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편집국] 당신이 되는 꿈
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편집부국장 배진아입니다.
꽤나 시원한 바람이 부는 것을 보니 어느새 가을이 찾아온 것 같습니다. 계절이 바뀌며 캠퍼스의 풍경도 달라졌습니다. 이대학보 구성원들은 방학에도 꾸준히 취재를 해왔는데요. 텅 비었던 학교가 학생들로 채워진 것을 보니 이제야 이대학보가 누구를 위해 기사를 쓰는지 실감하게 됩니다. 이대학보 구성원들도 개강을 맞이했습니다. 취재와 학업을 병행 하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날들이지만, 활기를 되찾은 캠퍼스는 취재할 거리가 넘쳐나니 오히려 기쁩니다.
이번 학기 이대학보는 다양하게 존재하고 싶습니다. 이대학보 구성원들은 기자이기도, 학생이기도 합니다. 당연히 이대학보의 일등 독자입니다. SNS를 하는 20대 여성 청년이면서, 동시에 사회의 구성원이자 정치적 주체입니다. 학생 분들도 마찬가지이리라 생각합니다. 모두들 다양한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그 다양한 면면을 복잡하게 담고 싶습니다.
1712호에는 학교에서 하루의 반을 보내는 학생으로서 캠퍼스 내 이슈를 세세히 담고자 했습니다. 새 학기를 맞아 학생 사회에서는 전체학생대표자회의가 진행됐습니다. 올해부터 시작된 3주기 대학혁신지원사업의 한계와 방향성을 담았습니다. 방학에 있었던 ECC 화장실 공사 및 학내 식당 비건 음식 도입을 다뤘습니다. 꾸준히 지적됐던 정문 앞 보행환경 문제와 조형예술대학 CCTV 문제에 대해서도 짚었습니다.
학생의 마음으로 취재2부서 학술팀의 고정 코너인 ‘이화랑 연구할랩(Lab)과 취재3부서의 고정 코너인 ‘이화잡(job)담’의 기사 작성 방식을 바꿨습니다. 인터뷰이의 말과 삶을 더 잘 담아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이화랑 연구할랩(Lab)’에서는 학생의 마음으로 어렵게 느껴지는 학술 연구에 대해 직접 교수님들께 질문을 건네고 싶었습니다. 또 ‘이화잡(job)담’에서는 취업 준비생의 마음으로 직업인들의 생생한 삶을 듣고자 했습니다. 새로운 기사들을 어떻게 읽으셨을지 궁금합니다.
X 계정도 개편했습니다. X라는 플랫폼은 이대학보가 주목하는 사회 문제와 젠더 이슈가 텍스트 중심으로 활발히 논의되는 공간입니다. 그렇기에 이대학보를 알릴 필요가 있는 공간이라고 봤습니다. 20대 여성 청년의 관점에서 다양한 이슈를 접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독자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것을 기대합니다. 지면뿐 아니라 이대학보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X 등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독자들에게 닿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부지런히 알리겠습니다.
사회 문제도 청년의 시각으로 바라보고자 했습니다. 고립·은둔 청년 문제를 단순히 취업난이나 저성장의 구조적 여파로만 설명하지 않고, ‘정상적’이어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과 일상에서 제공되지 못한 돌봄의 결핍으로 다뤘습니다. 우리의 삶에는 타인과 연결되는 일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당장 눈앞의 먹고 사는 문제가 아니라, 일상을 괴롭게 하는 문제의 본질을 지적하고 싶었습니다. 이를 통해 청년의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이라도 확장되기를 바랍니다.
편집부국장이 아니라 취재기자로서 오랜만에 직접 취재를 하는 경험은 감회가 색달랐습니다. 인터뷰이들은 특별하거나 예외적인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이었고, 그 과정에서 지치는 순간들이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저, 이대학보의 기자들, 그리고 독자 여러분도 다르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타인의 이야기를 두려움이나 낯섦으로 바라보기보다, 서로의 삶이 닿아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싶습니다.
기사의 본질은 사람의 이야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사람의 이야기가 이대학보와 무관하지 않다고 믿습니다. 열심히 듣고, 치열하게 쓰겠습니다. 기록이 아깝지 않게 열심히 알리겠습니다. 더 많은 목소리와 삶의 결을 소중히 담아내겠습니다. 앞으로도 이대학보와 함께해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