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텝업 임기 막바지∙∙∙공약 달성률은 60%

2025-11-09     최정은 기자

제57대 총학생회 스텝업의 임기 종료까지 약 50일이 남은 현재 공약 달성률은 60%다. 완전히 이행한 공약은 24개, 이행했으나 완전히 달성되지는 못한 공약은 16개, 미이행 공약은 0개다. 총학생회(총학)은 △등록금 부담 완화 △수업권 개선 △대외 이미지 제고 △시설·생활환경 개선 △소통 강화 △고시·진로 지원 △문화 활동 증진 △권리·연대 실현을 포함한 정책에 40개 공약을 내걸며 출범했다. 본지는 총학의 선본 당시 정책 자료집을 바탕으로 공약 달성을 평가했다. 기사 발행 시기를 기준으로 완벽하게 달성된 공약만을 기준으로 공약 달성률(달성률)을 계산했다. 

 

대외이미지, 소통, 문화 분야 높은 이행률 .. 학생들 “실생활 속 변화 느껴”

달성률이 높은 분야로는 △대외 이미지 제고 △소통 강화 △고시·진로 지원 △문화 활동 증진 등이 있었다. 

소통 강화 분야에서는 정보 접근성과 학생 참여를 높이기 위한 정책이 추진됐다. 학생들과 학교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학생과 학교 간 직접 소통이 가능한 ‘총장 간담회’를 개최하고,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한 요구안을 전달했다. ‘카카오톡 채널 개편’과 ‘찾아가는 총학생회 부스 운영’을 통한 학내 소통 활성화도 이뤄졌다. 학내 소식에 대한 접근이 어려운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정책으로는 교내 게시물 영문 설명 및 QR코드 번역이 새롭게 실시됐다. 

진로·고시 지원 분야에서는 전용 공간 마련과 프로그램 확충이 이루어졌다. 총학은 로스쿨 진학 준비생을 위한 ◆포스트리트 지원 확대를 학교에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이화·포스코관 7층에 로스쿨 및 국가고시 준비생을 위한 전용 라운지가 마련됐고, 면접과 자기소개서 특강 등의 진로·진학 프로그램이 확대됐다.

권리·연대 분야에서는 학생의 권리 보장과 포용적 캠퍼스 조성을 위한 변화가 이어졌다. 올해 1학기 시범 운영되던 월경공결제가 이번 학기 정식으로 도입돼 제도적 진전을 이뤘다. 민아영(작곡·24)씨는 “학생의 일상에 직접적인 변화를 가져온 월경공결제 공약이 가장 와닿았다”고 말했다. ECC 점자블록 설치 등 베리어프리 공약도 실현됐다. 이화김밥에는 비건 메뉴가 추가되는 등 비건 학생을 위한 환경이 조성됐다. 신연우(국문·24)씨는 교환학생 교류 동아리에서 활동한 경험을 언급하며 “한국은 비건 메뉴가 다양하지 않아 주변 비건 교환학생들이 메뉴 선정에 어려워하는 모습을 자주 봤는데, 이화김밥에 비건 메뉴가 생겨 어려움이 해소됐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총학은 교내 현안뿐 아니라 학교의 대외적 위상 제고를 위한 공약 이행에도 힘썼다. 대외이미지 개선을 위한 온라인상의 학교 명예 보호를 위한 제도도 새롭게 마련됐다. 총학은 기존 이화에 바란다의 제보 기능을 개선한 악성게시물 신고센터 신설을 추진해 홍보실 대응 절차의 투명성과 접근성을 높였다. 

 

등록금, 수업권 분야 개선을 향한 한계의 벽은 높아  

총학은 올해 초 있었던 등록금 인상에서 인상률을 학교가 제시했던 3.9%에서 3.1%로 낮추는 데 성공했지만, 이후 지속적인 논의를 위해 마련된 회의에서 협상의 벽은 여전히 높았다. 총학은 하반기 정기협의체 사전협의에서 12월 예정된 등록금심의위원회에 차기 총학생회장단의 참여 보장을 요구했으나, 기획처 예산팀은 “법적으로 위원이 아니며 발언이 어렵다”며 선을 그었다. 단대별 등록금 책정 기준 공개 요구에도 학교 당국은 “공개 불가”라고 답변했다. 입학 장학금 수혜 기준 완화 요구에 역시 “A등급 부여 비율이 60%가 넘어 (수혜 기준 완화가) 어려우나, 호크마교양대학과 인공지능대학의 어려움은 인지하고 있어 단대별 특성화 장학금 확대를 추진하겠다”고만 답했다. 학교 당국은 총학이 지속적으로 요구한 법정부담전입금 100% 요구에 대해서도 “법적 기준을 준수하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등록금 부담을 위한 다양한 시도는 있었으나 총학생회가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었다. 

총학은 수업권 보장을 위해서도 학교 당국과의 협의를 시도했으나 제도적 한계 속에 많은 공약들이 실현되지 못했다. 이화인 5대 요구안 중 하나였던 학점포기제 재도입에 대해 교무처 학적팀은 “성적 인플레이션과 그로 인한 학점 공신력 저하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했고, “검토해보겠다”는 원론적 답변만을 내놨다. 총학은 안정적인 강의와 연구, 학생 지도를 위한 전임교원 확충을 요구했음에도 전임교원 1인당 재학생 수는 법정 수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올해 1학기 40명, 2학기 5명의 전임교원이 충원됐으나 평균 전임교원 1인당 재학생 수는 계열별로 여전히 뚜렷한 편차를 보이고 있다. 정규학기 수강신청 전공과목 수요조사 의무화의 경우, 학교 당국이 “(총학에서) 수요조사를 해서 제공하면 반영하겠다”고 말해, 자체 조사를 진행해 행정실에 제공했다. 추가적으로 내년 1학기부터 재수강 최대 성적을 ‘A-’에서 ‘A0’로 상향하는 논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또한, 총학은 학생들의 고질적인 요청 사항인 △채플 질병 결석 인정 △의무 이수학기 축소 △시간대 다양화를 요구했지만, 학교 측은 “의무 이수학기 축소는 불가하며, 채플 시간대 다양화에 대해서는 2028년 교과과정 개편에 논의 예정”이라 답했다. 채플에는 총학의 요구사항이 반영된 실질적인 변화를 체감하기 어려웠다. 

 

외국인 유학생 배려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총학은 당초 글로벌교양학부 학생회의 부재와 학생 의견 반영 등 학생 자치 영역에서 발생하는 혼란을 막기 위해 호크마 글로벌학부 운영 관련 논의 테이블 마련을 약속했으나, 상하반기 정기협의체에서 해당 논의를 진행한 것 외에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한편, 총학은 3일 본지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남은 임기 동안에도 △학내 노동자 간담회 사업 △이화인과 소통하는 2학기 간담회 △의류 기부 행사 등의 공약을 이행할 것이라 밝혔다. 

 

◆포스트리트: 로스쿨 입시에서 리트(LEET) 시험 이후, 자기소개서와 면접 등을 준비하는 과정 

 

제57대 총학생회 스텝업의 공약 이행도. ○: 공약이행, △: 요구했으나 학교에서 고려 중이거나 거절해 완전한 공약 이행은 아닌 경우, X:미이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