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에서 인기 끌었던 배달 어플 배달긱 ‘먹튀’ 의혹

2025-09-17     한재유 기자
7월 말 이후 공실인 클라우드스톤의 사무실. 물품은 남아 있지만 출근하는 직원은 없다. 제공=클라우드스톤 사업 지원기관

대학생 전용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긱’이 적립금 및 정산금 ‘먹튀’ 논란에 휩싸였다. 현재 애플리케이션은 사용이 불가하며, 운영사 ‘클라우드스톤’과의 연락도 두절된 상태다. 

배달긱은 방학 기간 재정비 후 서비스 재개를 예고했지만, 9월 중순인 지금까지도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없다. 고객센터는 “현재는 채팅 상담만 가능한 시간이다”, “전화량이 많아 통화가 지연된다”는 안내만 반복될 뿐 연결되지 않고 있다. 3일 ‘네이버 지식iN’에는 “배달긱 정산을 못 받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자영업자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금전적 피해를 겪은 학생도 보상을 받지 못 한 상황이다. ㄱ(화신공·23)씨는 배달긱에 충전해 둔 적립금 약 20만 원을 환불받지 못했다. ㄱ씨는 “개강 후에도 애플리케이션 접속이 안 돼 불안하긴 했지만, 서비스 종료까지 는 예상 못 했다”고 말했다. 그는 에브리타임(everytime.kr) 게시글을 통해 잠적 가능성을 접하고 나서야 피해 사실을 알았다. 이후 약 2시간 동안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으나 연결되지 않았고 채팅 상담 또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 ㄱ씨는 “이 사안이 화제가 되지 않는 한 도움받을 곳이 어디에도 없는 것 같다”며 “법적인 부분을 묻고 싶었지만 마땅히 질문할 곳조차 없어 막막했다”고 호소했다. ㄱ씨는 신원 특정 가능성을 우려해 익명을 요청했다.

배달긱은 사실상 운영을 중단한 상태로 파악됐다. 광주에 위치한 스타트업 지원 기관 관계자는 “지난 7월 말부터 사무실이 공실 상태 였으며 직원들은 그 이전부터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사무실 내에 물품은 그대로 둔 상태였다. 관계자는 “대표와도 한 달 이상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전화번호를 바꿔 연락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 가입 사업장 내역에 따르면 직원 5명 중 3명이 올해 7월 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 보상을 받으려면 민사 소송을 제기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학생이 시도하기는 쉽지 않다. 소비자상담센터 1372는 카드 할부 결제가 아닌 경우, 업체가 영업을 중단하고 연락이 끊긴 상황에서 소비자원 차원의 구제는 어렵다고 말했다. 2022년부터 배달긱을 이용해 온 고지은(경영·22)씨는 이번 사태에 대해 함께 이야기한 친구가 “(배달긱이) 배달 애플리케이션 생태계를 흐릴 수도 있겠다”고 말했 다며, “다른 애플리케이션에도 불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지우(경제·25)씨는 “이제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스타트업의 애플리케이션이 나오면 전처럼 신뢰하고 쓸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배달긱 운영사 클라우드스톤은 광주광역시에 기반을 둔 스타트업으로, 2021년 △나이스투자파트너스 △나이스DWR △롯데벤처스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으며 주목받았다. 배달긱은 최소 주문 금액과 배달비 면제, 대학 학생회와의 다양한 협업을 통해 GIST와 연세대, 우리대학을 포함해 광주와 서울권 대학 등에서 인기를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