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단 두 명, 5급 검찰직 합격한 김소희 사무관을 만나다

우리대학 9년만 검찰직 합격자. 흔들리지 않고 달려온 5년 세월을 엿듣다

2025-02-23     최정은 기자

1년에 단 두 명 선발하는 5급 국가공무원 공개경쟁채용시험(5급 공채) 검찰직. 지난해 그 자리를 김소희(언론·24년졸)씨가 차지했다. 우리대학 출신 검찰직 합격자는 2015년 이후 두 번째다. 

5급 공채 모집 단위는 11종류로, △일반행정△인사조직△법무행정△재경△국제통상△교육행정△사회복지△교정△보호△검찰△출입국관리로 분류된다. 그중 검찰직은 검찰청 사무국에서 검찰사무를 담당하거나 검사실에서 검사와 함께 참고인 조사 등의 수사 업무를 하고, 검찰 관련 정책 업무를 담당하기도 한다. 130.5대 1의 경쟁률을 뚫고 5급 공채 검찰직에 합격한 김씨를 만나 5급 공채 응시를 결심한 계기와 공부 과정을 들었다. 

 

검찰직 선택 계기는  

2014년 대학에 입학할 때부터 법학에 관심이 있어 공공리더십과정의(공리정)를 복수 전공했다. 공리정의 법학 수업이 재미있었고, 적성에도 잘 맞았다. 특히 범죄 수사에 관심이 많아 형법과 형사소송법에 매력을 느꼈고 수사 업무를 담당하는 검찰직 공무원을 희망하게 됐다. 본격적으로 수험 공부를 시작하기 전, 1차 시험의 공직적격성평가(PSAT) 점수가 잘 오르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PSAT을 처음 풀었을 때 합격선 근처의 목표 점수가 나오면 5급 공채에 응시하고, 그렇지 않으면 7급을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PSAT을 풀어본 결과 목표 점수가 나와 5급 공채 응시를 결정했다. 

 

5년 걸린 5급 공채 시험, 준비 과정은 어땠나 

5급 공채는 1차, 2차, 3차 시험으로 진행된다. 1차 시험은 PSAT과 헌법 과목으로 구성되며, 객관식 문제 형태다. 2차 시험은 전공별 논술형 시험으로 행정, 법학 등의 전문 지식을 평가한다. 3차 시험은 면접으로, 최종합격자의 1.3배를 선발해 공직자로서의 자질과 가치관을 검증한다. 최종합격자는 연수를 거쳐 5급 공무원으로 임용된다. 

준비 기간은 5년이었다. 수험 1년 차에는 우리대학 고시반에서 공부하며 1차 시험 준비에 집중했다. 이 시기에 기초를 탄탄히 다진 덕분에 이후에는 2차 시험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 검찰직이 5급 공채 직렬 중에서도 소수 직렬이기 때문에 강의나 자료가 부족해 로스쿨, 노무사 카페 등 다양한 경로로 2차 시험 과목의 자료를 수집했다. 특히 강의가 없는 교정학은 독학하며 직접 요약 자료를 제작했다. 가장 어려워했던 행정법은 문장의 연결성이 약한 답변을 보완하고자 요약본을 만들어 체계적으로 공부했고, 그 결과 2차 시험을 통과할 수 있었다.

김소희씨가 수험 기간 직접 제작한 교정학 정리 노트. 제공=김소희씨

 

2023년 2차 시험을 통과하고 3차 면접 시험에서 떨어졌을 때, 내년에는 당연히 합격할 것이라는 주변의 기대감에 부담감이 컸다. 다음 시험에는 어떤 문제가 출제될지, 몇 점을 받을지 전혀 예상할 수 없었기 때문에 공부 하면서도 힘들었다. 수험 기간 마지막 1년이 가장 스트레스가 많았던 한 해였다고 생각한다. 

 

우리대학 수업이 합격에 어떤 도움을 주었나 

공리정의 모든 수업이 도움 됐다. 5급 공채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헌법 △형법 △형사소송법 △행정법뿐만 아니라 다른 법학 과목들도 서로 연관된 경우가 많아 간접적으로도 도움이 됐다. 이러한 수업들이 법학적 사고를 기르는 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또한 공리정에는 중간이나 기말 시험을 사례형으로 작성해야 하는 과목들이 많아 2차 답안 작성 연습을 할 수도 있었고, 많은 양을 효율적으로 암기하는 법도 익히기 좋았다. 5급 공채를 준비하거나 검찰직 공무원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공리정 복수 전공을 추천한다. 

 

외로운 수험 기간 인간관계는 어떻게 유지했나 

성격 자체가 무던한 편이라 주변 사람들에게 평소와 같이 대했다. 공부 하는 것이 다른 사람들이 무조건 이해해 줄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가족들과 친구들이 믿고 묵묵히 기다려줘 긴 수험 기간을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 또한, 공부하는 모습을 찍어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캠스터디 방장 역할을 하며 스터디원들과도 유대감을 쌓았다. 매일 함께 공부하는 스터디원들과 서로 응원해 주며 정이 많이 들었고, 시험 합격 등 좋은 결과를 공유했을 때는 큰 뿌듯함을 느꼈다. 

 

불안한 수험 기간, 어떻게 극복했나

합격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장 힘들었다. 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공부하면서 ‘이번에도 떨어지면 어떡하지’, ‘어떻게 먹고 살지’하는 불안감이 컸다. 그럴 때마다 ‘오늘이 시험 하루 전이었다면 고민하느라 버리는 시간마저 아깝게 느껴질 것’이라고 스스로 다스리며 불안감을 극복했다. 수험 3년 차에는 로스쿨 진학과 일반 취업 준비를 고려하기도 했지만 내가 가장 바라는 것은 5급 공채라는 것을 깨닫고 결국 다시 5급 공채 준비로 돌아왔다. 그래서 불안해할 시간에 한 글자라도 더 보자는 생각으로 공부하며 잡생각을 줄이려고 노력했다. 

 

5년 간의 노력 끝에 시험에 합격한 소감은

합격하는 상상을 수험 기간 내내 해왔지만, 막상 합격하니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항상 합격 수기를 찾아보는 입장이었는데 이제는 인터뷰 주인공이 돼 영광이다. 전문성을 갖추고 주어진 업무를 책임감 있게 수행하는 사무관이 되고 싶다. 아직은 다소 추상적이지만, 연수를 받고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하면 구체적인 사무관의 모습이 그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5급 공채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5급 공채 응시를 결심하고 지금도 합격을 위해 달려가는 모든 분들이 존경스럽다. 나를 포함한 이화 출신 2024년 5급 공채 합격자들 모두가 인재개발원과 함께 후배들의 준비 과정에 도움이 되고자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조금이나마 힘이 되길 바라며, 마음속으로 항상 응원하겠다.