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정의 메이플스토리] 목표를 향한 나의 걸음과 함께해준 마음들
교환학생, 어학연수, 해외 인턴까지. 대학생들의 해외 경험을 위한 프로그램들이 활성화되고 있다. 우리 대학은 특히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지원하는 학생들이 많다. 영어 실력 향상, 해외 대학에서의 공부뿐만 아니라 취업 전 마지막 휴식이자 고민의 시간, 여행 등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다. 목적과 수단이 다양한 만큼, 얻을 수 있는 것도 다양하다.
해외 파견 기간 중 가장 중요했던 마음가짐은 뚜렷한 방향성을 가지고 지치지 않고 나아가는 것이었다. 나는 두 가지 목표를 세웠다. 가장 우선순위는 ‘현지 학생들의 학교생활 방식에 최대한 가까워지는 것’이었다. 졸업을 앞둔 환경과학 전공 친구들과 수업을 듣고 팀 프로젝트를 했으며, 캠퍼스 인근에 사는 친구와 마을 곳곳의 호수들을 다니며 산책하기도 했다. 새로운 친구들과의 만남은 언제나 흔쾌히 제안하고 응했다. 방과 후에는 이란, 중국, 일본 친구들과 함께 도서관에서 공부했고, 짧은 방학 동안 홍콩 친구들과 함께 캐나다의 다른 도시들을 여행했다.
각자의 고민도 가감 없이 공유했다. 만난 지 얼마 되지 않는, 나와 다른 문화권에 사는 친구들과 나눈 이야기들은 오히려 새롭고 산뜻한 응원과 지지가 되기도 했다. 현지 자연환경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내가 ‘캐나다 환경 영향 평가’ 팀 프로젝트에 도움이 되지 못할지 걱정했을 때, ‘어차피 학문의 코어는 같다’며 ‘그들은 널 가져서 행운인 줄 알아야 해!’라고 응원해 줬던 이란 친구의 말을 잊지 못한다.
두 번째 목표는 ‘학업 외에도 현지 친구들과 취미 활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었다. 나는 파견 전 미리 연락한 학교 오케스트라 수업에 오디션을 거쳐 합류했다. 음대생, 아마추어 학생들, 그리고 인근 마을 주민들이 함께 연주하고, 음악대학 교수님께서 지휘하시는 수업이었다. 다양한 전공 학생들과 이웃들이 모여 합주한 시간은 내가 매주 가장 기다렸던 재충전의 시간이었다. 오케스트라에서 잊지 못할 친구들을 만나기도 했고, 학기 말에는 연주회를 올려 국제 학생 친구들을 초대하기도 했다. 클래식이라는 공통 관심사를 통해 새로운 친구들과 연결될 수 있었다.
또 다른 중요한 마음가짐은 도움 청하기를 주저하지 않는 것이었다. 낯설고 새로운 환경에서는 사소한 어려움에도 가로막히는 기분이 들곤 했다. 지구 반대편에 나 혼자 있다는 사실이 온몸으로 느껴지고 눈앞이 아득해지는 순간들이다. 그럴 때마다 주변에 나를 돕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잊지 않으려고 했다. 캐나다 생활에 적응할 때는 국제 학생 오리엔테이션에서 만난 패널 친구들과 친해져 도움을 많이 받았다. 길에서 만난 짐바브웨 친구가 인근 마을 소개를, 한국인 유학생 커뮤니티에서 캠퍼스를 소개해주기도 했다.
에세이 작성 혹은 수업 발표와 같이 영어 실력 보완이 필요할 때는 도서관의 라이팅 센터에서 도움을 받곤 했다. 원하는 분야의 사서에게 예약하고 내 과제물을 지참하면, 자연스러운 문어체로 짜임새 있게 에세이를 쓸 수 있도록 교정해 주셨다. 공부에 어려움이 있을 때는 ‘오피스아워’에 지도 교수님을 자주 찾아가 조언을 구했다. 오피스아워 동안 교수 연구실은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있지만, 실제로 찾는 학생들은 많지 않다. 교수님께서는 이 시간에 내 과제들을 피드백해 주시고, 캐나다 교환학생 생활과 앞으로의 진로에 관해서도 상담해 주셨다.
목표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것, 그 과정에서 도움 청하기를 망설이지 않는 것. 두 가지 마음가짐이 다양한 선택의 기로 앞에서 내가 길을 잃지 않도록 했다. 하고자 하는 것이 명확해지자 주저 없이 도전할 수 있었고, 내가 용기 내서 도움을 청하면 친절히 손 내밀어 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행복과 배움으로 가득했던 캐나다에서의 한 학기를 이렇게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