 재정이 들어가는 사안이라 설치 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있었는데, 올해 학문관에 두 대가 설치됐다. 종종 이화인들이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함을 느낀다.
부총: 등록금 인상 반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본관 밖에서 함께 필리버스터를 진행했던 이화인들과 다 같이 합심해서 이뤄냈던 등록금 인상률 하향 조정이 아니었나 싶다. 가장 후회 없는 공약이었고, 이화인분들과 같이 대동했다는 감각을 느꼈다.
반대로 학교 여건상 완전한 이행으로 이어지지 못한 공약도 있었는데, 다음 총학에서 가장 시급히 요구해야 할 공약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총: 등록금 인상안 반대가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학생 대표자가 되자마자 하는 첫 번째 사업이기도 하다.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가 1월 초에 열리다 보니, 임기가 시작되면 곧바로 등록금 논의를 하게 된다. 다음 총학도 등록금 인상을 막아낼 수 있는 대표자분들이 되기를 소망하고 있다.
부총: 마찬가지로 등록금 인상 반대 요구가 가장 급하다고 생각한다. 당선 직후 등심위 회의에 들어가게 되는데, 그 자리에서 이화인들을 잘 대변하는 총학임을 학교 당국에 온몸으로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다.
호크마 글로벌학부 신설로 외국인 유학생이 늘고 있다. 유학생들과의 소통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총: 언어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학사일정 게시물을 영문으로 업로드하고, 각종 게시물 하단에 영어 설명을 덧붙였다. 호크마 글로벌학부 신설 이후에는 초기 학교생활 지원을 위해 오리엔테이션 등을 행정실과 논의했고, 정기 협의체에서도 유학생 소통 창구 개설을 요구했다. 다만, 유학생 중에는 카카오톡을 사용하지 않거나 한국 전화번호가 없는 경우가 있어서 공식 소통 창구 마련에 어려움이 있다. 대신 학교 측에서 호크마 글로벌학부 홈페이지를 신설할 예정이라고 들은 바 있다. 유학생 관련 논의는 내년에도 계속돼야 하는 부분이라고 본다.
남은 임기 간 시행 예정인 공약이 있나
부총: 학내 노동자 간담회가 예정돼 있다. 학내 노동자들과 이화인이 함께 소통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한 자리다. 그리고 겨울 행사 사업으로 12월 중순 학문관 라운지에서 의류 기부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기부처로는 ‘아름다운 가게’와 지역 센터를 고려 중이다. 임기 종료를 앞두고 이화인들과 소통하는 2학기 간담회도 준비하고 있다.
윤석열 탄핵 정국 속에서 학생총회, 윤석열 구속 취소 규탄 학내집회, 동맹 휴강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왔다. 당시 총학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봤나
총: 그 시기 이화인이 무엇을 요구하는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80년대 민주화를 외치던 총학이 많았던 이유는 그 당시 대학생들이 민주적인 사회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시기에 맞는 목소리를 내는 총학이 중요한 게 아닐까 싶다.
다음 총학 후보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나 바람이 있다면
총: 2년 차다 보니, 항상 긴장감을 갖고 산다. 실수가 많았고 사과해야 할 일도 적지 않았다. 다음 총학 후보자들은 공약을 준비하는 과정부터 이화인을 많이 만나며 실현 가능한 요구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면 좋을 것 같다.
올해 많은 이화인들이 지지를 보내줬다. 대동제 때 알아보는 이화인도 있었고, 리플렛을 나눠주다 보면 “총학생회장님 아니세요?”라고 묻는 이화인도 있었다.(웃음) 많은 애정을 받았는데 그만큼 보답했던 1년인가에 대해서 항상 고민이 있었다. 차기 대표자는 애정을 받으면서 또 쏟을 수 있는 대표자가 되길 바란다.
부총: 결국 남는 것은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하고 노력했는가’였다. 이것이 가치 있는 대표자로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끊임없이 대표자의 역할과 마음가짐에 대해 고민하면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스텝업과 함께한 이화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총: 학교를 다닌 4년 중 2년을 대표자로 보내면서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많은 분들에게 지지받고 또 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자리에 앉을 수 있어 감사하고 뜻깊었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총학생회실 앞에 간식을 두고 가거나, 카카오톡 채널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는 이화인들도 있었다.
부총: 1년 동안 이화인들을 대표할 수 있어 감사하다. 요구안 달성은 총학만의 성과가 아니라, 이화인이 함께 만들어 준 결과라고 생각한다. 많은 관심과 기대가 있었기에 학교 당국도 변화가 있었다. 스텝업이 이화인의 학교생활에 조금이라도 활력을 줄 수 있었다면 그것으로 족할 것 같다. 학생 자치에 끊임없는 관심과 애정을 부탁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