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예산 역부족, 진정한 대(大)동제 만들려면

대동제 교비 지원금 3000만 원, 아티스트 섭외에는 턱없이 부족 축준위 후원금 첫 시행···'티끌 모아 태산'

2025-03-02     유은채 기자
대동제 마지막 날 잔디광장에서 ‘초록의 밤’ 공연이 진행됐다. 가수 최유리씨가 공연을 펼치고 있는 모습. 출처=이대학보DB

대동제를 비롯한 응원제, 개화제, 밴드제 예산 부족으로 올해도 축제준비위원회(축준위)의 고군분투가 이어지고 있다. 2025 해방이화 (준)축제준비위원회에 따르면, 우리대학 축제 예산은 타 서울권 대학의 약 30%에 불과하다.

 

부족한 교비 지원금, 대외 협력으로 버티는 축준위

축제 예산은 학교 내부 예산과 축준위에서 자체적으로 마련하는 학교 외부 예산으로 꾸려진다. 학교 내부에서 마련되는 축제 예산은 교비 지원금과 학생회비 중 축준위 배정액으로 구성된다. 작년 내부 예산은 총 3600만 원으로 교비 지원금 3000만 원, 축준위 배정액 600만 원이 전부였다. 이마저도 작년 (준)축준위의 요구로 기존 교비 지원금 1800만 원에서 약 67%가 증액된 액수이다. 교비 지원금이 늘어났음에도 내부 예산 3600만 원은 2024학년도 서울대 봄 축제 예산 1억 1000만 원의 32.7%에 불과한 수치다. 올해 축제 내부 예산도 3270만 원으로 확정돼 증액은 없다. 교비 지원금은 작년과 동일한 3000만 원, 학생회비 중 축준위 배정액은 270만 원이다.

문제는 학교 내부 예산만으로 아티스트를 섭외하기 역부족이라는 점이다. 축제 부스와 무대 음향 등 기본적인 축제 준비를 마치고 나면, 아티스트를 섭외할 만큼 충분한 비용을 마련하기 어렵다. 축준위 신지원 위원장은 “타대의 이름을 밝히기는 어렵지만 우리대학의 축제 예산 순위는 뒤에서 세는 것이 더 빠를 것”이라며, “우리대학의 (축제) 예산이 말도 안 되게 적다”고 토로했다. 신 위원장은 “축제 준비 초기 단계에 (기획을 돕는) 많은 행사 기획사와 미팅하며 타대의 축제 준비 과정을 종종 듣게 되는데, 모든 기획사가 이대만큼 축제 지원금이 적은 학교가 없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등록금 납부 기간에 내는 학생회비를 통해 충분한 자금을 마련하기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학생회비는 축준위뿐만 아니라 △총학생회(총학) △각 단과대학 학생회 △자치단위연합회 △교육공동행동 등에 사용되기 때문이다. 

싱그러운 녹음 사이로 보이는 대동제의 모습. 이화인이 계단에 걸터앉아 삼삼오오 모여 사온 음식을 나눠 먹고 있는 모습. 출처=이대학보DB

2024 축준위가 부족한 예산을 충당하기 위해 택한 방법은 ‘외부 기업과의 대외 협력’이었다. 대외 협력의 경우, 대동제 당일 기업 홍보 부스를 운영하거나 푸드트럭을 운영해 예산을 확보한다. 학교 내부에서 마련되는 예산인 3600만 원 상당의 금액을 확보해, 총지출 7000만 원 중후반대로 대동제를 마무리했다. 작년 대동제 프로모션 기업에는 △라네즈 △GS 안과 △가필드 더 무비(커피차) △푸드트럭 10대(쿸스토리) △상쾌환 외 8개가 있었다. 작년 축준위에서 위 13개 기업과 대외 협력을 진행한 데 비해, 일반적으로 타대 대동제의 프로모션 기업은 학교 내부 배정 예산이 많아 5-6개로도 충당이 가능하다.

 

축준위와 협업 시작한 2학기 응원제

2월27일 오전9시경 부천시민회관에서 파이루스 단원들은 ‘2022 이화 응원대제전’ 영상을 촬영했다. 출처=이대학보DB

기존 응원제는 파이루스 내부에서 기획해 진행해 왔지만, 작년부터 규모를 키우기 위해 축준위와 협업을 시작했다. 작년 축준위가 3월 말 신설돼 3월 초 열린 전학대회에서 인준을 받지 못한 점과 과도기임을 고려해 총학 대외협력국 관할로 응원제 사업을 진행했지만, 2025학년도부터는 본격적으로 축준위와 협업해 개최할 예정이다.

신 위원장은 “작년에는 (응원제를) 총학 대외협력국에서 준비하다 보니 그 안에서 다시 홍보·영상·무대 팀을 나눠야 해 힘들었는데, 축준위는 이미 팀이 나뉘어 있으니 팀마다 온전히 능력 발휘를 할 수 있어 퀄리티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에서도 (아직) 응원제를 우리대학의 2학기 축제로 인식하고 있지 않다”며, “축준위에서도 응원제가 2학기 축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주류 협찬 곤란·매년 변수 많아 대외협력 순탄치 않아

대외 협력 과정에서도 여러 어려움이 있다. 신 위원장은 “행사 기획사에서도 프로모션을 연결해주지만 기본적으로 주류 및 숙취해소제 기업을 우선으로 컨택해준다”고 말했다. 우리대학은 주점을 개최하지 않고, 학풍과도 어울리지 않아 주류 기업과는 협업하기 힘들다. 주점이 열리거나 주류 판매가 허용되는 타대와 달리 대부분 축준위의 힘으로 외부 기업과 컨택해야 한다.

또 예산 확보를 위해 기업 부스를 많이 받다 보니, 적은 수의 스태프가 많은 부스를 일당백 해야 한다. 대외 협력 업무의 성격상 발생하는 어려움도 있다. 기업이 홍보 효과를 위해 영상 촬영, 학생과의 (쌍방향) 참여 등을 요구하고 학교 측에서는 반대할 경우, 둘 사이에서 소통을 원활히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 내정한 기업들이 협업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다. 

 

개화제부터 응원제까지, 우리대학 축제의 패러다임 전환 예정

대동제 이튿날인 지난 9일 오후 5시부터 운영된 플리마켓에 이화인이 참여하여 신중히 악세사리를 고르고 있다. 출처=이대학보DB

2025 축준위는 4일 전학대회에서 인준을 받는다. 정식 위원회로 출범하면 축제의 퀄리티를 높일 계획이다. 보다 안정적이고 학생 만족도가 높은 축제를 기획하기 위해 올해 최초로 후원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신 위원장은 “작년 대동제가 후원금이 없을 시 가능한 축제의 최대치라고 생각한다”며 “아티스트 섭외 및 부스 운영, 프로그램 기획에 있어 더 많은 학생들이 만족할 수 있는 축제를 만들기 위해선 추가 예산이 필요해 후원을 어렵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후원 시스템 도입 당일 학생분들이 큰 금액을 후원해 주셔서 놀라면서도 감사했다”고 답했다. 그는 “꼭 큰 금액이 아니더라도 몇천 원, 몇만 원이 모이다 보면 큰 금액이 된다”며, “혹시 원하는 아티스트나 프로그램이 있다면 적은 금액이라도 함께 마련해 다 같이 만드는 축제가 됐으면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또한 축준위는 정식 위원회로서 자리 잡기 위해 서브 축제인 개화제와 밴드제를 계획했고, 대동제와 응원제 역시 몸집을 키울 생각이다. 개화제는 개강을 맞이한 이화인들의 시작을 응원하고자 새롭게 도입한 축제다. 2학기 밴드제에서는 재학생으로 구성된 밴드 동아리 및 소모임에 공연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현재 2025 축준위는 11일(화)~12일(수) 진행될 개화제 ‘색(色):다른 이화’ 준비에 주력하고 있다. SNS 계정을 통해 굿즈 선주문을 받았고, 꾸준히 재학생 의견을 수렴 중이다. 신 위원장은 “모든 사업의 첫 번째 목표는 학생 복지지만, 두 번째 목표는 각 학기의 메인 축제인 대동제와 응원제의 예산 확보”라고 말했다. “개화제를 통해 받는 스폰서십 금액도 모두 대동제를 위해 사용되기에 축준위에서 진행하는 작은 사업들에 학생들이 많이 참여할수록 대동제의 퀄리티도 함께 올라간다”며 많은 참여를 독려했다. 신 위원장은 “올해 우리대학 설립 이래 가장 큰 대동제를 만들고자 노력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