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취재] 데이터로 다양한 분야를 통합하다···이화에서 아마존까지의 도전
미국이라는 무대에서 각자의 자리에 선 이화인들
편집자주 | 해외에서의 커리어는 멀게만 느껴지지만, 기회를 붙잡는 순간 현실이 된다. 넓은 땅 미국에서 이화인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새로운 길을 열고 있다. 미국에서 길을 낸 이화인들을 그들의 일터에서 만나 도전과 성장의 여정을 들어봤다. 이번 기사에서는 해외에서 일궈낸 삶의 여정을 전하며 재학생과 동문 모두에게 새로운 시각을 전하고자 한다.
데이터 엔지니어로서 어떤 업무를 하고 있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데이터와 관련된 전반적인 일을 한다. 아마존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제공되는 모든 정보는 데이터 팀의 손을 거쳐 나간다고 생각하면 된다. 주 업무는 데이터를 추출할 저장소와 추출 방법을 정한 뒤, 어디에, 어떻게 쓸지 결정하는 것이다. 아마존 유통 웹사이트, 아마존 프라임에 배치된 상품, 광고의 위치도 데이터를 바탕으로 결정된다. 앱 서비스 내에서 특정 물건을 추천하는 것도 모두 광고인데, 이때도 데이터 팀의 자료를 활용한다. 영업사원들은 광고주 또는 유통 업체에 가서 어떤 고객에게 무슨 제품을 광고해야 할지 홍보하는데 이때도 데이터가 근거가 된다.
미국만의 특별한 직업 문화가 있나
해피아워가 있다. 해피아워는 서서 맛있는 것을 먹으며 직급에 상관없이 편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자리다. 행사를 통해 높은 직급의 상사와 대화 나눠볼 수 있고 돌아다니면서 음식을 먹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평소에 잘 만나지 못했던 사람과도 다양한 주제로 대화가 가능한 시간이다.
뉴욕에서 일하며 많은 리더를 만나봤을 것 같다.
닮고 싶은 좋은 리더란
좋은 리더는 사소한 부분까지 하나하나 지시하기보다는, 구성원이 스스로 방향을 찾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다. 각자가 성과를 이뤘을 때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사람이 진정한 리더라고 생각한다.
이 자리에 오기까지 스스로의 강점을 이야기한다면
다 도전하는 스타일이다. 화학공학을 전공 했지만 엄청 다른 일을 하고 있는 지금 내 모습이 그 증거다 (웃음). 학부 시절 연구실 인턴도 해보고 프로그래밍 동아리도 해봤다. 해커톤 데이터 관련 프로젝트에서 1등을 하기도 했다. 한국 정부에서 운영하는 공대생 지원 단체 ‘YEHS’에서 차세대 공학 리더들과 만남을 가지며, 해당 모임에서 유학을 알아보기도 했다. 대학에서 한 여러 활동들이 나를 지금의 길로 이끈 것 같다. 일단 관심 있는 것이 생기면 도전해서 무조건 성과를 내려 한다. 도전을 통해 사소한 것이라도 얻고자 하고, 시작하면 끝장을 보려 하는 것이 강점인 것 같다.
스스로에게 가장 많이 던지는 질문은
일을 계속하다 보면 목표 의식 없이 월급만 받는 삶에 만족하게 될 때가 있다. 돈이 아닌 동기를 가지고 일을 하기 위해 목표를 세우려고 하는 편이다. 5년 뒤에는 뭘 하고 싶은지, 10년 뒤에는 내가 아마존에서 어떤 것을 하고 있어야 할지 자문해 본다. 멋있는 사람을 보면서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라는 목표를 잡기도 한다. 미국은 이직 문화가 활성화돼 있기 때문에 다른 기회들도 다양하게 알아보는 편이다.
미국으로의 여정까지 이화가 준 도움은
미국 학회에 방문해서 발표를 하고 상을 받겠다는 계획서로 ‘미래 설계 장학금’을 받았다. 이 기회를 통해 미국으로 가는 문을 두드렸다. 우리대학은 외국 친구를 많이 사귀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됐다. ‘English lab’이라는 외국인 학생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 친구들을 사귀어 마음이 맞으면 친해지고 함께 놀러 다녔다. 줌 미팅을 통해 서로의 언어를 공부한 경험도 있다. 미국으로 유학 가야 한다고 말하니 외국 친구가 준비를 도와주기도 했다. 뉴욕은 해외 동문도 잘돼 있다. 선배들과 관계 맺으며 미국에서 살아남기 위한 조언을 듣기도 했다. 외국에 함께 있는 동문들이 힘이 됐다.
미국으로 취업하고 싶은 이화인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일을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비자 상황을 파악하는 것과 네트워킹이 굉장히 중요하다. 관광 비자로 미국에 방문하면 일을 할 수 없듯 비자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미리 계획을 짜고 행동해야 한다. 대학원이 2년짜리 프로그램이면 1학년 여름방학 때 인턴십을 하고, 1학년 가을 학기 내내 어느 직업에 지원할지 생각해 봐야 한다. 2학년 때 하면 늦는다. 모든 것을 알고 유학을 나오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 도착 이후 6개월 안에 많은 것을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뭐든 미리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