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간담회 개최, 이화인 5대 요구안 논의

총장·학장단·처장단 모두 참석…4자 협의체 정례화 가능성 열려

2025-10-02     김수민 기자

학생과 총장, 학장단과 처장단이 모두 참석해 이화인 5대 요구안을 둘러싼 다양한 현안을 논의하는 총장 간담회가 열렸다. 이향숙 총장은 채플 개선과 학점포기제에 대한 질의에 채플의 폐지 및 이수학기 축소는 어렵다고 말했고, 학점포기제는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9월30일 개최된 총장 간담회는 예년과 다르게 학장단과 처장단이 모두 모였다. 이날 논의된 이화인 5대 요구안은 △채플 개선 △수업권 문제 해결 △학교와의 협의체 구성 △재정 문제 해결 △단과대학별 요구안이다. 

총장 간담회에서 학생들의 질의에 답하는 이향숙 총장. 정영인 사진기자

채플 개선과 학점포기제 관련 질의응답에서 제도적 변화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 총장은 채플 폐지 및 축소는 어렵고, 운영 시간대 조정은 전공과 교양 시간표 변경이 필요해 2028년 교과과정 개편 시 논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선희 교목실장은 채플 생리 공결 요구에 대해 정규 채플에 모두 나오지 않아도 일일·특별 보충을 통해 수료 가능하기에 생리 공결은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학점포기제 도입 요구의 경우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사항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이 총장은 현재 우리대학의 A학점 비율이 이미 높은 수준이라며 대외적 이미지와 신뢰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신 재수강 시 성적 상한을 기존 A-에서 A0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대학 재정 안정화를 위한 법인 책무성 강화와 적립금 사용에 대한 질의도 나왔다. 이 총장은 “법인은 규정상 수익용 기본재산에서 발생하는 수익의 80% 이상을 학교에 전출해야 하지만, 현재는 100%를 전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물가 상승과 교원 충원 등으로 법인의 재정 부담이 커지고 있어 “새로운 수입원을 발굴하기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6300억 원 규모의 적립금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축적해온 적립금을 특정 총장의 임기 중에 한 번에 사용하는 것은 부당하다”라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장 질의에서는 슬로건과 대동제 운영 시간 변화를 시사하는 답변이 이어졌다. 한 학생이 자주 바뀌는 슬로건과 짧은 축제 시간을 문제로 지적하자 이 총장은 내년 개교 140주년을 맞아 학생 의견을 수렴해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슬로건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총무처 협조를 통해 대동제 운영 시간 연장도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총장과 학장의 의견이 자주 엇갈린다는 지적과 함께, 실무진까지 포함해 모두가 논의할 수 있는 협의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 총장은 학생과 총장, 학장단과 처장단이 함께하는 4자 협의체 정례화는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실무진까지 더해진 5자 협의체의 정례화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학생과 실무진이 매 학기 대면으로 협의하는 정기협의체가 따로 운영되고 있으며, 정기협의체에서 다룬 사안이 처장단에도 보고된다는 이유를 덧붙였다.

정문에서 열린 포스트잇 부착 행사. '변화'라고 쓰여진 전지 위에 이화인들의 요구가 적혀있다. 정영인 사진기자

총장 간담회에서는 학생 발언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제기됐다. 제한된 시간 탓에 현장에서 다루지 못한 질의들은 사후 질의서를 통해 서면으로 답변이 제공될 예정이다.

이번 총장 간담회는 이 총장 취임 당시 공약사항이었던 총장간담회 정례화 실천의 일환이었다. 상반기 교육공동행동에서 요청했던 총장 협약식 무산 이후, 하반기 학생 교육공동행동의 이화인 5대 요구안 실현을 위해 마련됐다. 5000명이 넘는 학생이 5대 요구안 지지선언에 참여했고, 학생 210명이 현장에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